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시카고에서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3차접종) 맞기

시카고가 궁금해 (40) 쥬얼 오스코 예약 없이 가능...화이자 세번째

코로나19 부스터샷(3차 접종)을 맞기로 했다. 2차(5.5)를 맞은 지 6개월 지난 시점에서 ‘언제 맞지?’ 시기를 저울질하던 터였다. 예방 효과가 6개월 뒤면 크게 떨어진다는 보도도 있고, 돌파감염이 늘면서 겨울철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도 커지는 상황.


실제 일리노이에서도 백신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한 신규 확진 증가세가 확진율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시점이었다. 지난 6월 18~24일 0.6%까지 떨어졌던 일리노이 주간확진율이 최근 3.3%(11.24 현재)까지 올랐다. 물론 재확산 정점을 찍었던 지난 8.13~19 5.4%보다는 낮은 수치.<관련기사: 일리노이 확진율 3%대 두달 전 회귀>


게다가 별안간 ‘오미크론’(Omicron)이라는 남아공발 새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면서 세계가 다시 패닉에 빠지는 분위기도 한 몫 했다. 남아공을 초토화(!)시킨 이 변이는 그 강한 전염성과 어쩌면 백신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와 뒤섞여 전세계 공포를 확산하고 있다.


11월 27일 영국에서도 2명 확진자가 나왔고 독일과 체코에서도 의심 사례가 확인되는 등 이미 전세계 확산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팽배한 상태. 미국을 포함 각 국이 다시 빗장을 걸어잠근 것도 그만큼 이 변이 바이러스가 위협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은 아직 없다지만, 발병은 시간문제.


그래서 추수감사절 연휴 이번 기회에 부스터샷 맞기로 했다.

쥬얼 오스코 약국 한 켠에서 약사(오른쪽)가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아직 백신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제3세계를 도외시하는 추가 백신 접종에 대한 비판이 많은 게 사실이다. 선진국 살겠다고 후진국 죽이는 꼴, 이런 비판도 타당하다. 부족한 백신이 미국에서는 넘쳐나는 것도 비판 대상.(이런 관점에서 백신 안 맞겠다고 버팅기고 나아가 ‘맞지 말라’ 선동하는 놈들, ‘마스크 쓰지 말라’ 저만 죽으면 됐지 다른 사람들 끌어들이려는 놈들만큼 고약하다. 물론 그 놈이 그 놈. 무식하다 못해 무례한 짓거리들. ‘전염’이라는 거, 내가 잘해야 남도 산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개무시. 그게 정치적 이유라면 더 나쁘고.)


그래서 머뭇댔지만, 미국이 부스터샷 접종을 결정했고, 최근 접종 제한을 풀어 원하는 성인 누구나 맞을 수 있도록 했다. 그만큼 미국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안 맞는 사람들 맞게 하는 게 최선이지만 6,000만 명 넘는 미국민들 여전히 안 맞는다니 어쩐다.)


차 타이어 점검하고 나오는 길에 먼저 월그린을 들렀다. 2차 접종까지는 정해진 곳에서 맞았지만, 부스터샷은 원하는 데서 맞을 수 있다. 월그린, CVS를 포함해 대형 마트 내 ‘약국’(pharmacy) 등에서 접종이 가능하다. 예전엔 예약을 해야했지만, 접종 자격 제한이 풀리면서 대부분 워크-인(walk-in. 예약 없는 방문)도 가능하다.(지금도 예약이 필요한 곳이 있을 수도)


리버티빌 월그린 직원 “오늘은 접종 불가. 다른 월그린 가볼래?” 약사가 없다나 뭐라나… 뭐 여긴 패스.


마트 내 약국은 예약 없이 접종 더 쉽다는 얘길 오래전부터 들은 지라 월그린 안되면, 월마트나 타깃 여기 약국 가자 했다. 월그린 가는 길 바로 옆 몰에 있던 쥬얼 오스코.

접종 동의서 작성 후 오른쪽 접수 창구에서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약사가 “예약했어? 아님 워크 인?” 묻는다. 워크인이라고 했더니 한 쪽 테이블에 놓여있는 접종 동의서(consent form) 쓰란다. 접종은 오전 11시부터고 알려준다. 이때가 10:39. 쓰고, 접수창구에 제출했더니 ‘고혈압 당뇨 있냐” “어디 아픈 데 없냐” 묻더니 “주사는 왼팔에 맞는 거 맞지?” “화이자 맞지?” 묻는다. 그리고 뭔가 PC에 열심히 타이핑하더니 “됐다”면서 “준비되면 부를테니 가 앉아있어라” 한다. 그냥 하라는대로 하면 된다.

백신 접종 동의서. 이것저것 써야할 게 꽤 된다.

다른 쪽에서 약사 한 명 열심히 백신 주사 놓고 있었다. 모두 부스터샷 맞으러 온 건 아닐테지만, 백신 맞겠다고 온 사람들 그 시각에 제법 있었다.(참고로 백신 무료 접종해주는 것들. COVID-19, 독감(Flu), 대상포진(Shingles), 파상풍·백일해·디프테리아(TDAP),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 등)

무료 접종 백신들. COVID-19, 독감(Flu), 대상포진(Shingles), 파상풍·백일해·디프테리아(TDAP),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 등.

이름을 불러 들어가면 “왼팔 맞지?” 묻는다. 그리고 두 번 “화이자 맞지?” 묻고 접종. 살짝 따끔. 화이자 1, 2차 때도 ‘맞은 거 맞아?’ 할 정도 후유증 없이 지나가 이번에도 큰 걱정은 안했다. 교차접종 가능하다니 ‘더 효과 좋다’고 남들 말하기도 하는 모더나 맞을까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일관되게’ 화이자 맞기로 했다. 잘한 거 같다.

접종 끝나면 저 쿠폰도 준다. 200불 이상 사야한다는 건 함정.(왼쪽) 3차 접종 인증.(오른쪽)

이제 또 6개월은 벌었다. 어차피 전문가들 독감예방 주사처럼 코로나19 백신도 매년 맞아야할 것으로 예상하는 바, 그렇게라도 해서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19 좀 비껴갔으면 좋겠다. 먹는 치료제도 나온다니, 이게 게임 체인저가 됐으면 하는 기대도. 새로 등장한 오미크론, 우려만큼 큰 피해 없이 지났으면 좋겠다. ‘백신 무력화’ 여기까지는 이르지 않기를.


백신 만능주의를 경계한다. 마스크 더 잘 쓰고, 손 더 깨끗이 씻고, 사람 많은 공공장소 가급적 안갈 일이다. 백신 안 맞겠다는 선동가들, 때리진 말아야겠다.


<13:00.1127.흙.2021.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