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리더에게 바라는 점이란

TF 1차 과제 진척 현황 발표 메일을 받았다. 

지난주부터 계속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미뤄두고 있었는데 공식적으로 진척 사항을 공유해달라는 메일을 받았다.

안그래도 해야할 일이 많았는데 일단 힘에 부쳤다.

그래도 내가 하겠다고 말한 일이니, 내가 한 말 그리고 행동에는 책임을 져야했다.

의도치 않게 맡은 역할이 TF장이라서 그런가 팀원들한테 말하기보다는 내가 조금 더 많이해서 짐을 덜어주고 싶었다. 내가 이렇게 부담을 느끼는데 후배들은 오죽할까 싶어서였다.

그리고 자꾸 리더라고 이런 저런 챌린지가 들어온다. 

본사에서도 과제 리더 워크샵을 진행하지 않나, 설문조사를 해달라고 하지 않나, 생각보다 일이 커져서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프트 안을 2시간 만에 만들기는 했다. 

나의 오늘의 결과물에 빠른 시간에 이렇게 개요와 얼개를 완성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고 스스로 뿌듯했다.

그리고 팀원들에게 방향성에 대해 공유하고 각자가 채워야할 파트에 대해 기한을 명시해서 표기했다.

내가 느낀 MZ세대는 어쨌든 방향성과 생각이 있는 리더를 좋아하지, 의견을 구한답시고 초안조차 구성되지 않고 회의를 소집하는 직책자는 싫어한다.

그래서 80%의 방향성만 제시하고 나머지는 구성원의 의견에 맡겼다.

초안만 짜줬을 뿐인데, 그 일을 맡은 후배들의 역량이 생각보다 뛰어나서 또 한번 놀랐다.

내가 신경쓰지 못한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파고들면서 자료가 완성되는 걸 보니 뿌듯했다.

이렇게 일을 잘하는 친구들이 기존 팀의 직책자들을 푸념하고 힘들어하는데에는 이유가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또하나 배웠다.

직책자는 팀원의 장점을 발견해서 적재적소에 업무를 나눠주고 팀 내 역할을 키워주는 것도 큰 역량이겠구나 라는 걸 말이다.

MZ세대가 무조건 워라밸만 중시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이번 중간발표회를 준비하면서 우리 애들은 휴일근무, 연장근무를 자처하면서 과제를 수행했다.

자신이 맡은 일에 책임을 가지고 더 나은 성과를 내기위해 노력했다.

이 친구들이 워라밸만 생각했다면 과연 굳이 추가 근무를 할 이유가 있었을까?

MZ세대로 묶였지만 이들 또한 개성을 지닌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재들은 왜 저래- 라고 생각하기 전에 직책자로서 얼마나 방향제시를 하고 이들의 역량을 끌어내려고 했는지 기성세대 또한 생각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