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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갤이 윤태 Jun 04. 2020

중소기업의 디자인 전략

어쩌면 보이는것이 가장 중요하다.

품질이 좋다. 과연 이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우리가 시장조사를 할 때 소비자에게 자주 물어보는 질문중에 " 왜 이제품을 구매하시고 싶으신가요? " 라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렇게 물어보면 " 품질이 좋아서요 " 이런 대답을 제일 많이 하십니다. 제품에 따라 다르고, 또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왜 구매하고 싶은지의 1위~3위 안에는 들어있는 대답이라고 보시면 틀림없습니다. 


그럼, 이 소비자가 대답하신 품질이라는 단어는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 것일까요? 기계적인 성능? 이 제품이 가지고 있는 용량? 가격을 감안한 성능? 아마 소비자분들은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 품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품질을 연구하는 분들의 관점에 따라, 품질에 대한 정의를 다양하게 나누어서 이야기 하는데, 감성품질과 성능품질로 크게 나누어 이야기 하는것이 좀 더 이해하시기 쉬우실 것 같아서, 저는 그렇게 크게 구분해서 설명을 드릴까 합니다. 


" 오늘날의 품질은 “고객의 명시, 묵시적 요구를 충족시킬 능력이 있는 특징이나 특성의 총체(ISO 8402)”라고 정의되고 있다. 품질의 정의가 ‘규격 합성’에서 ‘고객요구의 충족’으로 바뀜에 따라 품질의 대상은 유형 제품 뿐 아니라 그 제품과 사용자 사이의 인터페이스  무형 서비스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인식되고 있으며, 더 나아 가 인간의 감성 역까지도 ‘매력 품질’ 는 ‘감성 품질’이라 하여 날로 그 범가 확장되고 있다(한국표준협회, 2006). " 이렇게 표준협회에서 이야기 한지도 15년이 지났으니, 그 사이에 품질이라는 의미는 더욱 더 주관적인 기준으로 변화했다 라고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과거, 기술적 차별화가 크게 기업에 따라 존재했을 때에는 성능적차이, 성능적 우월성이 품질을 대변하는 기준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품질을 의미하는 기준이 감성적인 부분보다는 기능적 성능적인 부분 비중이 큰 제품군이 많이 존재합니다. 


특히나 산업재의 경우에는 그 기능의 중요성이 더욱 클 수 있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산업재는 아니고 소비재를 중심으로 말씀드리고 있으니 산업재의 관점은 일단 배재하고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래에 품질개념의 진화 이미지가 있습니다. 


"품질 개념의 이러한 변화는 다음과 같다. 산업화 시에 있어서 품질은 기능이 좋다, 기능이 많다, 편리하다 등의 기능적인 관의 품질에 주로 집중되었지만 최근 소비자가 인지하고 있는 품질은 기능이고 객관인 품질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것까지 포함하고 있다.(서종환,이건표,감성과학, Vol.13, No.3, pp.523-532, September 2010,)"



앞서 말씀드렸던 것 처럼 이 연구의 도식화 이미지에서 표시하고 있는 적합품질, 신뢰품질, 성능품질을 합쳐서 저는 성능품질로 말씀드리고자 하며(신뢰품질은 사실은 감성품질에 속하는 영역이 됩니다만 - 소비자가 갖고 있는 브랜드에 대한 태도라고 이해하고 일단은 넘어가시죠 ^^) 우리가 생각해볼 문제인 감성품질에 좀 더 집중해서 보시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중소기업에서 제품을 개발하시는 분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거나, 직접 회사에서 컨설팅을 할 때, 물론 제품력도 중요한 부분이고 브랜드도 중요한 부분이고 소비재에 있어서 어떤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한번 꼭! 짚어 보고 싶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감성품질입니다. 감성품질은 정량적인 접근(속도, 온도 등)보다는 정성적인 접근을 필요로 하고 소비자의 심리적인 만족감을 어떻게 만들어 낼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소비자의 심리적인 만족감을 만들어 내는 실제로 적용가능한 방법은 어떤것이 있을가요? 


그것은 디자인과 제품의 접촉점에 대한 고려를 통한 체감품질의 강화가 가능한 방법입니다. 그래서 혹자는 체감품질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체감품질의 개념중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엄청나게 심혈을 기울인 부분도 소비자가 느끼기 어려운 부분이라면 품질을 평가하는데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 이기도 합니다. 


다음 그림을 한번 보시죠..






어떠신가요? 뭐 사실 기능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그저 의자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만드는데 얼마나 어려울지는 제조업체에서 생각해 보실 수 있는 문제이시기는 할테지만 실제로 그렇게 어려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감각적인 측면에서는 좀 다릅니다. 뭔가 유려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갖고 있죠. 우리 집에 놓아두면 뭔가 좀 분위기가 달라 보일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이 감성품질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 붉은색 의자를 구매하신 분께 품질을 여쭤보았다고 생각해 보시죠 어떻게 대답을 하셨을까요? 높은 품질이라고 대답을 하셨다고 가정하면, 그 분껫서는 그 품질이 의자에 앉았을 때의 편안함에 더 집중해서 말씀을 하셨을까요? 아니면 감성적인 품질에 더 만족감을 표시하신 것이었을까요?


자 그럼 다음에 있는 의자는 어떤가요?  이 검은색 제품에 대해서 품질을 물어보신다면 아마도 감성적품질의 측면 보다는 보다 제품 그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서 품질에 대한 만족을 이야기 하실 것 같습니다.  




그럼 앞서 보셨던 독특한 의자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1,240유로면 현재기준으로(20.06.04) 한 169만원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검은색의자의 가격은 얼마일까요?







약 26.5불 정도이니 오늘환율기준(20.06.04) 3만 2천원 정도 합니다. 


어떤부분이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들어 냈을가요? 그것은 감성적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가 다르기 때문에 이에대한 지불 가능범위가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기능적으로 보면 사실 두 의자의 차이는 없습니다. 허리받이가 되고 적절한 높이에 앉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50배 정도 비싼 가격 차이가 발생하고 구매하는 사람들이 있는걸까요?


그 이유는 디자인(접촉점에 대한 관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먹기좋은 음식이 맛도 좋다라는 이야기가 있지 않습니까?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디자인이야 말로 어쩌면 제품을 구매하는 의사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선택의 한가지 요인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중소기업 제품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 많은 경우에 이 디자인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품의 품질과 성능의 중요성은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시지만 그 마무리인 디자인적인 측면에 대한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성능은 동일하지만 제품의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소비자는 이제 기능적인 부분만을 고려해서 구매하는 경우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동일한 품질수준의 화장품을 살 때, 동일한 품질수준의 샴푸나 비누를 살 때, 동일한 품질수준의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제 디자인과 고객 접점의 체감 품질입니다. 이부분에 대한 투자를 틀려야만 정말 원하는 가격, 노력에 합당한 가격을 설정하고 당당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간혹 그런말씀을 하십니다. 이렇게 좋고 싼데 왜 안사? 그런데 말입니다. 그 제품의 가격이 싸지 않다고 적절하지 않다고 소비자는 느끼고 계시기 때문에 그 제품의 판매가 되지 않는것입니다.


디자인은 어쩌면 그 본질적인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구매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는 그 품질 보다도 그 어떤 것 보다도 가격수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내용물이 아무리 좋아도 포장이 없거나 볼품이 없으면 선듯 큰 돈을 내고 제품을 구매하기 어렵습니다. 언젠가 제가 썼던 글 중에서 화장품의 원가구성에 대해 이야기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중에 용기/포장재가 차지하는 원가의 구성이 실제로 내용물의 원가와 거의 동일하거나 혹은 그보다 더 높은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엄청나게 비싼 화장품(60 g에 70만원하는 아이크림?)을 바가지에 퍼서 담아주면 그 가치가 없어 보이는 것처럼 소비자는 당연하게 그 디자인과 패키지에 따라 값을 평가하고 품질을 평가합니다.


어떻게 하면 디자인을 잘 할것인가는 두번째의 문제이고 품질을 높이는데 있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부분은 어쩌면 기능이 아니라 디자인일 수 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늘려야 하는 시대, 감성품질의 시대가 우리의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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