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평소 남에게 줄 수 있는 관심의 양을 i (하루 단위) 라고 하고 사람들이 하루 평균 5명 정도의 사람과 인적 교류를 한다고 치자. 그러면 각 사람들에게 0.2i 씩의 관심을 주게 된다. 여기서의 관심은 '인정' '칭찬' 등등도 포함된다. 즉 어떤 사람이 좋은 성과를 내거나 좋은 직장에서 일을 할 때, 가족사에 기쁜 일이 있을때 그걸 남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것도 엄연히 존재하는 필수적인 욕구이니까.
어떤 사람은 10명의 사람들과 교류해서 2i 정도의 관심을 받고, 또 어떤 사람은 2명 정도만 만나서 0.4i 정도의 관심을 받는다. 이렇게 받은 관심은 내면의 행복에도 어느 정도 기여한다.
이 때 i 는 관심의 질과도 관련이 있다. 사람은 시각적 자극에 민감하고, 따라서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엔 눈 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온전히 i의 관심을 쏟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점점 다들 스마트폰의 세계에 시간과 관심을 쏟으면서, 사람들이 현실에서 남들에게 쏟는 i의 질이 줄어들게 된다. 이를테면 요즘 같은 경우 i의 질은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에 비해 1/10 정도로 줄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애초에 요즘 사람들이 남들에게 대면 상황에서 쏟을 수 있는 관심의 크기는 0.1i 로 줄었다고 할 수 있다.
2i의 관심을 받은 사람들은 0.2i , 0.4i의 관심을 받았던 사람들은 0.04i의 관심만을 받는다. 이렇게 부족해진 관심을 채우기 위해 사람들은 더더욱 스마트폰의 세계에서 남들과 연락하고 연결된 기분을 느끼려 애쓴다. 그러나 현실에서 대면상 받는 관심과 스마트폰을 통해 받는 원격 관심의 크기가 같을 리가 없다. 더이상 사람들은 예전과 같은 크기의 관심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아직까지 연구되지 않은 부분이 바로, 사람이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기 위해 사람들로부터 어느 정도의 관심량, 즉 얼만큼의 i가 필요한지에 대한 연구다. 질적 측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값으로 나타내기 어렵다. 그리고 실제로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의 i값을 충족시키고 사는지도 파악하기 어렵다. 이미 모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대가 된 이상, 비교 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그 차이만큼, 인정 욕구나 관심 욕구같은 것을 채우기 어렵게 된 것은 분명하다. 그것이 사람들 마음의 안정이나 행복감에도 분명 결핍을 미쳤을 것이고..그 결핍감이 여러 신경증적인 증상이나 비교 심리,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마음 (아이가 받을 관심의 크기가 줄어들었다는 인지) 등등에 영향을 미쳤을지 모를 일이다.
사람들이 요즘 직업의 명예 같은 것을 더이상 따지지 않게 되고 있는데, 실은 명예욕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럴리는 없고), 더이상 기존 명예를 채울 수 있는 직업이나 자리들이 더이상 예전만큼 인정 욕구를 채울 수 없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i 의 총량이 줄어드니 어쩔 수 없는 일.
그런데 알고보면 인정욕구는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아이나 청소년에게도 그렇고, 국가를 위해서 혹은 돈을 덜받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중요한 일을 하는 직업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전체적인 i의 총량이 줄어들어 이런 직업들 역시 대신 돈으로 보상하지 않으면 그 일에 몸담기 싫어지게 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