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오랜만에 머리를 한다고 해서 선물 겸 조금 비싼 미용실에서 머리를 해줬다. 아내 머리는 너무 아름다웠고 미용실을 잘 골랐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아내와 미용실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 보니 커트와 펌을 3시간에 걸쳐 시술할 때 물이나 커피 한 잔 서비스로 못 받았다는 것이다.
나는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보통 남자가 8만 원 정도 주고 파마를 하더라도 물과 커피는 기본으로 준다. 조금 잘하는 곳에 가면 오렌지 주스 드릴까요 커피드릴 까요? 이렇게 물어본다.
아내 머리하는데 비용은 28만 원이었다.
그런데, 물이나 커피서비스가 전혀 없었다는게 이해가 안 된다. 사실 나도 이 미용실에서 머리를 깎아왔는데 상당히 장사가 잘 됐다. 장사가 잘 되는 이유는 물론 이발을 잘하기도 했는데 위치가 좋았고 두 번째로 주변에 이렇다 할 경쟁자가 없었다.
28만 원짜리 머리를 하면서 물과 커피를 안 준다는 것은 사실상 고객을 물로 보는 것 밖에 안 된다. 3시간 동안 시술받으면서 물 하나 못 마시는 게 어디 말이나 되는 서비스인가?
간혹 11시에 예약해서 가면 항상 10~15분 정도 기다렸는데 처음에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이 가게가 손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겠다.
이 미용실은 심지어 한 곳에서 성공해 서너 군데로 확장 중인 프랜차이즈인데 다시는 이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지금은 이 가게가 사람이 끊기지 않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되지만 그 이유는 위치가 좋고 주변에 경쟁자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 가게는 앞으로도 잘 될까?
나는 장담하건대 이 가게는 반드시 망할 거라고 생각한다. 혹시나 이 글을 보고 뜨끔해서 변한다면 모르지만 그런 운이 이 가게에 있을까.
시장은 계속해서 변하고 새로운 경쟁자는 언제나 그랬듯이 나타난다. 지금 이 미용실 옆에 큰 대단지 상가가
들어온다. 그러면, 당연히 여러 미용실이 생겨날 테고 이 가게에 조금 불편을 느꼈던 사람들은 쉽게 이탈될 것이다.
그러면 서서히 손님이 줄테고, 사람을 정리하면서 영업해 보지만 매출을 점점 줄어들고 옆에 경쟁자가 나타나서 우리 가게가 안되는구나 하고 가게를 접을 테다.
망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모르고 말이다.
이번 경험을 통해 느낀 게 하나 있다면, 고객에 대한 서비스 마인드가 없는 사람은 장사를 시작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왜냐면 망할게 뻔하니까.
고객과 돈 중에 먼저 오는 것을 뽑으라면 고객이다.
고객이 몰리면 돈은 자연히 따라온다. 대신, 돈에 욕심 내면 고객은 반대로 멀어져 간다. 고객을 먼저 생각하면 고객이 감동하게 돼 있고 충성고객이 된다. 한 번 가는 게 아니라 열 번 밴 번 계속 가는 것이다.
고객은 귀신이다.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해 봤기 때문에 여기가 좋고 나쁜지 순식간에 눈치채고 이런 내용들은 사람들 입 그리고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간다.
지금 세상이 그렇다. 그러니 고객을 바보로 여기지 말고 소중히 모셔야 하는 것이다.
돈에도 눈이 달려 있다고 한다. 고객을 우습게 보는 사장님에게는 돈이 절대로 굴러 들어갈 리 없다.
많은 사람들이 나도 장사나 해볼까?라고 쉽게 얘기한다. 그런데, 한 번 스스로 생각해 봐라.
나는 정말 고객을 섬길 수 있는 사람인가?
고객을 위해 매일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인가?
돈보다도 고객을 먼저 챙길 수 있는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