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수호 Sep 16. 2024

누가 무언가를 한다고 하면 말리지 않는 이유

잡식성 생각




 언젠가부터 짧게 전달하는 것들이 명확하다고 여겨지는 경향이 있어, 살짝 길게 쓰인 글들도 사람들이 조금은 꺼려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생각 쓰기를 멈출 마음은 없지만, 마음에 부담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다. 


 일전에 누가 나한테 어떤 일을 시작하겠다고 조언을 구했을 때 난 생각보다 별로였음에도 불구하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내가 브레이크가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언가 일을 벌이는 사람들을 잘 안 말리는 이유, 그리고 그들에게 응원을 아끼지 않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처음 시도한 경우. 시작은 정말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사실상 이런 글을 쓰는 것도 용기를 필요로 한다. 누군가의 의지를 처음부터 꺾어버리면 아이디어가 새싹을 피기 전에 죽어버리거나, 그 사람의 열정을 아예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그런 경우를 많이 본다. ~이유 때문에, ~는 시간이 너무 많이 들것 '같아서' 등등 온갖 핑계를 만들어서 아예 없던 일을 만든다. 우선적으로 가치를 만들려면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런 가치가 생기지 않는다. 더불어, 그 가치판단으로 생기는 부수적인 시간은 생각보다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직장에서 그런 경우를 특히 많이 본다. 중간에 안 될 이유를 일부러 만들고 엎어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이렇게 ~을 하는 것에 대한 회의로 시간을 보내는 것 또한 비용인데, 사실 이런 점들은 생각보다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 


 세 번째, 내 가치판단이 상대방의 창작물보다 항상 나을 수 없다. 모두들 잘 알고 있겠지만, 작금의 시대는 가치 판단을 할 수 없다. 내 의견에 조금 동조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을 순 있지만, 그게 일반적이거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파편화된 취향과 사회의 흐름에서는 어떤 것이 다수의 입맛에 맞는지 쉽게 판단할 수 없다. 설령 그게 매니아적 테이스트를 갖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 나름대로 가치창출의 의미가 있다. 실제로 내가 별로라고 생각해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 그래서 내 지식의 엄청나거나 절대적인 교양인이 아닌 이상, 쉬운 가치 판단을 만드는 것은 지양한다. 


 그래서 쉽게 쉽게 문장들을 남기려고 한다. 나는 문장 수집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반대로 도전으로 쓴 내 글이 누군가의 수집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은 꽤나 다양하다. 그러니, 생각보다 하는 것이 쉬울 때는 안 될 이유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 그러니까 말이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