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전에 한국에 들어오고 나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듣는 질문이다. 귀국하게 된 이유가 확실하고 내가 오고 싶어서 내린 결정이었기에 대답하는 게 귀찮다거나 안 물어봐줬으면 하는 순간이 전혀 없었다. 자기주장이 뚜렷한 소수의 사람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질문은 항상 캐주얼하게 시작된다. 내가 캐나다에서 오래 살다 왔다고 하면 다들 거의 바로 물어본다. 그러면 솔직하게 어떻게 오게 됐는지 대답해준다. 여기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캐나다 생활에 대해서 물어보거나 한국에서 일하는 건 어떤지, 서울 어디서 지내는지, 아니면 아예 다른 얘기로 넘어간다. 대다수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은 한국에 도대체 왜 왔는지 집요하게 파고든다.
"미세먼지도 많은데 왜 왔어요?"
"캐나다가 그렇게 좋다는데 왜 왔어요?"
처음에는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 선뜻 판단이 서질 않았다. 캐나다에서 남아있던 이유가 미세먼지가 없어서도 아니고 한국이 싫어서도 아니었는데 당황스러웠다. 조금 더 조심스러운(?) 사람들은 한국에 적응하는 게 힘들 거라는 걱정을 해준다. 이제는 이런 반응들이 익숙해져서 같은 대답을 다른 말로 풀어서 다시 말해준다. 이쯤 되면 상대방의 얼굴에는 이해보다는 이런 사람도 있구나라는 표정이 보인다. 문제는 집요함이 멈추지 않는 사람들이다.
"아직은 어려서 모르겠지만 다시 나가고 싶을 거예요."
"결혼하고 애들 생기면 한국에선 못 살아요."
벌써 내 미래를 정해준 듯한 말들이 이어진다. 아직 내 계획에도 없는 가정에 대한 진심 어린 조언인지 내가 잘못된 결정을 내린 거라 통보해주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직도 이 단계에서는 말문이 막힌다. 이 사람들의 확고한 어쩌면 이미 굳어진 생각에 어떻게 더 대화를 이어갈지 모르겠다. 저 말들을 통해 나한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었던 걸까? 내가 한국에 온 걸 후회하길 바라는 건가? 지금까지 일방적인 대화를 나눈 모든 사람들은 한국에만 살았는데 어떤 경험이 이런 생각을 가지게 만든 건지 궁금하다. 이쯤 되면 당황스러움보다 의아함이 더 커진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여전히 집요한 질문들을 받게 될 것 같다. 나는 여전히 같은 대답을 하다가 끈질긴 통보 같은 조언에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할 것이다. 한국에 온 이유는 명확한데 내 예상을 벗어난 집요함 앞에서는 애매해진다.
Photo by Stefan Stefancik from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