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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798 과거의 오늘

책 '나는 왜 나를 사랑하지 못할까'

by Noname

한달전에 윌라로 들었다가 생각한 것보다 책의 내용이 좋아서

종이책으로도 다시 읽은 책이 있다.


책 '나는 왜 나를 사랑하지 못할까'


제목을 보면 요즘 유행하는 힐링서의 느낌이지만, 실제 책의 내용은 힐링서라기보다는 내가 읽었던 심리학 서적 중 가장 실천적이고, 논리적인 책이었다.

'하버드 회복탄력성'도 읽었지만, 이 책만큼 손쉽게 우울감과 무력감을 해결해주진 못했다.


이전 글들을 통해 나는 엄마에 관한 이야기를 여러번 한 적있다.

그녀가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머리로 이해한지 17년, 마음으로 이해한지 6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글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그것이 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그 원인은 부모님에게 있으며 냉정하게는 부모님이 되기란 쉬운 일이 아닌 만큼 나와 같은 어떤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은 아이를 낳지 않아야 된다고, 스스로를 폄하하고 있었던 때에 이 책을 듣게 되었다.


특히나 이 책의 다음 구절은 나의 그런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깨닫게 해줬다.

엄마는 처음이라서 어쩔 수 없었던 것들, 감정의 대물림 이런 것들은 어차피 내가 풀어야할 과제일 뿐이었다.


물론, 어떤 면에서 유아기에 생겨난 트라우마를 스스로 해결하고, 딛고 일어서라는 건 잔인한 말이 될 수 있다.

그게 극복하는게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는 나도 알고 있고, 책도 중요하지만 상담이 필요하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상담을 받으러 갈 정도의 마음의 건강함을 되찾기 위해서는 차근차근 스스로 다독여갈 필요도 있었다.


아버지 어머니 없이 다시 태어나라, 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라.
그것이 잘하는 것이다.
- 예술가 앙드레 헬러



사실 그 동안 몇몇 친구들에게 책을 추천해줬다.

언니에게도 이 책을 권했고, 이 책을 계기로 마음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언니는 언니의 다른 친구에게 이 책을 권했고, 우리는 형광펜으로 서로 상처를 가지고 있는 부분이 어디인지를 표시하며 더더욱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달을 보내고 있는 중에 페이스북에서 과거의 오늘을 우연찮게 보게 되었다.


바로 1년 전, 친구의 전화통화 후 남긴 글이었다.


친구는 직접적으로 내게 물었다.

"나는 왜 자꾸 나를 비난하게 될까?"


친구는 교원대를 나와서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고 있다.

그림도 잘 그리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다. 키도 크고, 외모도 예쁜 친구이다.


친구가 프랑스어를 발음할때면 그 어떤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노래가 되었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친구는 결혼을 해서 아이를 키우면서도 아이를 키우며 봉착하게 되는 문제들을 공부와 상담을 통해서 해결하고 있었다.


1년에 한번 정도 만나, 우리는 우리의 유년시절부터 지금 함께 하는 순간들과 미래의 시간들까지 온 시공간을 여행하는 이야기를 나눈다.


그런 친구의 고민이었다. 한시간이 넘게 통화를 했었다.

1년 넘게 명상을 하고, 심리학을 조금 공부했던 내가 알고 있는 친구의 가정사와 강박관념, 학습된 무기력 등을 나의 삶에 빗대어 한참 이야기를 해주었다.


하지만 결론을 보면 비관적이다.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세상이 아니라고 결론 지어 버렸다.


책 '나는 왜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를 읽으면 그 모든게 명백해진다.


어렴풋이 과거의 부정암시에 갇혀 내가 스스로를 옥죈다고 생각은 했지만 석연찮았던 부분들을 명쾌하게

'내면의 비판자'라고 정의해주고, 그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준다.


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내게 그런 고민을 이야기 했던 다른 분께도 책을 선물했다.


유쾌한 언니는 이제 마음 속에서 비난하는 '마음의 소리'를 들으면

"꺼져 이 XX아"하고 욕을 해준다고 한다. 그 목소리가 들리는 듯해서 웃음이 나온다.



행복하자. 누가 뭐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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