비상식, 몰상식을 넘어 안드로메다로
잠을 못 잤다. 왜? 화가 난다. 왜? 불안하다. 왜?
현재 상황은 심각하게 우려스럽고 참담하다.
공권력 유용. 계엄령 남발. 그리고 다음은? 침공 불사? 엘리트주의가 보여주는 한계는 명백했다. 엘리트는 자신의 분야에서 유능했을 뿐, 이들이 야망 또는 사익을 위해 국가 권력을 잡았을 때 어떻게 국민이 신음하며 휘청일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국민의 반이 표를 줬으니.
귀가 얇은 엘리트일지 모른다. 술을 사랑하는 엘리트일지 모른다. 아니, 애초에 엘리트가 아니라 아내 말에 껌뻑 죽는 공처가이거나 샤머니즘에 심취한 향락주의자일지 모른다고. 야인이라면 죄가 없다. 그런데 왜 굳이 권력을 잡고 x랄인가?
이후 벌어질 가능성과 극단적인 망상에 사로잡히며,온몸을 부르르 떤다.
첫째, 예비 실험 차원에서의 1차 계엄령이 아니었을까? 전열을 가다듬어 재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분명, 권력놀이를 하고 있다. 그런데, 주변엔 불감증 투성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만약 계엄이 성공했다면, 아침에 출근할 수 있었을까. 통신은 마비되고 군대가 도로를 장악하고 시민들이 검열당하고 체포된다. 다행히, 자고 일어나니 상황종료. 무탈하게 지났으니 다 지난 일이요, 과거에 얽매일 필요 없이 현재 내 돈의 안위를 따질 때인가. 주식시장, 코인을 논하는 세태가 비통하다.
‘이로써 모든 세대가 계엄령을 겪었다’고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이 화면 속에서 점멸한다. 이제는 ‘강 건너 불구경’에 질린 탓일까, 경각심은 희미해지고 위기에 둔해진다. ‘나만 아니면 돼’는 상황이 아니다. 너도 벗어날 수 없다.
둘째, 계엄령도 날리는 인간이라면 전쟁 포고도 툭 내뱉을 위인이다.
그동안 우스갯소리로 여겼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파병, 5060 세대 재입대, 여성 징병제 도입… 등 풍문들. 이제는 그 어떤 말도, 소문도 웃어넘길 수 없다. 모든 것이 현실이 될 수 있다. 하고도 남을 인간이다.
셋째, 빙의하여 소설을 써보니 섬뜩하다.
계엄령 포고문에 난데없이 ‘미복귀 의사에 대한 처단 조항’이 들어가 있다. 국회 예산 삭감이 짜증 나고, 의사들이 말을 안 듣고 파업해서 짜증 나고, 아내를 특검한다고 여기저기서 집회하고 성토하니 짜증 난다. 옳거니, 역병을 돌게 하자. 역병이 돌면 사람들은 모이지 못할 테고, 환자들은 의사가 없어 치료를 못 받을 테니 의사들에게 덮어씌우면 되고, 예산이 없어서 방역대응을 못한다고 야당을 까면 되니 일석삼조 아닌가.
이미 비상식, 몰상식이다. 가능성은 모든 방향으로 열려있다. 샤머니즘, 음모론 따위는 없다. 모든 게 현실이 된다. 그래서 더 무섭다.
이쯤 되니, 대선 기간에도 알 수 있었던 무지, 무식, 무도를 알고도 찍은 유권자가 더 야속하다. 꼭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는가.
적어도 상식은 통해야 할 것 아닌가!
혹자는 말한다. 설득과 연대가 중요하다고.
나 혼자 선비질하라고? 상대는 총칼을 들고 덤비는데, 펜과 종이를 들고 싸울 담력도, 아량도 없다.
그대, 웃기지 마라. 수십 년 묻고 따지고 하나씩 답해줘도 생각 하나 안 바뀌더라.
그대, 우기지 마라. 모르겠으면 입은 닫고 귀를 열고 지갑을 열어라. 보고 싶은 것만 보지 말고, 보고 듣고 생각함을 게을리하지 말라.
멍청한 것은 죄다!
제발! 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