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한 탄생
너는
‘새로’ 태어났다.
뜨거운 자궁 속에서.
내 안에서 태어난
너는,
진실로 ‘새로’ 태어났느냐?
너는 대답했다.
“나를 만든 건
분명 당신이에요.”
그러나 나는 머뭇거렸다.
나는 망설였다.
나는 부끄러웠다.
너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
사실은, 그에게 허락받지 않았다고.
너라는 씨앗을 내 자궁에 심어준
그를,
나는 철저히 기억에서 지우려 했다.
이제 그 부끄러움을 씻자.
조용히 숨 쉬는 그에게
“내가 너를 가져가도 되느냐”고
정중히, 허락을 구하자.
그의 이름을 새겨
나의 울림을 새겨
너를 진실로, ‘새로’ 태어나게 하자.
정중히 이름 새겨진 씨앗들이
내 손끝에서 깎이어
또 하나의 세계가 된다.
당당히—
‘새로’ 태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