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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Jun 29. 2024

마흔-163 화내는 걸보니까 너무 웃겨

최근 몇년 중 가장 크고 길게 웃은듯

언니들을 만나 절에 있는 카페에도 가보고,

매우 차분하게 오후를 보내고 평양냉면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여름이 되면 화가 많아지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나왔다.

그에 이어 친구는 최근 짜증이 나서 화를 낸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그게 너무 웃겨서 한참을 웃고, 이동하는 중에도 자지러지게 웃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거에 뭔가 심기가 뒤틀린 어르신처럼 불평과 짜증을 늘어 놓는데

그게 TV를 돌려가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 나와서 그런거라는게 너무 웃겼다.


그러다보니 그냥 마음에 안 드는걸 그렇게 짜증내면서 표현한다는게 속이 시원하기도 하고, TV는 안 보면 그만인데 그렇게 한다는게 어쩐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비웃음이기도 했다.


"있잖아, 그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논리적인 것 처럼 포장하는게 너무 웃긴데, 이걸 대놓고 이렇게 비웃을수 있었어 너무 재밌어ㅋㅋㅋㅋ"


맞다. 다른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면 이상한 사람이다. 웃기네 하고 말았을텐데,

가까운 사랑하는 누군가가 그렇게 하면 나는 그게 너무 귀엽고, 재밌어서 계속 웃게 된다.


실제로 친구의 남자친구도 한참 웃었다고 한다.



최근 어쩐지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상황에서 마음인 편해지기도 했고,

여러모로 요즘 기분이 좋은데,


그렇게 불만을 토로했다는 이야기가 대리만족을 주었는지도 모른다.



혼자서 그렇게 불만을 토해내고도 흠칫 이래도 되는걸까 자책하곤 했는데,

어쩌면 그런 나의 행동이 이해를 받은 것도 같고,

비합리적이라고 하더라도, 그럴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니 위안이 되는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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