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가 궁금해 (40) 쥬얼 오스코 예약 없이 가능...화이자 세번째
코로나19 부스터샷(3차 접종)을 맞기로 했다. 2차(5.5)를 맞은 지 6개월 지난 시점에서 ‘언제 맞지?’ 시기를 저울질하던 터였다. 예방 효과가 6개월 뒤면 크게 떨어진다는 보도도 있고, 돌파감염이 늘면서 겨울철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도 커지는 상황.
실제 일리노이에서도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한 신규 확진 증가세가 확진율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시점이었다. 지난 6월 18~24일 0.6%까지 떨어졌던 일리노이 주간확진율이 최근 3.3%(11.24 현재)까지 올랐다. 물론 재확산 정점을 찍었던 지난 8.13~19 5.4%보다는 낮은 수치.<관련기사: 일리노이 확진율 3%대 두달 전 회귀>
게다가 별안간 ‘오미크론’(Omicron)이라는 남아공발 새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세계가 다시 패닉에 빠지는 분위기도 한 몫 했다. 남아공을 초토화(!)시킨 이 변이는 그 강한 전염성과 어쩌면 백신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와 뒤섞여 전세계 공포를 확산하고 있다.
11월 27일 영국에서도 2명 확진자가 나왔고 독일과 체코에서도 의심 사례가 확인되는 등 이미 전세계 확산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팽배한 상태. 미국을 포함 각 국이 다시 빗장을 걸어잠근 것도 그만큼 이 변이 바이러스가 위협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은 아직 없다지만, 발병은 시간문제.
그래서 추수감사절 연휴 이번 기회에 부스터샷 맞기로 했다.
아직 백신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제3세계를 도외시하는 추가 백신 접종에 대한 비판이 많은 게 사실이다. 선진국 살겠다고 후진국 죽이는 꼴, 이런 비판도 타당하다. 부족한 백신이 미국에서는 넘쳐나는 것도 비판 대상.(이런 관점에서 백신 안 맞겠다고 버팅기고 나아가 ‘맞지 말라’ 선동하는 놈들, ‘마스크 쓰지 말라’ 저만 죽으면 됐지 다른 사람들 끌어들이려는 놈들만큼 고약하다. 물론 그 놈이 그 놈. 무식하다 못해 무례한 짓거리들. ‘전염’이라는 거, 내가 잘해야 남도 산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개무시. 그게 정치적 이유라면 더 나쁘고.)
그래서 머뭇댔지만, 미국이 부스터샷 접종을 결정했고, 최근 접종 제한을 풀어 원하는 성인 누구나 맞을 수 있도록 했다. 그만큼 미국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안 맞는 사람들 맞게 하는 게 최선이지만 6,000만 명 넘는 미국민들 여전히 안 맞는다니 어쩐다.)
차 타이어 점검하고 나오는 길에 먼저 월그린을 들렀다. 2차 접종까지는 정해진 곳에서 맞았지만, 부스터샷은 원하는 데서 맞을 수 있다. 월그린, CVS를 포함해 대형 마트 내 ‘약국’(pharmacy) 등에서 접종이 가능하다. 예전엔 예약을 해야했지만, 접종 자격 제한이 풀리면서 대부분 워크-인(walk-in. 예약 없는 방문)도 가능하다.(지금도 예약이 필요한 곳이 있을 수도)
리버티빌 월그린 직원 “오늘은 접종 불가. 다른 월그린 가볼래?” 약사가 없다나 뭐라나… 뭐 여긴 패스.
마트 내 약국은 예약 없이 접종 더 쉽다는 얘길 오래전부터 들은 지라 월그린 안되면, 월마트나 타깃 여기 약국 가자 했다. 월그린 가는 길 바로 옆 몰에 있던 쥬얼 오스코.
약사가 “예약했어? 아님 워크 인?” 묻는다. 워크인이라고 했더니 한 쪽 테이블에 놓여있는 접종 동의서(consent form) 쓰란다. 접종은 오전 11시부터고 알려준다. 이때가 10:39. 쓰고, 접수창구에 제출했더니 ‘고혈압 당뇨 있냐” “어디 아픈 데 없냐” 묻더니 “주사는 왼팔에 맞는 거 맞지?” “화이자 맞지?” 묻는다. 그리고 뭔가 PC에 열심히 타이핑하더니 “됐다”면서 “준비되면 부를테니 가 앉아있어라” 한다. 그냥 하라는대로 하면 된다.
다른 쪽에서 약사 한 명 열심히 백신 주사 놓고 있었다. 모두 부스터샷 맞으러 온 건 아닐테지만, 백신 맞겠다고 온 사람들 그 시각에 제법 있었다.(참고로 백신 무료 접종해주는 것들. COVID-19, 독감(Flu), 대상포진(Shingles), 파상풍·백일해·디프테리아(TDAP),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 등)
이름을 불러 들어가면 “왼팔 맞지?” 묻는다. 그리고 두 번 “화이자 맞지?” 묻고 접종. 살짝 따끔. 화이자 1, 2차 때도 ‘맞은 거 맞아?’ 할 정도 후유증 없이 지나가 이번에도 큰 걱정은 안했다. 교차접종 가능하다니 ‘더 효과 좋다’고 남들 말하기도 하는 모더나 맞을까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일관되게’ 화이자 맞기로 했다. 잘한 거 같다.
이제 또 6개월은 벌었다. 어차피 전문가들 독감예방 주사처럼 코로나19 백신도 매년 맞아야할 것으로 예상하는 바, 그렇게라도 해서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19 좀 비껴갔으면 좋겠다. 먹는 치료제도 나온다니, 이게 게임 체인저가 됐으면 하는 기대도. 새로 등장한 오미크론, 우려만큼 큰 피해 없이 지났으면 좋겠다. ‘백신 무력화’ 여기까지는 이르지 않기를.
백신 만능주의를 경계한다. 마스크 더 잘 쓰고, 손 더 깨끗이 씻고, 사람 많은 공공장소 가급적 안갈 일이다. 백신 안 맞겠다는 선동가들, 때리진 말아야겠다.
<13:00.1127.흙.2021.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