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과 6월,
정말 바쁘고 힘들었던 시간이지만 더 브릿지를 운영하는데 있어 중요한 마일스톤이 되는 기간이라 좀 더 자세히 기록하고자 한다.
더 브릿지 창업 이후 처음으로 유엔 사업을 단독으로 수주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기관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UNDP 사업으로 한국에 외국인 근로자로 온 동티모르 분들을 창업가로 인큐베이팅 하고, 귀환하여 사회혁신가로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20대에 소망했던 바램이 이뤄져가는 것을 보며, 잠시 그때의 나를 돌아보게 된다.
학부시절 한동대학교 라는 곳에 입학하니, 한번도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던 나에게 '글로벌'이란 단어를 반복적으로 얘기한다.
늘 호기심이 많아 세계일주를 하고 싶었기에 아프리카를 비롯한 개발도상국과 관련된 일을 한다는 것은 가슴을 설레이게 하는데 충분했다.
그리고 그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외국인 기숙사에 살아보기도 하고, 영어 프레이즈팀도 해보며 국제기구에서 일하고 싶은 그 작은 꿈을 키워왔던 것 같다.
졸업 이후에는 감사한 기회에 유엔 기관에서 인턴십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런데 석사를 마치고 국제기구 취업에 필요한 전문성 개발을 위해 컨설팅 회사에서 실무경력을 쌓는 과정 중에 사고의 변화가 생겼다.
여러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면서, 국제공무원으로 국제기구 취업보다 좀 더 역동적이고 도전적인 개발협력 현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조금 특별한 경험(?)을 통해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창업을 결정하며 되었고,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개발협력을 직접 기획하고 주도하며 국제기구 취업이 아닌 국제기구를 나의 파트너로 일하고 싶다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그렇게 창업을 하게 되었고 꽤 많은 시간이 지난 오늘, 그 꿈이 이뤄져가는 것을 보며 만감이 교차한다.
유엔을 파트너로 일할 수 있다는 것도 가슴벅찬 일이지만, 직접 기획한 프로그램을 유엔에서 발주한 것이기에 더 의미가 있다.
그리고 소중한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는 감사함과 함께, 이제는 그것을 실제적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과 부담감이 동시에 가슴으로 전해져온다.
창업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단기간 성장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인큐베이팅, 투자, 정부지원도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나에게는 이미 충분한 지원이 있는 이들보다 더 어렵고 느릴 수 있는 개발도상국과 북향민 분들의 창업을 지원하고 그들의 멋진 도전의 의미와 가치를 입증하고 싶었다.
6년전 외국인 노동자 창업 지원을 처음 시작했을 때, 아무도 관심가져주지 않았고 지원할 수 있는 정부조직도 없었다.
작은 비영리의 없는 살림에 자부담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주말을 헌납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창업하기 원했던 벌꿀농장, 비누공장 방문을 위해 지방을 함께 다녔던 추억이 떠오른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즐거웠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고집스런 또 하나의 챕터가 시작되었다.
프로젝트 기간은 5년.
짧지 않은 시간,
이 시간동안 또 어떤 변화와 성장이 기다리고 있을까.
6년전 사진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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