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하는 혜연 Mar 29. 2023

살면서 한 번쯤은 브라질

브라질 여행을 해야 하는 이유

 남미에서 가장 큰 나라는 브라질입니다. 브라질을 제외한 모든 남미국가들을 합친 것만큼이나 넓은 면적을 자랑하지요. 크기로도 인구로도, 브라질이 남미에서 차지하는 지분은 압도적입니다. 하지만 여행지로서의 관심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듯합니다. 남미 전역을 여행하면서도 브라질은 포즈두 이과수, 리우 데 자네이루, 상파울루와 같은 남부에만 잠시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아예 건너뛰어버리기도 하지요.

   번째 이유는 대부분의 남미 여행자들이 리마(페루의 수도) 인을 해서 (반시계 방향으로 돌고) 리우나 상파울루, 혹은 부에노스아이레스(아르헨티나의 수도)에서 아웃하기 때문입니다. 브라질에서 북반구(미국이나 유럽) 가는 저렴한 항공권은 모두 리우, 혹은 상파울루와 같은 남부 대도시 발입니다. 때문에 브라질 북부를 여행하더라도 다시 남부로 되돌아와야 합니다. 그런데 땅이 넓은 브라질에서의 국내이동은 국경을 넘는 것만큼이나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됩니다. 국내선 항공도 경유가 흔하며, 육로이동은 50시간까지 걸리기도 합니다. 게다가 최대 3시간의 시차까지 있어, 이동시 날짜가 바뀌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거리상으로도 상파울루에서 아마존에 가는 것과 아프리카에 가는 것에  차이가 없습니다. 때문에 같은 시간과 비용이라면 국내 이동보다는 아예 다른 대륙으로 이동하는  가성비가 좋은 경로라고 판단하는 여행자들이 많습니다.


 두 번째는 언어장벽입니다. 남미를 여행하며 어느 정도 익숙해진 스페인어가, 브라질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 남미에서 유일하게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받은 탓에, 브라질에서는 스페인어가 아닌 포르투갈어를 사용합니다. (포르투갈에서 쓰는 언어와도 많이 달라 포어가 아닌 '브라질어'로 따로 명칭 합니다.) 한국인들의 발길이 드문 만큼 한국어로 제공되는 여행 정보가 적은데, 언어장벽까지 더해지니 심리적 거리를 크게 느낍니다.


 이 외에도 남미에서 가장 비싼 물가와 불안한 치안 등, 다양한 요소들이 브라질 여행을 망설이게 합니다. 하지만 남미를 여행하면서 브라질을 건너뛴다는 것은 남미의 절반을 놓치는 것과 같습니다. 게다가 브라질은 다른 남미 국가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보적인 매력을 가진 나라입니다. 한 달도 부족할 만큼 다양한 볼거리가 넘치지요! 그럼 지금부터 브라질을 여행해야 할 이유를 소개하겠습니다.


1.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만큼이나 열정적인 사람들

 브라질리언들은 내리쬐는 태양만큼이나 강렬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넘치는 에너지를 스포츠와 춤, 음악, 축제 등으로 방출합니다. 100kg가 넘는 아줌마가 해변에서 러닝 하는 모습도, 100세도 넘을 것 같은 할아버지가 춤을 추는 모습도, 동네 놀이터에서 10대들이 서커스 수준으로 비보잉이나 철봉을 하는 모습도, 브라질에서는 흔한 풍경입니다. 어딜 가든 우리나라 카페만큼 운동시설이 흔하고, 그 종목도 다양합니다. 브라질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축구' 뿐 아니라 주짓수나 카푸에라 등의 겨루기 운동도 대중적입니다. 마치 영국사람들이 애프터눈티를 마시는 것처럼, 브라질리언들에게 운동은 특별한 자기 관리나 놀이라기보단 누구나 하는 평범한 루틴의 가깝습니다. 이러한 브라질에서 세계적인 스포츠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브라질리언들의 뜨거운 에너지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축제입니다. 매년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3대 축제 중 하나인 카니발이나 세계 최대 게이 축제뿐 아니라, 거의 매일 크고 작은 다양한 지역축제들이 열립니다. 해변과 클럽은 평일에도 엄청난 인파를 자랑하며, 매일밤 골목길엔 음악소리가 끊기지 않습니다. 때문에 굳이 축제일을 맞추지 않더라도 축제를 목격하게 될 확률이 큽니다. 브라질에서 축제는 특별한 연례행사가 아닌 일상이니까요.


브라질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 거의 모든 브라질리언들은 하루에 2번 샤워를 합니다. 무더운 날씨 때문이기도 하지만, 해수욕과 운동이 일상이기 때문입니다.



2. 지구의 허파, 아마존

 세상에서 가장 큰 강인 아마존강과 그 주위로 형성된 열대우림(이 전체를 통틀어 아마존이라 칭함)은 남미의 콜롬비아, 페루, 에콰도르, 볼리비아, 베네수엘라, 브라질 전역에 걸쳐 있지만, 그중 80%가 브라질에 속해 있습니다. 덕분에 브라질의 아마존에는 벨렘, 싼타렝, 마나우스와 같은 대도시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전화도 터지지 않는 타 국가의 아마존 도시들과는 달리 도시의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어 오래 머물기에 불편함이 없습니다.


 브라질 아마존에서는 도시를 경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아마존 체험도 즐길 수 있습니다. 아마존 체험은 크게 (1) 아마존 소수 민족의 전통을 엿볼 수 있는 문화 체험, (2) 최대 담수어 빠라루뀨나와 피라니아를 비롯한 아마존 민물고기 낚시 체험, (3) 브라질리언너츠나 아샤이베리를 비롯한 각종 열대과일과 분홍고래, 하울링 원숭이, 물소, 아나콘다 등 다양한 동물들을 관찰할 수 있는 팜파스 투어로 분류됩니다. 모두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지요.




3. 해변의 나라

 남미여행을 하는 많은 분들이 고산병으로 힘들어합니다. (콜롬비아부터 시작된 안데스 산맥은 칠레와 아르헨티나 국경선을 따라 파타고니아까지 이어집니다.) 하지만 브라질에는 고산이 없습니다. 덕분에 남미여행 내내 고질적으로 앓아왔던 고산병을 브라질에서는 겪지 않아도 됩니다.


 도시가 해안에 밀집되어 있어 언제든지 해변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이점입니다. 브라질의 대서양 해변은 대부분 해수욕하기 좋은 평평한 모래사장입니다. 이는 대부분 암벽이고 파도가 높아 해수욕이 불가능한 남미의 태평양 해안과 대조적입니다. 비록 높은 산은 없지만, 바다와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는 남미에서 브라질만 한 곳이 없습니다. 또한, 브라질 해변은 중미 카리브해 해변과는 달리 사유지가 없어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4. 수많은 랜드마크

 '브라질 여행'하면 이과수 폭포, 아마존, 리우의 예수상 정도만을 떠올리실 겁니다. 하지만, 브라질에는 이 외에도 숨겨진 보석 같은 여행지들이 많습니다. 26개의 주로 이뤄진 브라질은 각 주마다 매우 독특한 지형을 자랑합니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도 이과수만큼이나 화려한 폭포들이 널려있고, 해변과 정글뿐 아니라 사막도 있습니다.


  이과수 국립공원을 포함하여 브라질리아 근교  Parque Nacional da Chapada dos Veadeiros, 마블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게 된 Parque Nacional dos Lençóis Maranhenses,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가는 길마저 아름다운 Parque Nacional da Chapada dos Veadeiros가 대표적입니다.



5. 아폴로 브라질리안 문화

 본래 흑인은 아프리카에만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신항로 개척으로 신대륙(아메리카)이 발견되면서 수많은 아프리카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유입되었습니다. 흑인 노예무역과 이들의 노동력으로 재배한 사탕수수 수출이 활발했던 16~18세기 경, 브라질 살바도르 항구에서는 미국보다 더 많은 흑인 인구가 유입되었습니다. (당시 살바도르가 브라질의 수도였을 정도로 노예무역이 활성화되었습니다)


 그 영향으로 살바도르가 주도인 바이아주는 여전히 흑인 인구 비율이 높습니다. 또한, 이들이 탄생시킨 아폴로 브라질리안 문화는 바이아주를 넘어 브라질 전체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을 대표하는 삼바축제와, 다양한 해산물 요리, 타악기는 모두 아프리칸 문화의 영향으로 탄생했습니다. 아픈 역사를 예술 문화로 승화시킨 이들 덕분에, 살바도르는 '흑인 노예 무역항' 대신 '흑인들의 로마'라는 새로운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남미의 흑인차별은 미국보다도 심합니다. 콜롬비아 카르테헤나, 에콰도르 에스메랄다, 페루의 리마 등의 항구를 통해 남미 전역으로 흑인이 유입되었지만, 안데스 산맥을 끼고 있는 추운 고산은 흑인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여전히 대다수의 흑인들은 해안가에 밀집되어 있습니다. 다른 대륙과는 달리 안데스 국가에서의 해안은 산악지역보다 열악합니다. 쿠스코와 우유니를 비롯한 많은 고산 도시들이 막대한 관광수입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해안가는 관광지로도 각광받지 못합니다. 때문에 해안에서 살아가는 대부분의 흑인들은 어업활동으로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구로도 경제력으로도 밀리는 흑인들은 정치적 영향력도 거의 없습니다. 이는 안데스 국가에서 리마를 제외한 모든 수도가 고산에 위치하는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 콜롬비아 최초로 흑인여성이 부통령으로 당선되긴 했습니다만) 남미에서 원주민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경우도, 심지어 페루에서는 일본인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경우도 있었지만 흑인 정치 지도자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때문에 남미 전역에 흑인이 있음에도 남미에서 아폴로 문화를 접할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콜롬비아 북부지역엔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브라질에서는 어느 주에서든 아폴로 문화를 즐길 수 있으며, 다른 남미 국가들에 비해 흑인차별도 현저히 적습니다.



6. 문화적 다양성과 열린 마음

 브라질이  어떤 나라보다도 민족성과 문화성이 다양합니다. 브라질에서는 아폴로 브라질리언  아니라, 브라질에서 공인하는 토착언어가 200개가 넘을 정도로 다양한 부족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게다가 남미에서 가장 이민자가 많은 나라기도 하지요. 흥미롭게도 브라질에 거주하는 레바논 이민자의 수는 레바논에 거주하는 레바논 사람보다도 많습니다. 일본 다음으로 일본인이 가장 많이 사는 나라 또한 브라질입니다. LA 한인 타운 다음으로 가장 규모가  한인타운도 브라질 상파울루 봉헤찌루에 있습니다. 보수적인 남미의 산악 국가와는 달리, 인종적, 문화적 다양성 덕분에 브라질리언들은 문화적 이해도가 매우 높습니다. 또한, 전체 인구의 18% 게이일 정도로 성적으로도 개방적입니다. 리우의 코파카바나와 양대산맥을 이루는 이파네마 해변의 별칭이 '게이해변'일만큼, 동성 커플이 흔합니다. 동성애자의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 문양 또한 어디서든   있지요.



 이처럼 브라질은 무지개처럼 넓은 스펙트럼의 문화들이 어우러진 나라입니다. 우리나라와는 지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멀지만, 브라질 특유의 포용력 덕분에 가장 빨리 친해질 수 있었던 외국인 친구들은 대부분 브라질리언이였습니다. 또한 언제나 열려 있는 브라질 사람들 덕분에 브라질을 여행하는 동안 이방인이라는 느낌을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


 모든 게 이국적인 낯선 곳에서 받아들여진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경험입니다.


 브라질은 세계 면적 5위를 자랑하는 나라로, 여행에 많은 시간이 요구됩니다. 다행히 브라질은 입국시 3달의 여행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1회 연장이 가능하여 한번에 최대 6개월 간 체류할 수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파라과이, 수리남, 기아나, 프랑스령 기아남, 베네수엘라, 콜롬비아(에콰도르와 칠레를 제외한 모든 남미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국경을 드나들며 비자를 재발급 받기에도 좋습니다. (단 총 체류기간이 1년에 6개월이 넘지 않아야 합니다.)


브라질 여행 기본정보

국가명 : 브라질 Brazil

언어 : 포르투갈어

인구 : 2억 1,642만 2,446명 (세계인구 6위, 2015년까지 5위엿으나 파키스탄에 밀려 현재는 6위)

면적 : 26개의 주 (세계 5위)

수도 : 브라질리아

치안 : 위험

화페 : 헤알

매거진의 이전글 브라질의 수도는 어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