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공개념 주장을 “사회주의적 체제 전환, 혁명적 접근”이라는 비판이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토지공개념이 자본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주장인데요.
(한겨레, 2026. 2. 2.,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242997.html>, 검색일: 2026. 2. 4.)
정당 간 합당 논의에서 나온 주장이기는 하지만, 헌법적 판단이 필요할 거 같아 몇 마디 적었습니다.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배타적 사용권과 처분권을 보장하면서도 토지 가치는 공유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토지를 공공재로 인식하는 부동산 정책입니다.
토지공개념의 기원은 헨리 조지(Henry George)의 사회개혁을 위한 토지제도의 구상입니다. 빈곤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고민하던 그는 그 원인이 소득분배의 불공정에 기인한다고 생각했고, 소득분배 불공정의 원인을 토지 소유의 불공평이라고 보았습니다. 즉 토지는 상속이 되고, 생산에 대한 기여가 없으면서도 토지소유권에 근거하여 사회적 잉여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소득분배 불공평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죠. 토지에 대한 권리를 이용권과 소유권으로 구분하고 소유권의 사유를 인정함과 동시에 이용권을 사회가 공유하는 새로운 토지 소유 형태를 구상하였고, 이것이 토지공개념의 모태가 되었습니다( 최정희․이윤환, “헌법상 토지공개념에 대한 고찰”, 법학연구, 제18권 제3호, 한국법학회, 2018, 372쪽).
토지공개념이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사용된 것은 1976년 건설부 장관 발언 이후 1978년 8·8조치를 내걸면서부터입니다. 이것이 하나의 제도로 체계화된 것은 1980년대 후반 토지공개념연구위원회가 구성되고 연구보고서를 통해 관련 법안의 기초가 마련되면서부터고요. 예를 들면, 택지소유상한법, 개발이익환수법, 토지초과이득세법 등입니다. 1988년 올림픽 이후에 땅값의 폭등으로 인한 사회적 불공평이 야기되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토지정책의 이념적 토대로서 많은 국민이 토지공개념 확대 도입에 찬성했다고 합니다.
정부가 당시에토지공개념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도시화, 산업화로 토지 수요가 급증하는 것에 비해 토지 공급이 제한되어 주택 등 건축 가능한 1인당 평균 대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둘째, 지가가 지나치게 상승하여 이로 인한 소득불균형이 심화하고, 공공사업비가 증가하고 물가 불안도 커진다는 것입니다. 셋째, 토지개발에 따른 지각의 급격한 상승으로 개발이익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토지 소유주 개인의 사익으로 변질되고 있는 점입니다. 넷째, 법인이 과도하게 토지를 소유하여 개인의 토지가 적고, 그것도 소수에 집중되어 있어서입니다.
1989년 발표된 토지공개념연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토지정책의 목표는 토지자원의 효율적 이용 촉진, 다양한 토지 수요에 대한 원활한 공급과 이를 통한 지가의 안정, 토지 보유의 저변확대입니다. 토지자원의 효율적 이용 촉진은 부족한 토지자원의 제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토지 이용의 효율화와 이에 따른 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것입니다. 토지 보유의 저변확대는 사회정책 차원에서 개인 간, 계층 간 왜곡된 부와 소득의 분배를 수정하는 기능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고요.
국가가 치중하는 토지정책의 기본 측면은 토지 수요와 공급을 통한 지가의 안정인데요. 그동안 정책이 공급 일변도로 토지 이용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데 치중했다고 평가하면서 토지에 대한 불필요한 가수요를 없애는 등 수요 측면의 조절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토지의 특수한 성격 때문에 토지라는 자원의 사회적 최적 배분이 어렵다고 보고, 이러한 시장의 실패가 토지시장에 대한 공공개입의 당위성을 제공한다고 파악합니다.
토지공개념 제도는 토지에 대한 사유재산제를 근간으로 하되, 토지이용규제, 토지세, 제한적 수용 등을 통한 시장 기구의 원활한 기능 활성화를 목표로 합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틀을 유지합니다. 다만, 공익 확보라는 전제 아래 토지소유자와 잠재적 토지소유자, 곧 공급자의 수요자 권리에 대한 부분적 제한과 이러한 시장개입과 권리 제한을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합의 또는 가치관을 토지공개념이라고 규정합니다.
토지공개념에 입각한 법률로는 「택지 소유 상한에 관한 법률」,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토지초과이득세법」을 꼽을 수 있습니다. 더 확대하면, 「토지 관리 및 지역균형개발 특별회계법」, 「종합토지세법」, 「부동산 가격 공시에 관한 법률」 등도 포함할 수 있습니다.
헌법에서 재산권은 개인이 자신의 책임에 따라 생활하는 데 필요한 경제적 대상을 소유할 권리입니다. 재산권은 생활의 물질적 기초를 확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 그 이상의 법률외적(法律外的)인 효력을 행사할 수는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재산권은 다른 사람을 지배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기 때문에 헌법은 그 내용과 한계를 법률로 정하여 재산권의 남용을 차단하고 있는데요. 공공복리에 적합하게 재산권을 행사해야 하는 헌법적 제한이 있습니다(헌법 제23조 제2항, 헌재 1989. 12. 22. 88헌가13).
특히 헌법은 제122조에서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재산권 중 소유권의 권능은 소유의 대상에 대한 관계인 동시에 타인에 대한 관계인 점에서 일종의 삼각관계입니다. 소유권은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절대적일 수 없습니다. “역사적으로, 소유권이 지니는 권한을 가장 강력하게 제약하는 원인은 다른 구체적인 권리와 이해관계가 다양하게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이지 ‘공적 소유권’이 아니었다. … ‘사적(私的)’ 이라는 것은 개인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다.”(Tay, Alice E. & Kamenka, Eugene, “재산권의 자연적, 사회적, 법적 기초”, 함재학 옮김, 법 및 사회철학 한국학회 엮음, 법철학과 사회철학 1, 교육과학사, 1991, 226쪽)
특히 토지 재산권의 경우는 토지소유자가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용도로 토지를 자유로이 최대한 사용할 권리나 가장 경제적 또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입법자는 중요한 공익상의 이유로 토지를 일정 용도로 사용하는 권리를 제한할 수 있습니다. 토지의 개발이나 건축은 합헌적 법률로 정한 재산권의 내용과 한계 내에서만 가능한 것일 뿐만 아니라 토지 재산권의 강한 사회성 또는 공공성으로 말미암아 이에 대해서는 다른 재산권에 비하여 더 강한 제한과 의무가 부과됩니다(헌재 1999. 10. 21. 97헌바26; 헌재 1998. 12. 24. 89헌마214, 90헌바16, 97헌바78(병합)).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바탕으로 한 근대 시민 헌법은 자본주의 모순으로 인하여 국가 통합의 위기에 봉착하자 사회주의적 요소를 수용하여 현대 사회(복지)국가 헌법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계급 간 갈등을 완화하려는 요청은 현대 헌법의 출발점입니다. 헌법은 재산권을 보장하되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헌법 제23조 제1항 후문)라고 하여 법률로 재산권을 규제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헌재 1989. 12. 22. 88헌가13).
그럼에도 헌법재판소는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택지 소유 상한에 관한 법률’, ‘토지초과이득세법’, 종합부동산세법 등에 대하여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으로써 토지공개념 관련 법률을 사실상 사문화했습니다. 토지거래허가제가 일부 시행되고 있을 뿐입니다.
토지공개념은 헌법의 가치와 이념에 부합하는 개념이고 헌법재판소도 확인한 개념입니다. 토지공개념 이념이 제대로 법제로 실현되지 않아서 문제입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문제가 없지 않고, 부실한 입법을 한 국회의 책임도 있습니다. 헌법에 부합하는 토지공개념 법제가 하루속히 정비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것이 위헌적인 면이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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