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가을의 한 모퉁이에서
인천 코스모스 소녀가 8
가을
텅 빈 가을의 한 모퉁이에서
내 마음은 혼자 서 있는다
아득한 긴 그림자의
꼬리를 이어
고즈넉이 밝아오는
아침 햇살을 받아
찬 이슬의 영롱한 빛이
가을의 싱그런 미소를 받아
수정 빛으로 빛난다
텅 빈 가을의 한 모퉁이에서
내 마음은 그렇게
서 있는다
good by 79. 9 19
-뒷면-
※ 이건 내 경험론인데
「잠은 잘 수록 더 온다」는 그 이름도 거룩한 “ㅇ경론” ( 잊지 마)
이게 무슨 말인가 했더니 <ㅇㅇ 론> 자신이 이름을 넣은 것이다.
이렇게 이 여학생의 이름을 추측한다. ’ㅇ경‘
※노력의 대가는 항상 있기 마련
너희도 곧 시험을 보겠지
다시 한번 더 좋은 성사가 있길
※ 졸작이야
마음 내키는 대로 손 가는 대로 써 보았어 ( 형편없다고 말하지 마)
※ 난 코스모스를 가장 사랑해 그다음은 국화
인천 코스모스 소녀의 자작시 / 뒷면 낙서장
ㅇㅇ ---
? ? ? ? ? ? ? →
한 해가 그리고 칠십 년이 하이얀 재를 남기고 서서히 하루가 저물어 가듯 칠십구 년이 저물어 가고 있구나! 난 언제부턴가 겨울을 미워했지 하이얀 눈을 제외하곤
겨울의 모든 것을, 퇴색해 버린 겨울, 잿빛 하늘의 겨울, 모두가 정말 싫었어.
그 겨울에 그 추운 겨울에 너마저 날 춥게 만드는구나!
오늘 하루는 너무 우울했어.
그리고 지금 이 시간은 철저하도록 슬프고 철저하게 배반당한 것 같은
그런 기분이야
내 말 이해하겠니?
인사가 늦었구나. 잘 있었니?
겨울 방학이 되었구나
멋지고 보람된 훌륭한 겨울 방학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지.
난 겨울 방학 동안 아르바이트를 꼭 하고 싶었는데
엄마 아빠가 허락하지 않으셔
하지만 왠지 꼭 하고 싶다.
너는 겨울 방학 때 무얼 할 거니?
너무 오랜만에 쓰는 편지라서 그런지 도무지 어색해서 더 이상 쓰고 싶지가 않구나
大望의 80년도엔 새로운 삶을 모색해 볼 계획이야.
79. 12. 19. Merry Christmass
‘
79년이면 언제인가, 40년도 더 지났다, 아, 세월이여!
79년생 조카가 지금은 애를 낳고 학부형이 되었다.
79년 9월과 연말에 쓴 편지다. 9월에는 시를 써 보냈다.
외국 번역시 분위기의 자작시이다.
저 나이 때 소녀는 누구나 시인이지.
소녀는 지금도 시를 쓰려나 궁금하다
앞으로 이 여학생의 편지가 더 있을지 모르지만 (분명 더 있겠지)
이 소녀를 “인천에 코스모스”라고 불러야겠다.
이름을 'ㅇ경'으로 추측하는 인천 코스모스 소녀는 배반감을 느끼고 있다.
내 맘 같지 않은 너
내가 더 많이 사랑해서 외로워지는 마음
그러나 자존심 때문에 직접 말 못 하고
“텅 빈 가을의 한 모퉁이에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너 때문에 겨울이 춥다”라고 말하고 있다
도대체 이 남자는 어려서부터 무슨 짓을 한 거냐.
“ 진짜 개 어이없네, 아빠는 어른이고 멋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
딸내미가 내가 올리고 있는 이 글을 읽고 이렇게 어제 말했다.
“ 저 때는 아빠가 어른이 아니지 애지, 철없는 애지”라고 내가 말했지만
어른이 되었다고 나이 들었다고 인간이 과연 달라지고 그리 성숙해질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
그래도 딸내미가 아빠가 어른이고 멋있는줄 알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이남자는 성공한 남자다. 앞으로 점점 개 어이없어 하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