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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먕냥냥 Mar 07. 2024

애프터-눈

악마의 비듬이냐 하나님의 은혜냐

눈이 온다고 하면 다들 낭만적인 장면들을 떠올리지만, 나는 장거리 운전자로서, 마당에 쌓인 눈을 치워야 하는 사람으로서 눈이 낭만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비, 바람, 뜨거운 햇살과 다르게 오직 눈만 '악마의 비듬', '하늘에서 내리는 예쁜 쓰레기' 와 같은 별명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니, 나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눈을 애증의 눈으로 보는 것 같다.

겨울에만 감상할 수 있는 풍경.. 예쁘기는 하다.

어느 날은 하루 종일 눈이 왔다. 아침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눈이 왔다. 그다음 날 새벽예배를 가기 위해 문을 열었을 때는 해가 안 떴어도 밤새 온 눈으로 세상이 환하게 보였다.

새벽예배가 끝나고, 모든 청년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눈삽과 넉가래를 들고 교회 마당에 쌓인 눈을 치우기 시작했다. 눈과 비가 같이 와서 눈이 엄청나게 무거웠다. 결국 삽으로 눈을 퍼서 옮기면서 치웠다. 원래는 사람이 다닐 길만 만들기로 했는데, 치우다 마는 찝찝한 에 모든 청년들이 힘을 내서 마당 눈을 모두 치웠다.

날씨에 따라 새벽 하늘도 느낌이 다르다

눈을 모두 치웠을 때는 아침 해가 뜨고 있었다.  눈을 보면서 불평불만만 했는데, 덕분에 청년들이 봉사도 하고 덕분에 평소와는 다른 느낌의 새벽 풍경을 느꼈다. 눈을 통해서 하나님이 숨겨 으신 서프라이즈 선물을 찾아낸 기분이었다.

이날 본 설경이 정말 아름다웠고, 저절로 경외심이 들었다. 사람을 위해 아름다운 자연을 창조하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그리고 하나님은 언제나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신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내가 하나님의 깊은 뜻을 어찌 다 헤아릴까. 하나님의 섭리에 토 달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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