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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리 Dec 03. 2023

러닝을 도와주는 것들

러닝을 도와주는 윤활유 같은 것들의 종류는 많다. 그런데 이게 항상 바뀐다. 언제는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의 재밌는 스토리텔링이 러닝을 가장 많이 도와주기도 하며(나 같은 경우는 화면을 보지 않고도 들을 수 있는 슈카월드가 그랬다) 또 언제는 러닝 속도에 알맞은 비트를 가진 음악이 그랬다. 이렇게 러닝을 도와주는 윤활유는 그때그때 바뀐다. 언제나 그렇지만 러닝을 나갈 때는 집에서 쉴까 하는 나의 본성과 싸워야 하지만 막상 내 몸뚱이를 러닝 트랙 위에 올려두면 생각보다 동기부여 해주는 다른 윤활유들도 많다. 


추운 겨울이지만 나는 매 몸을 일으켜 6km를 뛰러 나갔다. 시간은 오후 2시 정도 됐었는데 오늘은 생각보다 내 러닝에 도움 주는 것들이 많았다. 약간 추운 날씨 속에 강하게 내리비치는 햇빛도 내 몸을 살짝 데워주기에 도움이 됐고 떨어지는 단풍 사이로 비치는 햇빛의 그림자는 오묘해서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움은 내가 힘들다는 생각을 잠시 훔쳐 러닝 중에 오는 힘듦은 잠깐 잊을 수 있었다. 또 운이 좋게도 내가 뛰는 이 공원은 신도시에서 꽤 크고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공원이라 연령대도 다양하고 특히 반려견을 데리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 비숑 반려견을 데리고 가는 주인이 있었는데 이 강아지는 수풀 속에 냄새를 맡으러 가고 싶어 했는데 주인은 강아지한테는 관심이 없었는지 앞만 보고 걸었다. 비숑은 개목걸이의 구속을 이겨내고 수풀로 가보려 하지만 여간 힘들어 보이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웠다. 이런 귀여움도 내 힘듦을 잠시 훔쳐가줬다. 한 노인분은 아직은 생기가 넘치는 눈빛으로 열심히 걸어가셨는데 힘이 드는 노년엔도 열심히 자기 관리를 하는 모습은 내가 오늘 뛰는 이유에 대해 정당한 동기를 부여해 줬다. 


내가 생각하지도 못 한 이런 윤활유들 덕분에 6km 러닝은 가뿐히 뛸 수 있게 된다. 가끔은 탄력 받아 1km 5분대의 기록을 유지하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지칠새라면 1km에 6분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뛰면 뛸수록 허벅지 앞부분이 당겨오며 내 몸이 조금은 건강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역시 나오니까 좋고 뛰니까 좋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것들이 내 러닝을 함께 도와주니 좋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환경에서 뛰는 건 중요하고 내 집 근처에 뛰기 좋은 환경이 있는지 꼭 찾아보길 바란다. 오늘은 또 어떤 윤활유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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