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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먕냥냥 Jan 30. 2024

'포차코'를 쓸 수 있는 세상

미완성 인간에게 주어지는 선물

* 포차코

1989년에 산리오에서 출시한 캐릭터로, 기타를 잘치는 강아지다.

호기심 많은 참견쟁이로 산책을 좋아하는 남자 강아지라는데, 아이들은 그냥 귀여운 강아지 정도로 생각한다.

오늘 글 속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이다.



버! 터!!..  포! 도!!..  포!차!코!.. 포차코!!!!???

교회에 막내로 모든 교사와 오빠, 언니들의 사랑을 받는 아이가 벌써 7살이 되었다.

틈틈이 한글 연습을 해왔는데 이제는 자음을 모두 익히고 모음을 배우고 있다. 모음 ㅏ,ㅓ를 이해하고 모음 ㅗ 까지 배운 어느날,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 이름인 '포차코'를 직접 쓸 수 있게 되었다.


직접 눌러 쓴 글씨들


포차코를 한 글자씩 조그만 손가락으로 따라가며 읽더니, 본인이 썼다는 것이 실감나는지 매우 기뻐했다. 아이는 신이나서 의자에 올라가 막춤도 보여줬다.


이날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쳐줬던 대학생 교사들과 주변에서 구경하던 언니 오빠들도 모두 박수를 치며 축하해줬고, 앙코르 글씨쓰기를 보여줬다.



좋아하는 색연필을 찾아와서 앙코르 포차코 쓰기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 이름을 자기 손으로 쓴다는 것에 기뻐하고 보람을 느끼는 아이를 보니, 기특하기도 하고 내가 방금 배운 것 마냥 기뻤다. 오늘 이후로 이 아이는 포차코를 통해 한글 공부의 즐거움과 성장의 기쁨을 배웠을 것이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접 표현할 수 있는, 한 차원 더 높은 세상을 맞이 했다.


배우고 성장하는 기쁨.


이것 또한 노력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완벽하지 않다. 사실을 잊고 스스로 완벽하지 않은 모습을 보며 자책하고 절망할 때가 많은데, 나의 욕심과 교만에서 비롯된 것임을 다시금 느꼈다. 뭐든 모르면 배우면 되고, 못하면 꾸준히 익혀가면 되는 것이다.


한 단어를 쓰고 기뻐하고 감사하는 아이처럼,

불완전함 속에서 하나님의 선물을 발견하고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야겠다.


끝!


(포차코!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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