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어른이로 살아갈 나를 위한 곳
"이번에 가는 곳은 어디야?" "chuchu 파크야."
대답을 들었을 때 나는 당연히 '츄츄파크'를 떠올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 키즈 전용 펜션인가 싶었다. 기차와 레일바이크도 있고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고 해서 은근히 기대를 품고 도착한 이곳은 강원도 삼척에 있는 추추파크였다.
이날도 굉장히 더웠는데, 첫인상은 '오잉? 신세계 아울렛이 왜 여기에..?'였다. 연한 붉은빛이 도는 베이지 톤에 흰색이 섞인 외관 인테리어는 유럽풍 감성과 아울렛 매장을 동시에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정말 아름다웠다. 메인 건물 뒤쪽의 커다란 산과 강원도 산골 안쪽에 떡하니 자리한 멋진 건물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왜 여태 아무도 소개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다.
도착하자마자 로비에서 식사를 했는데, 배식받는 한식 메뉴였다. 요즘은 이런 한식집 찾기 어려운데, 정말 든든하고 맛있게 잘 먹었다.
드디어 이곳에 온 이유 중 하나인 기차를 구경하러 갔다. 숲을 배경으로 서 있는 옛날 감성의 기차는 그야말로 인스타 감성 그 자체였다. '여기 정말 잘 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더위를 뚫고 탄 기차는 약 2시간 동안 운행했는데, 중간에 여러 역에 정차하기도 했다. 정차한 곳에서는 도너츠, 떡볶이, 콩국수, 아이스크림 등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음식들을 판매했다. 배가 더 고프지 않았다면 시원한 콩국수 한 그릇 먹고 싶었다. 가격이 시중에서는 볼 수 없는 수준이어서, 아쉬운 마음에 아이스크림 하나만 먹고 메인 건물로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레일바이크 체험을 위해 약 10분간 차로 이동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코스라고 했다. 타기 전에는 계속 페달을 굴려야 할까 봐 힘들고 무서울까 걱정했는데, 막상 타보니 시원하고 정말 재밌었다. 중간중간 석탄 동굴도 지나가서 에어컨을 틀어놓은 것처럼 시원했다. 30분 정도의 코스였는데, 나중에는 바람을 맞는 게 약간 힘들어졌다. 그런데 딱 힘들어질 때쯤 코스가 끝나더라.
이어서 동물 체험장도 있었는데, 역시 사람은 기대하지 않아야 하는 걸까? 10분 정도 촬영만 하고 나가려 했는데 앵무새에 홀려 40분가량 머물렀다. 다양한 앵무새에게 먹이 주기부터 얇고 굵은 뱀을 목에 둘러보는 체험까지 해볼 수 있었다. 얇은 뱀을 만져볼까 싶어 0.5초 손을 대는 순간 이질감에 역겨워서 실패했다. 뱀이 뭐라고! 나도 이렇게 신나는데 어린아이들은 얼마나 즐거웠을까 싶었다.
열심히 구경한 뒤 체크인을 했는데, 객실도 매우 넓었다. 객실로 올라가는 길에 발코니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는 가족들을 봤다. 이런 경험을 위해 여행 오는 거겠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평화롭고 행복해 보였다.
추추파크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할 만한 액티비티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다. 아이들을 위해 만든 것 같지만, 사실 어른들도 충분히 즐겁다.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자연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하루 종일 놀고, 저녁 먹고 쉬다 보면 하루가 끝난다. 이곳은 하이원과 연계되어 있어 워터파크 할인 행사도 나중에 한다고 하니, 다음 날 시간이 남는다면 워터파크나 근처 삼척 해수욕장도 함께 둘러보면 좋을 것 같다.
게다가 가격도 저렴하다. 8월까지는 보통 성수기라 숙박비가 몇 배씩 뛰는데, 여기는 평일에 14만 원이면 영상 속 객실에 묵을 수 있다. 성수기에 이런 객실을 이 가격에 구할 수 없는데 정말 대박이다. 주말에도 26만 원으로 충분히 합리적이다.
방문객은 대부분 가족 단위였는데, 곳곳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 생각보다 한적해서 가족들끼리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좋다. 꼭 대단한 것을 해야 행복해지는 건 아니다. 함께 즐거운 경험을 하고, 훗날 이야기할 만한 추억을 쌓는 것. 그것이 여행의 진정한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