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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동중독기자 Sep 20. 2023

'바프'로 남겨야 할 건 사진이 아냐

[운동에세이] 우리가 바디프로필을 찍어야 하는 진짜 이유

이른바 '바프'를 찍은 지 1년.  보정까지 거쳐 근사한 사진이 메일로 왔지만, 난 그 사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물론 그 사진은 몇 달에 걸친 극한의 다이어트와 운동, 자기 절제의 결과다. 뿌듯하기도 하지만 그런 감정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이젠 난 그 사진을 거의 보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자주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보는 건 지금의 내 몸이다. '바프' 1년이 지난 지금, 난 아직도 배에 복근을 갖고 있다. 소위 말해서 1년, 365일 복근을 갖고 있는 유지어터가 되었다.


그렇다면 1년 내가 찍은 사진은 무슨 의미로 남았을까? 우린 '바프'를 찍어야 할까? 찍어야 한다면 왜 찍어야 할까?


"우리의 인생은 사진이 아니라 동영상이에요"


가수 김종국 씨가 바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마무리로 한 말이다. 김종국 씨는 바프에 목숨을 걸지 말라는 의미로 이러한 말을 했을 것이다. 바프 사진은 그냥 지나간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연속된 동영상과 같다. 찰나의 순간에 나온 좋은 몸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을 준 걸까? 정말 공감이 되는 말이었다.


바프 사진으로 뭐 할 건데?


솔직히 말해서 사진은 자기만족이다. 가장 몸이 좋을 때 자신의 모습을 남긴다는 의미...그 정도일 것이다. 지인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 아닌 자랑을 한다든지, 뿌듯해하는 기분을 느낀다든지 그런 정도일 뿐이다. 사실 바프 사진 만으로는 얻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기분은 그때뿐이다.


그럼 바프 찍지 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바프가 충분히 찍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진 때문은 아니다. 사진은 일종의 목표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그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바로, 나를 극한까지 몰아붙이면서 얻을 수 있는 자기 절제의 경험, 식단 관리의 노하우, 운동 습관, 성취감이다. 너무 뻔한 이야기 아니냐고? 그리고 요요가 오고 유지에 실패하는 경우는 어떻게 설명할 거냐고?그렇다. 그래서 과정이 중요하다. 다음에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이다.


올해 좋은 몸을 원하면 작년부터 준비했어야 했다.


많은 광고들이 겨울이나 봄쯤에 이런 문구로 마케팅을 한다. 


"올여름 준비 지금부터 하세요." 


틀렸다. 올해 여름 좋은 몸을 원한다면 지난해부터 준비해야 한다. 바프도 마찬가지다. 나의 경우, 1년 넘게 운동을 지속한 뒤 바프에 도전했다. 때문에 과정이 그렇게까지 힘들고 몸에 무리가 가지 않았다. 다이어트도 직전 한 달 정도만 강도를 높였을 뿐이었다. 그렇게 무리하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았다.


대부분은 무리를 한다. 2달 만에 바프?


이런 경우를 난 정말 추천하지 않는다. 2달 만에 바프란 건 그저 다이어트를 좀 하는 정도에 그칠 뿐이다. 몸이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어느 정도에 수준에 이르면 1년에 1kg 근육을 늘리는 것도 정말 쉽지 않다. 하물며 체중감량을 진행하며 근육량을 늘리기는 정말 쉽지 않다.


대부분은 바프에 들어갈 당시엔 다이어트가 필요한 상태다. 그런데 근육량 증가라는 게 어느 정도 칼로리 과잉을 유지하며 고강도의 운동이 수반돼야 하는데 다이어트를 하며 근육량을 증가시키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대부분 일반인의 바프는 다이어트가 되기 쉬운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기간마저 짧다면? 바프는 '무리한' 다이어트가 되는 것이다. '무리한' 다이어트의 결과는 결국 요요와 유지어트의 실패가 될 것이다.


 '바프'도 그저 과정일 뿐이다. 동영상의 한 컷일 뿐이다.


그래서다. 많은 돈과 시간, 노력이 드는 바프를 현명하게 활용해야 한다. 적절한 시기에 내가 몸이 준비되었을 때 더 한 단계 나아가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내 경우엔, 6개월 정도 유산소와 맨몸운동을 꾸준히 한 상태에서 피티를 등록했다. 그 마저도 3달 동안은 바프 생각도 없이 프리 웨이트를 배웠다. 바프를 찍겠다는 생각은 피티를 3달 동안 정도 진행한 뒤였다. 왜? 운동에 목표가 있어야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무언가를 배우면 그 수행능력치는 천천히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며 발전하는 게 아니라 계단식으로 어느 순간 갑자기 발전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정체기를 극복하지 못해 중간에 배우거나 노력하기를 그만둔다.


그런 정체기를 극복하기에 좋은 수단이 바프다.


운동이 솔직히 처음엔 재밌지 않다. 힘들고 지루하고 귀찮다. 특히, 근육운동으로 넘어가면 운동의 강도도 더 높아지기 때문에 그걸 견디기가 쉽지는 않다. 그럴 때 바프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식단 조절과 내 운동의 강도를 한 번 높여보는 경험을 하면 나중에 스스로 자립해 운동을 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된다.


바프 날짜가 정해지고, 도달해야 하는 체중 감량, 원하는 체지방률 수준이 설정되면 어느 정도의 압박을 받게 되고 목표의식이 생긴다.


나는 88kg에서 78kg으로 감량이 된 상태에서(참고로 나의 신장은 180cm) 피티를 받기 시작했고 최종 바프 촬영일의 체중은 68kg였다. 총기간은 6개월이었다. 한 달에 2kg씩 감량한 셈이었다.

그리고 바프를 찍은지 1년이 지난 지금, 체중 73kg를 유지하고 있다. 체지방률도 복근이 보일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최근 제주도 스쿠버 다이빙 투어에서의 필자의 모습

급하게 체중을 감량하지 않고 꾸준히 장기간 체중 감량과 근육운동을 병행했기에 몸의 변화를 오랫동안 체감할 수 있었고 운동에 재미를 더 붙일 수 있었다.


마지막. 건강한 바프 성공의 4가지 조건


1. 사진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2. 적어도 운동을 1년 이상 꾸준히 한 상태에서 도전하라. (고강도 운동을 소화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확보)


3. 단기간 체중 감량보다는 6개월 이상 기간을 설정하고 꾸준히 체중을 감량해라.


4. 바프를 통해 사진보다는 체중감량, 식단조절의 노하우와 운동법을 습득하는데 집중해라. (이건 이후에 다른 글을 통해 자세히 쓰겠다)


5. 운동을 통해 이루어지는 내 몸, 내 생활, 내 멘털의 변화에 주목하라.  

 

화려한 사진에만 열광하지 마라. 진짜 열광해야 할 것은 몸을 유지하면서 바뀌는 내 삶과 내 주변 사람들의 반응, 라이프 스타일과 내 멘탈의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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