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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반북스 Nov 16. 2021

유기견 봉사는 연민이나 열정만으론 부족하다

[작은 친구들 9호] 강태욱의 추천도서

* <작은 친구들>은 동물책 소규모 서점 동반북스와 친구들이 만들어가는 매거진입니다. 우리에게 영감을 준 털복숭이 작은 친구들을 사랑하고 그들과 함께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정기 간행물입니다. 월1회 발행되며 4컷 만화와 크루들이 추천한 도서를 비롯해 채식레시피, 일상의 온기를 담은 에세이를 싣습니다.




개를 너무 좋아하지만 집에서 반대해서 키울 수 없었다. 그러다 의무경찰로 입대하고 경찰특공대 폭발물탐지팀으로 들어가 탐지견들을 처음 만났다. 이 날 개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직업을 내가 할 수도 있단 생각을 처음 했다. 전역 후에 개를 관리하고 훈련하는 법을 배운 걸 적용해보고 싶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할 수 있는 걸 찾다가 애견 카페 알바와 유기견 보호소 봉사활동이 있었다. 애견 카페 알바는 개를 다뤄본 경험보단 여자 알바생을 선호해서 할 수 없었다. 자연스레 봉사활동을 찾았고 부산의 위탁 보호소에서 봉사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유기견 보호소 봉사활동은 내 삶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경찰견을 관리하고 견사를 청소하는 일을 했다보니, 군대에서 했던 일과 보호소에서 하는 일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환경의 차이만 있을 뿐 개가 있던 장소를 청소하고 개를 옮기고, 씻기고, 산책시키는 일 등을 했다. 개침이 묻어도 개똥이 묻어도 신경 안쓰고, 큰 개도 다룰 줄 알고, 힘든 일도 잘 하다보니 정기 봉사자들과 보호소 직원들과도 친해졌다. SNS에 봉사 사진을 올릴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봉사를 하길 원했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하고 인천에 취직을 하기 전까지 부산에서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를 했고 현재도 시간을 내서 봉사활동을 가고 있다.


 봉사를 처음 시작할 때 이 책이 있었더라면 외우고 다니면서 책선물 주고 처음 봉사 오시는 봉사자들마다 무조건 사서 읽으라고 했을 책이 있다.  <유기견 입양 교과서> 라는 책이다. <유기견 입양 교과서>는 미국의 개 행동문제 전문가 페르난도 카마초가 썼으며 유기견 보호소와 관련된 활동가, 자원봉사자, 입양자, 임보자가 읽었으면 하는 내용들이 담긴 책이다. 개를 이해할 수 있도록 관찰하는 방법과 사람의 대처 행동이 자세히 담겨 있다.



이는 유기견뿐 아니라 모든 개에게도 적용되는 방법이며 다만 상처를 받아 예민한 개들이기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다. 유기견 봉사 활동을 하는 사람뿐 아니라 개와 관련된 일을 해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도 유기견 보호소 봉소활동과 함께 이 책을 추천한다.


 유기견 봉사활동을 하면 처음 오는 봉사자들은 도움보단 방해될 때가 많다. 새로운 사람들이 와주는 건 감사하지만 올 때마다 처음부터 가르쳐야 하는 일은 더 많은 노동이 되서 힘들었다. 서툴겠지만 이 책을 읽고 난다면 하면 안 되는 행동을 이해하고 좀 더 조심히 유기견들을 위해 봉사할 수 있을 거다.

 그리고 탐지견이나 반려견이나 유기견이나 사는 환경과 겪은 경험만 다르지, 똑같은 개이며 돌보는 일도 똑같다. 여러 마리의 개를 돌보고 입양을 위한 훈련도 해보면서 내가 개와 함께 일을 계속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다만 착각하면 안된다. 유기견 봉사를 하면서 개와 관련된 일을 잘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는 거지, 유기견 봉사가 목표를 위한 도구가 되어선 안 된다. 유기견 봉사의 목표는 유기견의 입양이고, 과정은 입양을 위해 도울 수 있는 모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생각을 넓히고 경험을 쌓고 기회를 만드는 거다.


 유기견 보호소 봉사활동은 생각보다 더 힘들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매일 매일 청소를 해도 그대로고 열심히 입양을 보내도 새로운 유기견들이 계속 들어온다. 열정이나 연민만으로 하기엔 계속 하기 어렵다.  개와 함께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거나 유기견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훈련을 해보고 봉사를 해보면 꾸준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 또한 유기견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가고 있는 중이다. 함께 한다면 더 빨리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글쓴이. 강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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