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희는 40여 년간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노마딕한 삶을 실천해온 작가다. 1985년 베를린으로 떠난 이후, 끊임없이 경계를 넘나들며 치열한 실존적 투쟁을 이어왔다. 독일 표현주의의 강렬한 에너지와 동양 수묵의 깊은 여백미가 만나는 그녀의 작업은 화면 속에 긴장과 균형이 동시에 살아 있는 구조를 만들어낸다.
차우희의 작업세계는 크게 세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1980년대 독일 정착 초기의 실험적 표현주의 시기, 1990년대부터 시작된 <오딧세이의 배> 연작을 통한 본격적인 추상 언어 확립 시기, 그리고 2000년대 이후 공간 확장과 설치 작업을 포함한 통합적 실험 시기이다.
대표작 <오딧세이의 배> 연작은 캔버스를 돛이자 지도처럼 삼아, 흑백의 강렬한 대비 속에 압축된 기호와 문자를 배치한다. 깊고 불가사의한 여러 층의 누런 바탕은 시간의 축적을 머금고, 그 위를 표류하는 화살표와 물음표 같은 비정형적 형상들은 부산 포구의 배 번호에서 비롯된 유년의 기억이자, 미지의 세계를 향한 영혼의 여정 처럼, 화면 곳곳에 부유한다. 작가의 주관적 흔적을 최소화하고 사물 본연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이러한 상징과 구성은 시공간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고유한 미학으로 스며든다.
작가는 진화랑, 서울, 한국; 갤러리 게오르크 노텔퍼, 베를린, 독일; 갤러리 시로타, 도쿄, 일본; 나고야시립미술관, 일본; 베니스 'Asiana' 그룹전, 이탈리아; 시드니 비엔날레 호주 등의 다수 전시에 참여해왔다. 그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한국;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한국; 삼성미술관 리움, 서울, 한국; 베를리니셰 갤러리, 베를린, 독일; 베를린 판화미술관, 베를린, 독일과 같은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