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에 핀 들꽃에 가던 길이 여유로워졌다
오롯이 피어있는 모습이 미인을 닮아
너가 떠나 온 그곳은
내가 아직 발을 디디지 못한
분명 아름다운 곳일 거라고
혼잣말인 듯 생각으로 중얼거리다
들꽃은 모두 봄에 태어나
너는 어느 봄에 태어났는지 묻는 게
오늘 날씨에 어울리지 않을 거란 생각에
너의 이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할지 몰라서
너에 대해 무지함은 모두가 다 비슷해 보여서
체념하고 너를 관조할 수밖에 없는 아쉬움에
너에게 코끝까지 다가가다
멀어진 오늘도
너로 여유롭던
점점 길어지는 이 길보다
너를 궁금해할 앞으로가
내딛는 내 발걸음을 망설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