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며
저녁이 말을 걸었다
하늘이 천천히 감겨온다,
보랏빛 숨결로 오늘을 덮으며.
구름은 사랑의 잔상처럼 번지고
가로등 불빛은 눈물처럼 고요하다.
버스는 창 너머 이야기들을 안고
살며시, 하루의 끝을 지난다.
붉은 신호는 아직 떠나지 못한 마음,
멀어지는 발소리도
어쩐지 아득하게 들린다.
이 거리의 온도,
이 하늘의 색,
잠시, 마음이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