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Korea 다양성 평등 포용강의 후기
-Lecture of Diversity Equity Inclusion for Google Korea
구글 코리아에서 다양성 평등 포용 주간을 맞아 한국어 강의를 진행하고 일주일 후 영어로도 DEi Week 세션 중 하나로 영어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한국어 강의는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했기 때문에 강사 입장에서 매우 역동적인 느낌과 직원들의 높은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어 매우 기뻤습니다.
하지만, 한 주 뒤인 지난해 12월 1일 영어 강의는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의 리액션이나 화상 공간의 분위기 등을 전혀 파악할 수 없는 시각장애 강사로서는 지난 한국어 강의보다는 좀 덜 흥이 났다고나 할까요?
이번에는 작은 회의실에서 인사팀 담당 직원님과 조금 늦게 다른 여성 직원 한 분과 함께 오붓하게 강의를 진행했지요.
이번 강의를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한국의 장애인 관련 법이나 제도는 물론 미국과 분류체계와 지칭하는 언어도 다른 장애명 등을 최대한 자연스러우면서도 알기 쉽고 명쾌하게 번역하는 일이었습니다.
강의 한 달 전부터 여러 방법으로 검색하는 것으로 나라별 유사한 장애 표현 언어들도 보고 나름으로 적확하다고 생각되는 번역을 하고 영어 선생님인 친구한테 알려주며 서로 의견 나눔도 했습니다.
뭐 이런 식인데요.
“안면 장애를 뭐라고 할까?”
“Face disorder 어때? (농담이었음)”
“Disorder는 뭔가 못생긴 얼굴 같은 뉘앙스잖아?”
참! 영어 강의 체험과 공감 파트의 경우 회의실에 있는 인사팀 담당자에게 시도해 보도록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번 체험에는 포장된 크기가 모두 같은 팝콘과 꼬깔콘, 나초칩을 준비하고 미션 참가자에게 보여준 후 이 중에 뭘 먹고 싶은지 정하라고 하고는 안대를 착용하고 골라보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어 강의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영어 강의에서도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사실 이 체험 하면 보통 봉지에 싸인 스낵을 비 시각적 방법으로 탐색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찍으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당연히 적중률도 낮을 수밖에 없고요.
그런데 지금까지 저와 미팅에서부터 강의까지 많은 이야기와 메일을 나누셨던 인사팀 담당 직원께서 자신이 먹고 싶어 하던 팝콘을 고르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저는 이분이 어떤 식으로 탐색하는지 보고 바로 이해했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듣고 계신 직원분들을 위해 어떻게 보지 않고도 정확하게 고를 수 있었냐고 질문했습니다.
체험자의 말씀이, 각 과자의 모양이 달라서 각자 다른 소리가 난다. 예를 들어 팝콘은 바삭바삭한 소리가 아니라 뭔가 부드럽고 폭신한 느낌의 소리가 나고, 꼬깔콘의 경우 원뿔 모양에 가까운 물리적 공간이 생겨 무언가 빈 듯한 소리가 나며, 마지막 나초칩은 칩답게 얇고 바삭한 소리가 나서 찾을 수 있었다는 말씀을 해주셨지요.
와! 의도를 확실히. 파악하고 이렇게 똑똑하게 특징을 캐치하셔서 원하는 스낵을 쟁취하신 분은 처음이었습니다.
구글 코리아에서 처음부터 틀에 박힌 뻔한 강의를 원치 않으셨고, 기존 대기업에 공급되는 인강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데다가 다양성 포용에 관심이 많은 상황이다 보니 우연히 고용 공단에서 보수교육을 받으시던 *성님으로 인해 한국어는 물론 영어로 직장내장애인인식개선강의를 할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라면 그것이 일정 규모 이상의 외국계나 다국적 기업이라 해도 직장내장애인인식개선강의를 직원들에게 실시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구글 강의를 경험하면서 실무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국적은 고사하더라도 최소한 영어로라도 강의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강사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영어로 직장내장애인인식개선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좀 더 만들어 가볼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번 구글 코리아 강의가 자 진행될 수 있도록 여러모로 애써 주신 인사팀 *성님, *화님과 *경 인사팀장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시간이 제법 지난 후 게으른 후기를 쓰다 보니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생겼는데요.
이 강의 이후 2월에 송도 국제도시에 있는 조지메이슨대학교 한국 캠퍼스에서 교수님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기회를 얻었답니다.
언제 또 쓸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또 흥미로운 강의 후기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