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자전거 탄 풍경 3_모기하마 해변

2014.8.26

by 조운

여행기간 : 2014.8.25 - 8.27
작성일 : 2016.11.15
동행 : 자유로운 영혼들
여행컨셉 : 자전거 캠핑




아소베이파크 아침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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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의 숙취로 아직 취짐 중인 심작가.
여느 때 만큼은 아니지만, 역시나 꽤 이른 시간에 눈을 뜬 것 같다. 어제는 도착하니 한나절이 다 가 버렸고 처음 호흡을 맞춰보는지라 무턱대고 목적지만을 향해 달렸지만, 오늘은 아침부터 움직일 수 있으니 좀 여유가 있었다. 굳이 깨우지 않고 산책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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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완전히 둘러쌓인 캠핑장에까지 파도소리가 들리는 걸 봐서는 바로 앞이 바다로 짐작.
무작정 나섰다. 기실 방갈로 뒤편이 깊숙하게 들어 온 만이었다. 작은 보트도 한 척 있었는데, 타 볼 엄두는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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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서 산책로라는 이정표가 적힌 곳에서 출발하려는데 후배 한 녀석이 깨어서는 따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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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는 새매가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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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산림녹화를 위해 노력한 사람과 단체를 표시한 비가 있었고, 대마도가 나가사키현에 속한 것도 이걸 보고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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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언덕까지 난 길을 따라 갔더니 풍차 모양을 하고 있는 전망 데크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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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봤는데도 실제 전망이 잘 나오진 않는다. 용도가 뭐지?
풍차부터는 다시 내리막 길이다. 조금만 내려가니 이렇게 아소만에 닿을 듯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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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아소만은 거대한 호수처럼 잔잔했다. 그도 그럴것이 리아스 해안을 따라 외해와 거의 단절되어 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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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도 많이 했고, 어선들이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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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산책을 마치고, 어제 먹은 빈 그릇들을 정리하고 아침밥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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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시간을 오전 9시로 잡았다. 잠시 뒤 다시 우리를 싣고 달린 준마들. 밤새 좀 쉬었을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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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에 젖어 조금 더 무거워졌을 우리의 텐트도 철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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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그 조리를 신고 다시 스타트.
발에는 껍질이 벗겨지고 있었지만, 피로는 완전히 회복된 상태였다.
거기다가 뒤에 달렸던 트레일러도 떼어버렸다. 심작가의 패니어도 전부.
후배들이 오늘부터는 차를 렌트하기로 했거든. 'B'양이 버스를 타고 히타카츠에 먼저 가서 차를 빌려서 돌아오기로 했고, 모든 짐은 거기 뒷좌석에 밀어 넣기로 했다.
우린 홀로남아 렌트카를 기다릴 'J'양의 배웅을 받으면서 사뿐하게 출발~



미네초(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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町라고 하면, 마을에 해당하는 행정구역 명칭인 듯하다.
상대마도의 중간쯤 있는 미네초의 유명한 마을 빵집이란다. 아쉽게도 문을 닫아서 빵 맛을 볼 순 없었다. 다시 간다면 꼭 들러봐야지 하며 지나갔다.



킨의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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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참 멋지다. 거문고 금(琴)자를 나무 이름으로 지었다는 건, 나무라는 시각적, 촉각적 대상을 청각적 이미지로 환원해서 특별한 느낌을 준다. 바람이 불면 琴 소리가 난다는 이미지가 머리에 바로 연상이 된다. 참 멋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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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거대한 은행나무의 위용도 장엄하다. 넓은 광장 같은 곳에 있었다면 훨씬 더 돋보였을테지.
저 뒤에 보이는 집을 지키는 나무로는 과할 정도로 아름드리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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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집이 왜소해 보인다. 이 집도 유서있는 건물인 듯 짜달시리 음성지원 설명 기계까지 마련해 두었지만, 琴과 은행나무의 모습만으로도 감동인지라 간단없이 패스. 더운날 자전거를 끌고 온몸이 소금기로 가득한 청년(or 장년)에게 몸과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게 해 준 것 만으로도 감사했다.

우리나라는 가로수로 은행이 흔해서(최근에 은행열매가 매연으로 오염되었다고 하자, 사람들이 따 가지 않아서 그 냄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한다. 급기야 대체 가로수로 교체하고 은행을 퇴출한다고도 하고) 그 귀한 가치를 잘 모르고 있다. 평생 은행만 연구한 유럽의 어느 학자가 한국을 그렇게 감사하게 생각한단다. 고생대부터 존재했던 이 은행이 실은 딱 한 종류 밖엔 없고, 그것도 전세계에 조금만 남아서 보호되고 있는데, 한국은 그걸 전국 방방곡곡 거리마다 심어놓았다고.(은행을 다른 가로수로 교체하면 이제 은행은 멸종 위기에 몰리는 건가ㅜㅜ)
이렇게나 세계적으로 귀한 은행이니, 우리라도 더 잘 보존했으면 좋으련만. 사람이 살기에 적당하지 않은 나라이지만(최근 정국 꼬라지를 보면) 은행이라도 잘 살 수 있는 나라이면 그것도 좋지 아니한가.ㅜㅜ



모기하마에서 만난 요코야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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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의 은행나무를 보기위해서 조금 더 갔던 거다. 원래 오늘의 목적지인 "모기하마"는 '가미쓰시마초' 초입에서 킨의 은행쪽과 갈라지는 반대쪽 해변 방향 길로 가야한다. 우리는 잠시 은행나무 아래에서 여유를 즐기다가 채 오후 3시도 되기 전에 분기점으로 살짝 되돌아와서 모기하마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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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새매를 볼 수 있었지만, 아예 여긴 한 집단이 날아다녔다. 모기하마로 가려면 약간 언덕진 곳을 넘어야 하고, 중간에 굴다리 같은 걸 지나야 한다. 하나 밖에 없어서 길잃을 걱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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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
모기하마는 심작가도 처음인 곳이었다. 최근에 국제신문에서 다뤘던 기사를 보고 와보자고 했고, 해변이 있으니 텐트를 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추론으로 무작정 도착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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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에 우리가 달린 거리는 첫째날의 두 배는 훨씬 넘는 것 같다. 어제같이 마구 달리지도 않고 쉬엄쉬엄 달렸는데 말이다. 중간에 김밥도시락을 사서 어느 초등학교에서 먹기도 하고 말야.
역시 짐이 없으니 몸이 날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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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 폭이 그렇게 넓진 않았지만 완만한 수심과 깨끗한 풍광이 고즈넉했다. 어떻게 한 사람도 없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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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돈이 없지 낭만이 없나?
물을 본 우리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바로 입수.
따뜻한 8월의 바닷물, 꽤 멀리까지 나가도 무릎까지만 오는 수심. 맑고 푸른 물빛. 뭐 하나 나무랄 게 없었다.
한참을 수영을 하면서 이리저리 노닐다 해변쪽 수심이 낮은 곳에서 중년 남자와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아들이 허리를 숙이고 열심히 뭔가를 줍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가까이 가서 보니 모시조개였다. 아무 것도 없는 듯 보이는 모래 속에서 잘도 찾아낸다.
어떻게 하면 찾을 수 있는지 물어보니, 모래 속을 한 5~15cm 정도 손가락으로 긁으면 더러 만져진다 했다. 열심히 따라했다. 처음해 보는 거라 수확량은 저조했다. 겨우 3마리만 잡았다.
하지만 두 부자와 한 동안 이런 저런 대화를 했던 게 참 좋았다.
이름은 "요코야마". 나이는 나보다 한 5~10살 많아보였다.
아들은 방학중인 중학생이었다. 새카만 피부에 선량한 눈빛을 가지고 있었다.

요토야마상은 미야자키 출신인데, 전력 쪽 공사 일을 하고 있고 현재는 대마도에 파견 근무중이라고 했다. 히타가츠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다고 했는데, 한국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고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도 했다. 일본 사람치고는 영어를 잘 하는 편이었다. 발음으로 봐서는 영어공부를 많이 한 사람같았다.
저녁을 어디서 해결할 생각이냐고 묻길래, 잠시 후 후배가 렌트카를 가져오면 마트에서 장을 봐서 야외에서 해 먹을 거라고 대답해 주었다.
대마도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돈짱"이라는 것이 있는데, 한국인들 입맛에도 그만일꺼라는 추천도 해 주었다.

얼마 뒤 후배들 차량이 모기하마 해변으로 들어왔다. 나는 그들과 인사를 나누었고, 멀리서 낚시를 했지만 물고기는 한마리도 낚지 못한 심작가와 우리들은 차량으로 공수한 시원한 캔맥주 한 잔씩을 나눠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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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물질에 지친 우리가 쉬는 동안, 후배들은 뒤늦은 멱을 감아댔다. 저기 우리 마눌님 오리발을 손에 들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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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짧은 일정에 오리발 세 개를 준비한 나나, 우끼까지 준비한 저 녀석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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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하루종일 물에서 놀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은 지쳐서 얼마 못 논다. 수영을 해서 횡단을 목표로 하면 한 두시간 정도는 있을 수 있지만, 물에서는 걸어만 다녀도 금방 지치는 법.
오후 4시에 왔다며, 남은 시간도 얼마 없다고 호들갑이던 후배들은 금새 지쳐서 물 밖으로 나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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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로 남은 도시락을 먹는 우리의 심작가. 맥주 안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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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하마 해변에는 대마도의 다른 해변들처럼 남녀가 분리된 공중화장실과 실내 남녀샤워실이 있고 그 건물 사이에 이렇게 간단한 샤워 부스도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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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사장에서 몇 계단을 올라오면 파란 잔디가 깔려있고 그 뒤로 이렇게 지붕이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그늘을 제공한다. 저 위에 텐트를 칠까 생각도 했지만, 바람이 좀 있어서 잔디밭으로 결정하고 단단하게 패킹까지 마무리했다.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파란만장한 사건은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우리들은 나른한 오후 햇살 속에서 그렇게 캔맥주와 수다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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