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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동중독기자 Sep 25. 2023

[8화] 살 빼려면 닭가슴살 먹지 마

닭가슴살에 대한 통념에 도전하자

다이어트하면 닭가슴살을 떠올린다. 대부분의 다이어트 식단에, 또 PT를 받으며 트레이너가 짜주는 식단엔 대부분 닭가슴살이 들어있다.


그런데, 왜 다이어트나 근육량 증가를 위해서는 닭가슴살을 먹어야 하지란 의문을 품어본 적 있는가? 왜, 왜 하필 닭가슴살이란 말인가. 


익숙한 명제에 도전하는 일은 의외의 깨달음을 제공할 수도 있다. 이번 글에선 '다이어트 식단=닭가슴살'이란 익숙한 명제에 작은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



'7화'에서 내가 제시한 식단은 아무 단조로운 식단으로 되어 있다. 닭가슴살(단백질), 오트밀(탄수화물), 그 외 과일과 채소들. 



다이어트 초기 필자가 했던 식판식


하지만 1년 동안 20KG을 감량하는 동안 나 또한 저 식단만을 고집한 건 아니었다. 아니, 불가능했다. 솔직히 저것만 먹고는 멘털이 버텨주지를 못한다. 음식을 참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불러온다.


변화 1. 탄수화물을 안 먹으니 현기증이...


다이어트 초반엔 저탄수 다이어트를 했다. 일주일은 아예 탄수화물을 끊기도 했다. 닭가슴살과 채소만 먹었다. 며칠 지나니 현기증이 오기 시작했다. 극단적 저탄수 다이어트의 부작용이었다. 


혹자는 2주를 견디면 부작용이 없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난 바로 탄수화물 섭취를 재개했다.  그런 무리한 다이어트는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탄수화물을 양을 꽤 줄이긴 했다. 일단 밥을 먹지 않았고 모든 탄수화물은 오트밀로 보충했다. 전체 섭취 칼로리도 다이어트 전보다 낮아진 것은 물론이다.


변화 2. 빵과 디저트에 대한 식탐이 생기다.


원래 난 단 것을 매우 좋아하지 않았다. 과자, 빵은 거의 먹지 않았다. 그런데 다이어트 이후로 단 것과 빵에 대한 욕구가 생겼다. 특히, 바디프로필 직전에 단 것과 빵에 대한 욕구는 거의 최고조에 달했다. 바디프로필 촬영일 아침에 크리스피크림에 가서 도넛을 40개를 구입했을 정도였다. 


덕분에(?) 난 지금도 디저트를 종종 먹는다. 하지만 여전히 73KG 내외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극단적 식단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말; 식단은 다양해야 지속가능하다.


바디프로필 촬영일 직전을 제외하고는 앞서 언급한 기본 식단에서 다양한 변형을 시도했다.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단백질 = (기본) 닭가슴살 = (대체식) 고등어, 이집트콩(다른 콩류도 포함), 두부, 회, 계란

탄수화물 = (기본) 오트밀 = (대체식) 잡곡밥, 파스타, 국수, 통밀빵

다양한 과일 = 방울토마토 등 너무 달지 않은 과일은 다

채소 = 양상추, 올리브, 파프리카, 오이, 당근,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밥이나 달걀로도 대체 가능하다


주의를 하나 드리자면 꼭 이것을 먹을 필요는 없다. 여기서 핵심 메시지는 우리의 목적인 닭가슴살을 먹는 게 아니라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다. 따라서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이면 닭가슴살로 대체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떤 음식이 닭가슴살을 대체하는지는 온라인에 정보가 넘치니 여기서 언급하진 않겠다. 탄수화물, 야채도 마찬가지 논리가 적용된다.


우리는 3대 영양소(단백질, 탄수화물, 지방)만 섭취한다는 목적만 달성하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의문이 한 가지 들 것이다. 왜 지방은 없냐고? 우린 다이어트 중이다. 지방은 태워 없애야 하기 때문에 식단에 넣지 않는다. 다른 음식에 소량의 지방이 있기 때문에 일부러 지방이 든 음식은 식단에 넣지 않는다)


그렇다면 닭가슴살은 왜 다이어트의 대명사가 되었을까?


이렇게 다양한 대체 식재료가 있는데 왜 닭가슴살은 다이어트의 대명사가 되었을까? 내 생각은 가장 가성비가 좋고 조리하기 쉬우며 지방함량이 적기 때문이다. 또 보디빌딩 선수들이 애용하면서 미디어에서 알려진 탓도 클 것이다. 


그러나 우린 보디빌딩 선수가 아니라 그저 적절한 체중 감량을 원하고 더 건강하고 탄탄한 몸을 그리고 날씬 몸을 유지하고 싶은 보통 사람일 뿐이다.



에어프라이어에 고등어를 야채와 함께 굽기도 했다


따라서 닭가슴살이 좋지만 꼭 닭가슴살만을 매 끼 먹어야, 닭가슴살만을 고집해야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제발 오해를 풀자.


다양한 식단의 기쁨과 즐거움


단조로운 식단이 지겨워지는 다이어트 중후반이 되자 난 다양한 건강 식단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평소 요리를 좋아했던 나로서는 아주 즐거운 일이었다. 이미 식단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입이 깨끗해지는 경험(이 경험에 대해서는 따는 별도의 꼭지로 글을 쓰려고 한다)을 한 상태여서 더 다양한 건강식단이 궁금해졌다.


이를테면 빵이 먹고 싶지만 사 먹을 순 없었다. 시중의 빵은 밀이 베이스인 데다 설탕과 버터 등 다이어트에는 금기시되는 것들이 잔뜩 들어간다. 다이어트 중에 진짜 빵은 피해야 한다. 


그런데 빵이 먹고 싶다. 그래서 빵 대체식을 찾았다. 아래 사진은 요거트 오트밀 빵이다. 계란과 요거트, 오트밀이 주재료다. 요거트의 지방이 조금 맘에 걸리지만 빵에 대한 욕구를 대신하기엔 아주 좋았다. 약간의 견과류와 건포도를 추가하면 약간 달달한 맛도 즐길 수 있다. 조리도 전자레인지만으로 가능하다. 레시피는 유튜브에 차고 넘친다.


필자가 직접 구운 요거트 오트밀 빵


빵을 아예 안 먹은 것도 아니었다. 베이글은 가끔 괜찮았다.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밥도 원 없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땐 브로콜리의 사촌인 콜리플라워라이스를 활용하면 된다. 콜리플라워는 브로콜리의 사촌쯤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게 이 콜리플러워를 잘게 갈아 쌀처럼 보이게 만들어 시중에 판매하는 것이 콜리플라워라이스다. 


이 음식이 참 영악한 게 볶으면 영락없는 밥이다. 때문에 볶음밥을 할 때 밥에 적당량을 섞어 볶으면 밥을 마음껏 먹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물론 쌀이 아니니 탄수화물을 먹는 게 아니라 당신은 채소를 더 먹는 셈이 된다. 


볶음밥에 기름이 들어가지 않냐고? 올리브 오일을 약간만 쓰면 된다. 제발 닭가슴살 아니면 안 된다는 낡은 통념을 벗어나자. 기름 쓰면 큰일 난다는 겁도 내지 말자.


아래 사진은 카레 가루에 밥 약간, 콜리플라워라이스, 토마토, 닭가슴살을 볶아서 만든 카레볶음밥이다. 매번 이렇게 먹을 수는 없지만 식단이 질릴 때 이렇게 변주된 식단을 먹는 것은 긴 다이어트 기간을 견딜 수 있는 활력소가 된다.


필자가 만든 카레 볶음밥



식단을 놓지 않고, 과정을 즐겼다


이것저것 다 먹었는데 어떻게 20kg이나 뺐지 하는 의문을 갖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거짓말 아니냐고. 고백을 더 하자면 사실 바프 전까지 간혹 술도 먹고, 해외출장 가서는 일주일 정도 그냥 식단을 놓고 막 먹기도 했다.(심지어 이건 바디프로필 직전이었다.) 취재 나가서는 일단 식당 가서도 취재원과 식사도 꽤 했다.(식당 가서도 식단을 할 수 있다. 이 비법도 다른 글에서 다루겠다.) 


그런데도 20kg 감량에 바디프로필까지 찍을 수 있었던 이유는 어쩌다 이루어지는 일탈에 멘털이 무너져서 식단과 운동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도승이 아니다. 그럴 수 있다. 문제는 한 번의 실패에 무너지지 않고 일어서서 다시 운동과 식단을 시작하는 용기이다.


기본적으로 엄격한 식단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너무 힘들거나 다른 게 먹고 싶으면 위에서 설명한 변주된 식단을 만들어 먹는 것을 즐겼다. 물론 식단을 하더라도 양은 잘 통제해야 한다. 


다이어트가 고행이 되지 않고 내 식습관을 바꾸고, 내가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고, 내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도록 하자. 


당신은 할 수 있다. 나도 했다.


추신. "살 빼려고 닭가슴살 먹지 마"란 제목은 특정한 음식만을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다이어트 통념을 깨자는 이 글의 핵심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역설적인 표현이다. 문구 그대로 받아들이는 오해는 하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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