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손

몸의 언어시리즈3

by sleepingwisdom

연꽃처럼 열린 손


말이 없었다

오직,

햇살에 젖은 너의 손끝만이

내 쪽으로 천천히 움직였다


작은 새처럼 떠는 손등

그 위에 떨어진

빛 한 조각이

숨을 멈추게 했다


손바닥이 천천히 열렸다

물 위에 젖은 연꽃잎처럼

떨림 없이,

조용히 피어올랐다


그 안엔

비워낸 듯 고요했지만

햇살에 각인된 선 하나하나가

마치 오래된 편지처럼 말을 걸었다


나는 입을 다문 채

그 손등에 내 눈길을 얹었고

그 순간,

마음이 먼저 울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이제는 안다

누군가를 안아줄 때

팔보다 먼저

손이 움직인다는 걸


그리고 가끔은,

그 손 하나가

세상 전체보다

따뜻하다는 걸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