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웃을 때 가장 아름답다.”
군 복무 시절 나는 아침에 자주 장군님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것도 크게 웃으면서, 방방 뛰면서 말이다. 그 누구도 재하자(在下者)와 상관이 연출하는 이 기가 막힌 장면에 대해 비난하지 않았다. 오히려 같이 손뼉을 치며 홍연대소(哄然大笑)했다.
투스타 장군부터 병사까지, 계급과 남녀노소를 초월하여 서로 크게 웃고 손바닥을 마주치는 이 흥겨운 모습은 ‘웃음체조’가 있기에 가능했다. 웃음체조란 큰 웃음과 손뼉 치기로 아침을 맞이하는 우리 부대의 독특한 일조행사였다.
엄혹했던 훈련소에서의 장도를 마치고, 신병생활을 시작하게 된 나는 이 웃음체조가 처음에는 여간 어색한 게 아니었다. 모든 게 생경하기만 한 자대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알아가고 낯선 업무에 적응하느라 분망히 지내는 내게 웃음은 사치였고, 잦은 실수와 미거함으로 신산을 맛보고 있던 이등병에게 웃음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업무와 생활에 점점 적응을 하기 시작했고, “낙천(樂天)은 사람을 성공으로 이끄는 신앙이다”라는 평소 좋아했던 헬렌 켈러의 언설을 떠올리며 긍정적인 자세와 태도를 스스로에게 주문했다.
이런 사고의 전환 후에 웃음 체조는 내게 즐겁고 유의미한 시간이 되었다. 군 생활에서 소소하게 발생하는 불유쾌한 감정들을 일소(一笑)에 날려버리고, 아침에 찌뿌드드한 몸과 마음을 홍소(哄笑)로 치유했다.
칼 조세프 쿠셀은 웃음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웃음은 마음의 치료제일 뿐만 아니라 몸의 미용제이다.
당신은 웃을 때 가장 아름답다.
국방의 임무에 매진하는 군인을 위시하여, 각박하기 그지없는 작금의 사회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선물은 ‘마음의 치료제’요, ‘몸의 미용제’일 것이다.
행복하기에 웃는 게 아니라 웃기에 행복하다는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생각처럼 웃음은 행복의 전제조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로, 웃음의 미학이 아닐 수 없다.
일소일소일노일로(一笑一少一怒一老)라 했다. 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지고, 한 번 노하면 한 번 늙는다.
최근 뜨거운 관심거리인 동안 열풍도 유쾌한 웃음이 그 해법이 아닐까? 웃음 체조로 점점 젊어지셨던 장군님과의 큰 웃음 섞인 하이파이브가 유달리 생각나는 날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크게 웃어보기를 권유한다. “당신은 웃을 때 가장 아름답다.”
* 위 칼럼은 <논객닷컴>에 송고한 글을 일부 수정하였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