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떨 때 슬럼프가 오고, 그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하는 편인가요?
일이 잘 되면 참 좋겠지만, 아직은 상황이 안정적이지 않아서 그런지 한달에 한두번 정도 몸과 마음이 유난히 지쳐요. 이런 날이 오면 처음에는 술도 먹어보고 수다도 떨어보고 하였지만 지금은 상황도 여의치 않고 그렇게 해도 다음날이 되면 훌훌 털고 일어나는 것이 역시나 어렵더라구요. 슬럼프가 여러 번 반복이 되다 보니 이제는 쳐지고 힘든 날이 오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면서 그 느낌 때문에 더 우울해져요. 왜 그렇잖아요, 어떤 일이나 사건으로 인해 슬럼프가 오면 그 일을 인내하거나 극복할 때 컨디션이 조금 나아질 수 있지만, 별일 없는 일상에서 닥치는 컨디션의 저조함을 극복하기란 진짜 신나는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쉽지 않더라구요. 이렇게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며칠이 다가오면 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제로가 되면서 운도 탓해보고 미래를 비관하기 시작하고 어깨를 잔뜩 움추린 채 다니죠. 그렇지만 좋은 일이 벌어지기를 기다리며 이렇게 쭈그려 살 수만은 없으니, 저는 슬럼프가 오면 더 규칙적으로 이를 닦고 샤워를 하고 밥을 챙겨 먹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요. 마치 군대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옷을 입고, 양치질을 하고, 침대에 눕지요.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정도로 걷기 등의 가벼운 운동을 하기 위해 외출을 해요. 울렁이는 마음을 붙잡아 두기 위해서는 일상의 일들을 철저히 루틴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필요해요. 몸이 신경을 써서 규칙적으로 움직이면 하강하던 마음도 서서히 착륙해요. 다시 오르기 위해 조금 더 이런 루틴을 반복하죠. 일상의 일들을 무너뜨리지 않고 제대로 해내는 것, 제가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