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정석 Nov 05. 2019

토마토와 반달돌칼

수능D-9

아홉 개의 밤이 남았다

토마토 상자에 담긴

초시계 같은 스물여덟 개의 토마토

토마토는 떫다

떫은 토마토는 떨고 있다

떫고 있다


밤은 오고 있다

역시 손가락 하나를 접어야 할 것이다

잘려나간 손가락으로

토마토는 글을 써야 한다

어디로든 떠나야 한다


손가락을 자르는 나이프

아니 반달

너무 반쪽인 나의

반달돌칼과 토마토


남은 하나의 손가락으로

떨고 있다

떫고 있다


하나 남은 손가락으로

나이프는 토마토 상자를 쏟는다



*오규원 시인의 <토마토와 나이프>를 패러디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정의 달? 수행평가의 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