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타고라스 구출작전] 찬반논술 쓰기 수업일기
지난 수업에서 학생들과 함께 읽었던 피타고라스 구조 작전은 이번 논술 수업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주철이는 자신을 괴롭히던 세민이를 불길 속에서 구해야 할까?”라는 흥미로운 딜레마를 주제로 삼아, 찬성 또는 반대의 입장에서 논리적으로 글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서론, 본론, 결론의 기본 틀을 활용해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구조화하는 법을 배우는 기회였습니다. 수업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돌이켜보며 기록해 봅니다.
수업은 학생들이 준비한 글을 발표하며 시작되었습니다. 대현(가명) 학생은 “생명은 소중하다”는 이유를 중심으로 주철이가 세민이를 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발표 후 친구들의 피드백에서는, 근거를 뒷받침할 논리적 설명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단순히 “소중하니까”라는 이유만으로는 상대방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점을 배우는 순간이었죠.
다음 발표자인 채린(가명) 학생도 “아는 사람이라면 위기에 처했을 때 구해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글의 흐름에서 근거와 증명 간의 연결 고리가 약해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예컨대, “주철이가 세민이를 구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다”라는 내용은, 근거와 결론이 느슨하게 연결된 예였습니다. 피드백을 통해 근거를 하나씩 구체적으로 증명하며 논리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발표와 피드백이 끝난 후, 서론과 본론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지도했습니다.
서론에서는 문제를 제기하고, 독자의 이해를 돕는 배경 설명을 더하는 중요성을 다뤘습니다.
예를 들어, “주철이는 세민이를 구해야 할까?”라는 단순한 질문을 던지는 데서 그치지 않고,
주철이와 세민이의 관계(세민이의 괴롭힘 등)를 설명하거나,
주철이가 처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독자가 글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조언이 이어졌습니다.
흥미로운 배경지식 활용법도 논의했습니다. 한 학생이 “장발장이 자베르를 도와준 이야기”를 예로 들어 글을 시작한다면, 독자들이 더 쉽게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겠죠. 학생들에게는 “꼭 다른 이야기로 연결하지 않아도 좋다.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활용해도 훌륭하다”는 격려를 덧붙였습니다.
본론에서는 근거 제시와 증명 방식을 구체적으로 지도했습니다. 학생들이 자주 범하는 실수는 근거만 나열하고 증명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생명은 소중하기 때문에 세민이를 구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 자체로는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지, 구체적인 예시나 통계를 통해 상대를 납득시켜야 했습니다.
학생들이 이 부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김밥” 비유를 사용해 설명했습니다.
기본 김밥: 근거만 단순히 나열하는 수준
참치김밥: 근거를 비유, 통계, 사례로 증명하며 풍성하게 발전시킨 글
세트메뉴 김밥: 흥미로운 배경지식까지 활용해 독자의 관심을 사로잡는 완성도 높은 글
학생들은 스스로의 글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돌아보며, 더 설득력 있는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요소를 탐색했습니다.
수업 후반부에는 제가 직접 반대 입장에서 글을 써보이며, 논리 전개의 사례를 보여주었습니다. “주철이가 세민이를 구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근거로 전개하며, 정의나 희생의 한계라는 개념을 풀어냈죠. 학생들에게는 “찬성이나 반대라는 입장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탄탄한 근거와 논리를 통해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가”라는 점을 되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단순히 “내가 맞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시키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글을 전개해야 하는지를 체득했습니다. 다음 주에 함께할 서찰을 전하는 아이에서는 이러한 논술 기술이 더욱 빛을 발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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