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문영빌딩의 '유통기한 프로젝트'
영국 사회적 기업 '민와일 스페이스(Meanwhile Space)'의 프로젝트는 문영빌딩의 '유통기한 프로젝트'와 비슷한 발상의 사업화 가능성을 보여준다. 민와일 스페이스는 이름(Meanwhile: 그 사이, 그동안) 그대로 재개발 직전 건물의 쓰임새가 애매해진 것과 같은 바로 그런 시간에 개입한다. 건물주는 어차피 인기가 없는 건물을 임대해 수익을 거둘 수 있고, 민와일 스페이스는 비교적 저렴하거나 혹은 무료로 임차해 지역사회에 필요한 용도(소매점, 공유사무실, 문화 및 여가공간)를 제공한다. 그 건물주가 명성과 규모가 꽤 큰 기업형 디벨로퍼나 공공부문이라면 이런 활용을 통해 사회적 공헌에 기여하는 셈이 된다. 도시 전체적으로 보면, 일부 지역과 건물에서 확산될 수 있는 슬럼화를 막는 순기능 또한 있다.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로 서울 성동구 송정동의 '1유로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오래된 다세대 주택 건물 소유주가 공간을 사실상 무료로 임대하면서 이 동네 변두리의 낡은 건축물이 활력 넘치는 상업건물로 재탄생했다. 이 건물에는 커피, 요리, 반려견, 향수, 서핑, 정원, 사진 등 다양한 점포가 들어와 영업 중이다. 1유로 프로젝트는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유산으로서 가치가 있지만 텅 빈 채 방치된 고택 등 건축물을 단돈 1유로에 임대해 활용 방법을 찾고자 한 데서 유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