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현종과 양귀비
중국 당나라의 제6대 황제 당현종의 본명은 이징입니다.
당나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황제였어요.
문화와 예술에도 조예가 깊었다고 하죠.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당나라의 문학과 예술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인물입니다.
당현종은 왕후가 죽은 후 깊은 시름에 빠졌다고 합니다.
한때는 사랑했던 여인이었고 깊이 의지했던 왕후였기에
그녀의 죽음은 외로움과 공허함을 안겨 주었으며
큰 상실감에 빠지게 됩니다. 이를 지켜보던 환관은
현종의 외루음을 달래줄 빼어난 미모의 여인을 찾아 나섭니다.
환관이 찾아 나섰는지 현종이 스스로 미모를 탐하였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왕의 뜻을 알고 환관이 움직였다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당현종은 일곱번째 아들 이린의 아내에게 그만 눈이 돌아갑니다.
백거이의 장한가에서는 그들의 첫 만남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그가 좋아하는 미인이었고 그녀의 미모는 하늘을 감동 시켰네"
현종은 아무래도 예쁜 여자 킬러였던가 봅니다.
하기사 예쁜 여자 싫어하는 남자는 없을테지요.
하여간 며느리에게 반해버린 현종은 며느리를 취할 방법을 찾게 됩니다.
당시에는 도교 사상이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출가하여 도교에 입문하게 되면 과거의 모든 일은
지워진다는 사상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현종은 양귀비를
도교 사원으로 보내고 표면적으로 도를 닦게 합니다.
그리고 아들에게는새로운 여인을 소개해 주죠.
갑자기 아내가 집을 떠났으니 황망하였던 아들은
두 말 않고 새롭게 부인을 맞아들입니다.
그리고 당현종은 양귀비를 궁으로 불러들여 도교를 전파해줄
귀인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그 속사정을 짐작 못 할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하여간 그들은 그렇게 매일 밤을 사랑으로 불태웁니다.
당시 현종의 나이는 70이 넘었다고 합니다.
사랑이 깊어질수록 당현종은 정치에는 손을 놓게 됩니다.
그리고 양귀비가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죠.
그러다 난리가 터집니다. 그 난리라는 것도 백성의
고단한 삶을 보살피기 위함이었다기 보다는 대부분의 반란이 그러하듯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치고 받는 싸움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입니다. 반란의 무리들은 궁궐로 쳐들어오고
깜짝 놀란 황제는 양귀비를 이끌고 피난길에 오릅니다.
수도 장안을 떠나 멀고 먼 피난길이었겠지요.
화려하고 호사스러운 생활을 하던 그들에게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굶주림에 지친 백성들과 병사들은 불만을 토하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이 양귀비의 탓이니 죽여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뒤로는 반란군의 무리가 쫓고 있는데 서둘러야 할 병사들은
움직이려 들지 않습니다. 양귀비를 죽여야 길을 떠나겠다고 합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당현종은 환관에게 눈짓을 합니다.
눈치 빠른 환관은 커다란 나무에 줄을 매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양귀비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함을 간곡히 부탁합니다.
정말 부탁이었을지 은밀한 압박이었을지는 모르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 양귀비는 스스로 목을 매고
마치 눈물을 훔치는 듯 옷자락으로 눈을 가리고 있던 현종은
양귀비의 목숨이 끊어지는 모습을 뒤로 하고 다시 피난을 떠납니다.
후에 궁으로 돌아온 당현종은 그 날의 일을 잊지 못하고
후회를 하고 땅을 치고 울었다고 합니다.
뭘 이렇게 어렵게 말하냐고 했어.
그냥 헤어지자고 하면 될 것을.
처음부터 영원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거든.
차라리 이제 그만 만나자고 했다면 욕은 안했을 것 같아.
이제 끝날 때가 됐구나. 그랬을거야.
새벽녘이었습니다. 술에 취한 그녀의 목소리는 오히려 편안하게 들렸습니다.
만나서는 안 될 사람을 만나고 있던 그녀였습니다.
한 번은 면전에서 욕지거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게 무슨 사랑이냐고. 그냥 속궁합이 좋은 거 아니냐고.
아주 친한 사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을 겁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머리 끄댕이를 잡고 싸워도 몇 번은 싸웠겠지요.
만날 때마다 나는 그녀에게 그만 헤어지라고 했습니다.
40이 넘도록 골드 미스를 외치던 그녀였으니까요.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외모와 누구나 시샘할만한 월급을 받던 여자였습니다.
초등학교 동창 모임이 문제였어요.
한 순간에 눈이 맞아버렸거든요. 둘을 보는 순간 뭔 일이 터져도 터지겠구나
생각했었는데 나는 참 촉이 좋은 것 같습니다.
1년의 시간을 둘은 한 시도 떨어지지 않았어요.
나는 그녀에게 더러운 년이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진심이었어요. 나는 그들이 사랑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요
어떻게 너가 그래?
어떻게 너가 나한테 그런 모습을 보여?
내가 왜 이혼했는지 너 몰라?
친구라는 년이 그것도 가장 가까운 친구라는 년이 똑같은 짓을 해?
내 앞에 다시는 나타나지마. 이 더러운 년아.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다시 나타난 그녀는 울고 있었습니다.
나즈막히 들려오는 흐느낌이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속 시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다시 욕지거리를 뱉어냈습니다.
미친 새끼. 당현종을 엇다 대고 비유를 하는거야.
하여간 글 좀 쓴다는 새끼들은 온통 가식 투성이야.
그래도 그녀를 양귀비에 빗댄건 용서해야겠죠.
예쁘기는 정말 예쁜 여자니까요.
그렇다고 오해는 하지 마세요. 성질머리는 친구가 훨씬 좋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