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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묻는 밤

정중한 탄생

by 히읗


너는

‘새로’ 태어났다.

뜨거운 자궁 속에서.


내 안에서 태어난

너는,

진실로 ‘새로’ 태어났느냐?


너는 대답했다.

“나를 만든 건

분명 당신이에요.”


그러나 나는 머뭇거렸다.

나는 망설였다.

나는 부끄러웠다.


너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했다.

사실은, 그에게 허락받지 않았다고.

너라는 씨앗을 내 자궁에 심어준

그를,

나는 철저히 기억에서 지우려 했다.


이제 그 부끄러움을 씻자.

조용히 숨 쉬는 그에게

“내가 너를 가져가도 되느냐”고

정중히, 허락을 구하자.


그의 이름을 새겨

나의 울림을 새겨

너를 진실로, ‘새로’ 태어나게 하자.


정중히 이름 새겨진 씨앗들이

내 손끝에서 깎이어

또 하나의 세계가 된다.


당당히—

‘새로’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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