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세 번째 이야기
보통, 11월-2월까지 경력자들의 이직 시기이라고 한다. 아마도 3월에 신입 공채들이 많기 때문이다. 3월에 신입을 뽑기 전에 선임을 먼저 채용해야 신입들과 함께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본격적으로 1월부터 구직을 시작했고, 2월에는 코로나가 터졌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직 시장은 점점 작아졌다. 그런 와중에 나는 50군데 넘게 이력서를 지원했고,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몇백 년이 흐르는 거 같았다. 그리고 조금씩 지치기도 했다.
그런 시간 속에 나는 몇 번의 대면 면접, 화상면접 그리고 과제 면접까지 진행했었다. 보통 1차는 실무진 면접이었다. 보통 서류과 통과되면 일주일 이내로 면접이 진행되었다. 면접 보기 전에 자기소개, 포트폴리오 리뷰, 예상 질문을 준비했다. (국가고시, 수능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준비하는 동안 나는 자기소개, 포트폴리오는 녹음을 하면서 준비했었다. 내가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어떤 톤을 가지고 있는지 어디서 버벅거리는지 체크하기 위해서 녹음을 했고, 지원한 회사에서 대한 기사, 회사의 비젼, 회사의 인재상을 보면서 준비했다.
대면 면접은 준비하는 만큼 떨리지 않았고, (자기소개는 진짜 하는 나도 오글거렸다) 포트폴리오 리뷰도 선방을 했었다. (실무에서 물어봤던 질문은 또 다른 글에서 공유할 생각이다. 포트폴리오는 몇 분을 해야 하는지 몇 개를 이야기를 요청하는지 내가 면접 준비 전에 궁금했던 부분들) 그러나, 코로나 덕분에 화상면접은 대면 면접과는 달랐다. 시작부터 어떻게 작동해야 할지 몰라서 버벅댔고, 어색한 시선처리 등 낯선 환경에 준비했던 것들은 리셋이 되는 기분이었고 그런 기분은 발표에도 영향이 생겼다. (아 좌절 면접만큼은 자신 있었는데)
' 비슷한 경력으로 비슷한 구직자들 사이에서 자기만의 색깔과 회사에서 원하는 색깔이 맞아야 하는'
그렇게 면접을 진행하고 나면 또 결과 발표를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준비하면서 느꼈지만 구직자들도 자기 시간을 써서 면접장소에 가서 인터뷰를 하는데 결과를 알려주지 않는 곳이 생각보다 많았다. 얼마나 불친절한지. 이해는 된다. 많은 면접자들을 모두 결과를 알려주기란 쉽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는 되지만, 최소한 배려가 결여되었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기대하면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구직자들의 마음을 조금만 이해한다면 쉽지 않아도 결과를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런 기다리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실무에서 디자인을 했을 때보다 인터뷰를 통해서 UX/UI 디자이너에 대해서 더 깊게 고민하고 더 많이 생각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디자이너는 어떤 역할인지 나는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지. 그리고 요즘 사회에선 어떤 디자이너를 원하는지 피부로 와 닿을 정도로 느끼고 있다.
힘들지만 인터뷰 또한 나에게 더 나은 디자이너 되기 위해 자양분 같다. 나와 같이 이직을 준비하는 디자이너들이 있다면 우리 파이팅하자고, 내가 원하는, 회사가 나를 원하는 곳은 분명 있을 거라고 이야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