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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철근육 Oct 23. 2020

非 정치적인 관점에서 쓴 미국 대선 토론회 관전평

강점을 강화할 것인가 약점을 보완할 것인가?

현지시각으로 어제 (10/22일) 미국 대선 후보 간의 마지막 토론회가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으로 두 번째 토론회를 건너뛰는 바람에, 총 세 번으로 계획했던 일정은 두 번으로 끝나고 말았다.


두 번의 토론회는 분위기도 달랐고 회의 방식도 달랐기에 아마 언론의 많은 분석이 뒤따르리라 생각한다. 정책별 의견 다툼과 후보별 특이점 등은 그를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오늘 쓰려는 이야기는 그런 전문적인 관전평이 아니다. 지극히 평범한 시선에서 바라본 거친 평이다. 어차피 모든 유권자가 정책별 분석을 세세하게 마치고 그에 따라 투표 의사를 결정하지 않는다. 되레 후보들에게서 받은 이미지로 투표가 결정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모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확률이 92%라고 하던데 과연 결과는 어떻게 판명 날까?




1. 트럼프는 잘하는 것에, 바이든은 약점을 보완하는 데 집중했다.


트럼프는 달변이다. 그는 두 번의 토론회 내내 이를 거침없이 활용했다. 그래서 자기에게 할당된 시간을 다 쓰는 것은 물론이요, 상대방의 발언시간에도 수시로 끼어들었다. 어떤 질문에도 자신 있게 대답하고 의외의 순간에 상대를 치고 들어가는 공격수의 모습이다.


바이든은 토론에 썩 능한 편이 아니다. 그래서 트럼프의 공격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았다. 그저 웃어넘기거나, 자기가 아는 숫자나 자료를 반복해서 언급하는 정도의 답변을 했다. 대신 자기에게 주어진 발언 시간은 명료하게 뜻을 밝히는 데 애썼다. 그의 발언을 가만 들어보면 No.1, No.2,...라는 식으로 분명한 나열 법을 쓰며 주장의 근거를 들고 있다. 즉 달변이 아니니 괜한 공격에 휘둘리지 말되 할 말은 다 하고 나오는 수비수의 모습이다.



2. 둘 다 노련한 정치인이다.


1차 토론회 때 대부분 트럼프의 무차별 끼어들기를 비난하는 기사가 많았다. 그러나 1차 토론회를 보면 묘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건 바로 트럼프가 끼어드는 타이밍이었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사회자를 보며 말을 할 땐 크게 끼어들지 않았다. 그러나 카메라를 바라보며 유권자에게 직접 얘기를 하려 하면 여지없이 끼어들었다. 유권자의 감성을 건드리는 순간 맥을 끊는 것이다. 타고난 감각이다.


정치 9단 바이든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언론에선 트럼프더러 입 다물라고 일갈한 게 사이다라며 호평이었지만 그 숱한 끼어들기에서 감정 동요 없이 버텨낸 순간들이 더 대단한 일이었다.



3. 승자 독식 구조의 선거인단 투표방식이 정치적 편 가르기를 초래한다.


가끔 보면 두 정치인 모두 어느 면에서는 극단적인 주장을 펼칠 때가 있다. 이는 미국 선거 방식에서 일부 기인하는 측면이 있다.


미국 유권자는 대통령을 직접 뽑지 않는다. 대신 어느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표명한 선거인단을 뽑는다. 그리고 그 주 선거인단이 투표를 하여 어떤 정당이 더 많은 득표를 하게 되면 그 주 선거인단 전체 숫자만큼을 그 정당의 득표로 본다. 승자 독식 구조다. (The winner takes it all.)


그래서 어떤 주를 버린다거나 어떤 주의 선거 운동에 집중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특히 당 선호도가 엇비슷한 주 (Swing states라고 한다.)의 지난 투표 때 결과와 올해 예상치는 뉴스의 헤드라인을 자주 장식한다.


어쨌거나 승자독식 구조로 인해,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선 국민 다수의 지지가 아니라 선거인을 상대보다 한 명이라도 더 들고 오는 게 필수적이다. 그러자니 더 자극적인 소재와 주장을 들고 올 수밖에 없다. (+ Social media의 영향까지 더해진다.)




어쩌면 투표권이 없어서 한걸음 바깥에서 미국 대선이라는 큰 사건을 감정이입 없이 바라볼 수 있는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각 후보자들이 당선되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그래서 우리나라 기업들에 어떤 파급효과가 미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의사 표현에 적극적인 미국인들을 지척 지간에서 보며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듣고 생각의 폭을 넓히는 것도 큰 학습이 된다.





브런치에 쓰는 글의 줄기 상 직업병인데... 당신이라면 이처럼 큰 일을 앞두고 강점을 강화하겠는가? 아니면 약점을 보완하겠는가? 만약 이를 직장 업무 역량이라 생각하면 결과가 어찌 되겠는가? 흥미롭게 응용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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