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의 조카가 설날 어른들께 용돈을 받으며
만 원, 5천 원, 1천 원 중 가장 익숙한
1천 원을 집어 들고는 해맑게 웃어 보이자
그를 본 어른들이 모두 웃음이 터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른들은 아이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
우리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고
또 이해도 할 수 없는 순수함이 너무도
귀엽고 예뻐서 웃었으리라.
그 일화를 듣고도 며칠 잊고 지내다,
다시금 그 아이가 떠오른 건
여느 날과 같이 부러움과 열등감 시기 질투에
파묻혀 있던 어떤 새벽이었다.
나의 울퉁불퉁한 마음 밭을 두고 기도했고,
작년 한 해 내내 교만과 시기 질투를 놓고 기도했는데
왜 나는 아직도 이렇게 어리석냐며
하나님께 되묻고 성령님의 도우심을 간구했다.
그렇게 말씀을 읽고,
머리와 마음으로 극복하려 애를 썼다.
그러다 문득 하나님께서 내게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 같았다.
"아이고 얘야, 내가 너에게 만 원, 5만 원을 주려고 1천 원을 치운 것인데,
너는 지금 그 천 원이 없다고 분노하고 어리광을 부리는구나.
내가 네게 가장 좋은 것을 어련히 알아서 주려고 하는 중인데, 너는 그것도 몰라주는 구나.
하마터면 네게 좋지 않은 것이 갈 뻔했는데도!"
그 조카가 너무도 나와 같구나.
어린아이와 같은 믿음으로, 어리광을 피우고 있구나.
내게 주신 것이 얼마나 내게 가장 적합하게 좋은 것인지를
감탄하고 감사하고 은혜로 알고 누리기에도 부족한 시간을,
지나간 그 하찮은 천 원을 붙잡으며 하나님 옷자락을 쥐고 늘어지는구나.
내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을 감사와 찬양에 쓰지 못했구나.
지금 나라는 사람, 나의 인생은
정말 사소하고 작은 선택과 결정과 관계와 환경의 조합으로
하나님이 겨우겨우 만들어내신 딱 하나 뿐인 완벽한 사랑의 증거물인데,
왜 저 옆 사람의 천 원은 내게 안 주냐며 화를 내고 있는 내 꼴이
너무 어리석게 느껴졌다.
지금 천 원이 뭐가 중요하니.
내게 주신 것은 물론, 내게 주지 않으신 것까지
나를 사랑하시는 증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