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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unst Yul Jan 06. 2020

47. 포트폴리오

2020. 첫번째 이야기

“쉬고 싶다”,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다”, “다른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 대한 갈증과 이직을 하고 싶은 생각이 솟구칠 때마다 이 갈증을 더 답답하게 만드는 고구마가 같은 존재가 있다. 그 존재는 디자이너와 떼어낼 수 없는 포트폴리오다.


포트폴리오는 디자이너가 취업이나 이직하기 위한 필수품이다. 내가 어떤 일을 한 디자이너인지, 말이 아닌 포트폴리오로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디자이너들은 포트폴리오는 웬만한 프로젝트보다 엄청, 많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라 생각할 것이다, 나도 그렇다. 그래서 이직을 하고 싶지만 쉽사리 시작하지 못한다. 나에게는 신입 때 만든 포트폴리오와 경력 때 만든 포트폴리오가 있다. 신입 때는 취업을 해야 하고 처음으로 만드는 작업이라 어렵고, 경력자들은 신입 때와 비슷하지만 또 다른 어려움이 있다. 또 다른 어려운 부분들은 심리적으로 많은 부담감으로 변해서 온다. 경력자이기 때문에 실무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이행해봤으며, 어떤 역할을 해냈고, 프로젝트마다 설명하고 싶은 부분, 요즘은 새로운 툴로 작업을 해봤는지 까지 이야기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이직하고 싶은 회사별이나 서비스별 등에 맞춰서 포트폴리오를 구성에도 신경 써야한다.




최근에 나는 퇴사 직전에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나왔다.( 이건 정말 추천한다. 혹여 디자인을 하다가 쉬어야지 하는 생각을 한다면 될 수 있음 퇴사 전에 포폴을 정리하고 나오기를 막상 퇴사하고 하려면 진짜 하기 싫다) 하는 동안 머리 아프게 어렵고 힘들었다. 차라리 프로젝트라면 클라이언트가 있어서 니즈를 파악하면 되지만, 포트폴리오의 컨펌자는 작업자, 곧 나이므로 굉장히 까다로운 클라이언트인 거다. 포트폴리오를 어렵사리 마무리하고 선임께 보여드렸다. 받은 피드백은 디자인은 괜찮은데 이걸 가지고 설명 곧 PT가 가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는 내가 만든 것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잘할 거라 생각했지만 포트폴리오의 순서와 페이지별 내가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지 머리와 말이 꼬이기 시작했다. 그 후 나는 포트폴리오의 콘텐츠 순서, 내용, 설명글 등을 기획했고, 이직하고 싶은 회사의 성격을 파악하고 분석을 했다. 그 후 무작정 검색하면 많이 볼 수 있는 예뻐 보이는 레이아웃보단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을 잘 보일 수 있게 재정리해나갔다. 거기에 나의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게 나만의 콘셉트를 녹여보려고 했다.  


그 후, 나는 혼자 다시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설명하고 이야기해봤을 때 좀 더 명확하고 쉽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포트폴리오로 먼저 이야기하지만 결국엔 이 포트폴리오로 면접을 봐야 한다. 이직의 처음 와 끝(결정)을 함께 한다. 어렵고 머리가 아픈 작업이지만 끝내고 나면 나의 프로젝트를 정리할 수 있고 다시 한번 리프레시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또 하고 싶진 않다)




아직 나는 취업시장에 들어가진 않고 있다. 좀 더 백수생활을 즐기고 싶기에. 내가 만든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매력 있을지 모르지만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도 많을 거 같았다. 그리고 내가 하는 고민과 생각에 대해서 남겨보고 싶었다.


취업. 취미로 하는 업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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