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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 Oct 09. 2020

그를 만난 이야기

나이가 들어가는 그를 지켜보며

10대에 만난 그는 귀여웠다. 천방지축 말썽꾸러기였다.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어서 몸살을 앓고 있었다.


20대 초반에 만난 그는 호기심에 가득 차있었다. 모든 것이 새롭고 아름다웠다. 매일매일이 즐거웠고, 행복했다.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소중하게 여겼다. 순간순간의 감정에 충실했다.


20대 중반에 만난 그는 열정과 에너지가 넘쳤다. 무엇이든 도전해보고자 했고, 무모한 행동도 거리낌이 없었다. 그는 당돌했고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확신에 차있었고 정의감에 불타올랐다.


20대 후반에 만난 그는 똑똑했다. 사람들과 관계도 잘 맺었고, 아는 것이 많아 말도 참 잘했다. 그런데 왠지 모를 조급함을 가지고 있었다. 매사에 마지막 순간을 사는 것처럼 최선을 다했다.


30대에 만난 그는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성숙한 탓일까, 자신감이 조금은 떨어져 보였다. 행여나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새로운 만남을 머뭇거렸고, 시간만 낭비하지는 않을까 도전을 망설였다. 그동안 갈구해왔던 도전적인 삶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분명히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30대 중반의 그는 어떤 모습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까? 과거의 그가 그립고, 현재의 그를 놓치고 싶지 않지만, 미래의 그도 궁금하다.


아직 만나본적은 없지만 그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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