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9.22
자, 이제 고대하던 종루를 가까이서 만나볼 시간.
종루(거대한 종이 있는 거대한 건물^^)와 고루(거대한 북이 있는 거대한 건물^^)가 불과 1~200m 거리에 있고, 고루를 기점으로 그 유명한 야시장, 회족거리가 붙어 있다.
여행기간 : 2017.9.20~23
작성일 : 2018.3.30
동행 : with 'J' & '곡s'
여행컨셉 : 워크숍 및 촬영 인스펙션
식당에 들어서고 주문을 하고 식사를 마치는데 걸린 시간이 참 짧다. 그래도 이미 사위는 어두워져,
종루에 들어온 조명이 환하게 거리를 비추고 있다.
그러고보니, 낮에 종루 로터리를 돌면서 봤던 '홍등이 잔뜩 걸린 건물' 중에 하나가 우리가 들어갔던 "동성양" 건물이었다는...
차량의 순환 교차로 중심에 있는 종루.
명나라 시대에 지어진 건물로 중국의 종루 중에서도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규모라고 한다.
그 일대는 시민공원으로 조성해 놓았다. 관광객 뿐만아니라 선선한 저녁 산책하러 나온 동네분들도 많이 보인다.
우리가 있는 쪽 반대편엔 백화점과 번화가.
종루 정 중앙에 종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2층 난간 쯤 되는 위치에 외부에 걸려 있다. 실은 종루에는 여러 시대의 다양한 종들이 몇 개 모여있다고 한다.
종루 위에 사람들도 보인다. 입장권을 끊어서 오를 수 있다고 한다. 거기서 보는 풍경보다는 역시 조명을 제대로 받고 있는 종루 자체가 아름다워서 모두들 핸드폰을 들고 몰려있다.
이렇게 콘트라스트가 높은 환경에서 얼굴을 제대로 잡아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
종루 > 고루 > 회족거리 코스가 가장 무난하다.
수목이 잘 가꿔진 공원 산책로를 따라 고루 쪽으로 걸어간다. 동성양, 덕발장이 있는 길다란 건물을 쭉 따라 걷게 된다.
고루에도 큰 북이 비슷한 위치에 노출된 게 보인다.
여기도 입장권을 끊고 출입 가능.
종구나 고루가 모두,
중국 전통 건축물의 처마나 기둥을 잘 드러낸 조명 배치와 위치별로 잘 어울리는 배색이 탁월하다.
이런 것들이 모여서 검은 밤 하늘을 배경으로 멋진 자태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층층이 다른 색으로 처마를 드러내는 게 포인트~.
하루 12시간 개방을 하고 있다. 한 번은 올라 볼만하지 않을까 싶은데,
우리는 바로 회족거리로 향한다.
서안 연호 역사문화 거리.
근방에 연못이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역사와 문화가 살아숨쉬는 특별한 거리. 흔히들 회족거리라는 곳으로 들어간다.
종루에서 고루로 와서 고루의 오른쪽 면으로 돌아오면 이곳.
여기서 딱 뒤를 돌아보면...
이렇게 뻗은 거리가 바로 회족거리다.
근데 무슨 사람이...
이 시간이 되면 활기를 띄는 야시장 거리인데, 여기 상인들이 대부분 회족이라고 한다.
중원에서 서역과 그나마 가까운 곳이라서 그런지, 회족들이 많이 모여사는 지역과 거리가 가까워서 그런지 서안에도 회족 인구가 꽤 된다고 한다.
회족, 그러니까 이슬람 종교를 가진 여기 상점 직원들은 복장부터 좀 다르다.
거리 입구까지 쫙 퍼져 나오는 독특한 향신료와 각종 요리 냄새, 그리고 간만에 아이돌 콘서트장 앞 처럼(불행하게도 가 본적은 없지만^^) 입추의 여지가 없는 사람들, 그리고 생소한 음식과 생소한 복장의 상인들이 완전 이국적인 곳!
더러 지나다니는 사람들 중에 이런 복장이 있다면, 이분들도 회족이다.
요런 과일 가게들은 평범한 수준이지만,
군데군데 이런 양꼬치집들이...
그냥 잘라놓은 양꼬치가 아니라 원재료(통째 양 한마리)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원재료가 차츰 해체되어 가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노출하고 있다.
아랍에서 온 듯한 외모의 총각이 남대문시장 삘의 호객행위가 재밌다.
음악에 맞춰 춤까지... 참 열심이다^^
진짜 남대문에서 연수를 받고 온 건지,
우리를 보더니, "삼촌, 오빠" 정도의 한국어도 곧잘...^^
주로 저기 걸려있는 네발 짐승은 양고기라고 그런다. 어차피 이들은 돼지는 안 먹으니까...
총각과 냄새의 합동 호객행위로 사람들에게 인기 최고~
닭발? 아니... 헉! 양발~
군불 위에서 뭔가가 뒤섞이고 있는 양념통에 걸쳐 놓은 다소곳한 저 발들만 모아서 팔기도 하고...
재래시장 활성화 방향은 이미 모두 잘 알고 있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면 된다.
집 근처 재래시장은 어딜 가나 한산한 느낌이다. 비록 옆집보다, 어제보다 매상이 좀 적은 날도 있을진데, 상인들이 하나같이 신이나서 장사를 하는 느낌이다.
상인들을 신나게 하는 건, 역시 북적거리며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이리라.
여기선 관광객들이 지나가다 쉽게 하나씩 사 먹어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 절로 군것질을 유도한다.
고물에 버무린 달달구리를 틀에 찍어내는 요것도 고소한 냄새와 총각들의 해맑은 미소가 호객의 일등 공신.
엄청나게들 사 간다.^^
덩달아 고객들도 즐겁다.
각 나라 어느 도시를 가든, 재래시장 만큼 재밌는 곳이 없구나 싶은...
느닷없이 호각소리가 들리더니 홍해 갈라지듯 사람들이 비켜선다. 이렇게 빽빽한 사람들 틈에서 불도저처럼 빗자루를 밀어붙이며 청소하는 분들.
매일같이 이런 상황 연출일테니, 사람들 많은 것 따위 안중에 없다. 중국분들 거리에 아무렇게나 쓰레기 잘 버리는데도 거리가 왜 이렇게 깨끗한가 했더니, 저분들 수시로 좌우를 오가며 청소를 해 댄다.
그러거나 말거나 각자 자기 할 일 묵묵히 하는 모습.
등장인물 모두가 비장하고 진지한 코미디영화의 장면같은 거리 풍경... 너무 재밌다.
덕분에 정신은 없지만 이 거리를 들어서면 덩달아 업된다.
2층 전통 찻집은 이제 막 문을 열었는지 거리로 향한 난간 문을 열고 있다.
저런데 앉아서 잠시라도 거리 구경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아니 저런데가 명당자리 거늘...
한국인들 입맛에도, 건강에도 좋은 수제 요거트는 꼭 먹어봐야 한다고 해서 들렀다.
작은 가게지만 워낙 손님이 들끓어서 배테랑 직원들도 정신이 없다.
가게에서 직접 만드는 거라는데, 맛있다고 정평이 나 있단다.
뭘 달라고 해야 하는데, 말은 필요없다. 디스플레이된 것 중에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된다. 냉장고처럼 보이지만 그렇게 찬 게 나오진 않는다. 냉장고 모양의 디스플레인 건 지, 온도를 상온으로 맞춰 놓은 건 지^^
헌데 뭐가 뭔지 모르겠다.... 이럴 땐 그냥 플레인~
이쁜 유리병에 담긴 걸 많이 사 가는데, 우린 걸으면서 먹으려고 일부러 요런 걸 달라고 한다.
어르신들 모시고 오면 제일 인기있지 않을까 싶은...
사과만 한 왕대추^^까지 보고나니, 거의 거리 끝이다.
편도가 아쉽다면, 시간만 허락한다면 왕복 강추^^
우리는 골목으로 빠져나와서 차를 주차한 곳으로 향한다.
골목안으로 들어서는 귀퉁이에 있는 식당.
풀 끓이듯 뭔가 탁한 국물을 얇은 접시에 들이붙는데, 그게 금새 응고가 된다.
그러고보니 끓고 있는 큰 냄비는 어떤 동물의 내장으로 보여지는(주로 양이지 싶은) 것들이 푹 삶기고 있다.
풀이 아니라 수지였던 것.
거기에 흑임자를 좀 뿌렸다가 완전히 응고되면 묵처럼 썰어서 담는다.
뭔가 알수없는 다양한 향채(중국에서 이 용어가 들면 향이 강한 향신료 가루나 날 것의 향신료 채소를 의미하더라는...)를 넣어서
들고다니면서 먹을 수 있는 묵사발처럼 준다.
일행들이 골목 안쪽으로 점점 멀어져가서 자세하게 더 담을 수는 없었지만, 무슨 맛일지 너무 궁금한 채로 그냥 두고 와야 했다.
주문을 했더라도 아마 한참을 기다려야 했을 듯... 이미 손에 지폐 한 장씩 쥐고 요리사 앞에 잔뜩 모여있으니...
종루, 고루, 회족거리 코스 딱 맘에 든다.
서안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고 심지어 재밌다. 낮에 거대한 유물들만 보고 호텔에 들어가서 쉬기만 하고 돌아오기엔 서안의 밤이 가진 게 너무 많다. 절대 안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