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걸렸네

by 가산

낮게 뜬 찌그러진 달
어김 없이 얕은 산등성이에 걸렸네

어린 날의 술잔엔 걸리지 않더니
산전 수전 닳고 닳은 낡은 술잔에 걸렸네

달아
너 참 밝구나
어린 날엔 밤거리 불빛에 가려
몰랐봤던 너의 밝음을
이제야 술 한잔 넘기며 삼킨다.

달아
너 참 처량하구나
차가운 서늘함이 내마음에 닿았네
홀로 외로움 다하는 처연한 눈물이
내잔에 가득하네

달아
오늘은
널 삼킨 나도 처량하구나.



# 달에 대한 첫번째 시입니다.

쓸쓸한 마음에 술한잔 하고 돌아오는길 밝게뜬 달을 보았습니다. 달이 저렇게 밝은건지 그때서야 알았습니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는 밤이 되어도 어둡지 않았고, 20대 때는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느라 밤하늘을 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어느덧 불혹을 넘기고 여러곳을 다니다 보니 밤하늘을 보게 되고, 달이 참 밝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술한잔 하고나니 쓸쓸한 마음이 더 내려 앉았는지

홀로 밤하늘을 지키는 달이 쓸쓸하게 다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