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라간다
분명 초록으로 태어났는데
초록이 아닌색으로 변해간다
거대한 생존 시스템의 최첨단에서
뜨거운 태양과 모진 비바람 맞으며
내 할 일 열심히 했지만
찬바람 부니 더는 할 일 없어
이제는 떨어질 날을 기다린다
봄바람 따스함에 피어나
가을바람 서늘함에 진다
이상하다
분명 쓸쓸하고 잔인한 슬픔인데
이렇게 아름다우니
덧씌워진 색을 벗고
떠날때를 기다려
이제는 나의 색으로 채운다
낙엽
슬프다
낙엽
슬프지만은 않다
# 작년 가을, 출근길 은행나무, 벗나무 단풍과 떨어진 낙엽을 보며 쓴 시입니다.
나무는 찬바람이 불어오면 겨울을 나기위해 준비를 합니다. 그 준비는 겨울내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 하기위해 잎으로 가는 통로를 스스로 차단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초록잎은 녹색빛을 내는 엽록소가 죽으며 노란색, 빨간색의 잎으로 변하고 점차 힘을 잃은 잎은 불어오는 바람에 떨어져 낙엽이 된다고 합니다.
분명 초록으로 태어나 열심히 일했는데 더이상 일을 못하니 낙엽이 되어 지는 모습이 슬펐습니다. 더이상 쓸모없어 버려지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름다운 색이 빛나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초록잎은 청춘을 다해 노력한 결과 온전한 나의 색을 찿았고, 사람들은 그 아름다움을 알아봐 주었습니다.
낙엽은 떠날때를 알고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모습으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