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잠에 들지 못해도 결국 빛나는 건 '나'이니까
최근 들어 잠을 못 이룰 때가 많아졌어. 다음날 무언가 굉장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 한번 달아난 잠은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한참을 나를 괴롭히더라. 그럴 때면 아무런 생각 없이 가만히 누워있는 게 최선이라는데, 역시나 나는 매번 실패네. 잠 못 드는 내가 답답하기만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다 이유가 있더라. 내가 잠을 ‘잘’ 들지 못하는 이유. 끊임없이 생각이라는 걸 하는데 잠이 들 리가 있나.
누구는 멍 때리기가 가장 쉽다는데, 나는 그 쉽다던 멍 때리기가 태생적으로 되지 않는 사람인가 봐. 가령 A를 생각한다고 해봐. A를 넘어 B, 그리고 C. 그렇게 내 생각은 저 보이지 않는, 아니 일어나는 게 이상할 정도의 순간까지 퍼져나가곤 해. 그리곤 걱정을 시작하지. 때론 후회하기도. 그렇게 난 또다시 잠들지 못하는 밤을 보내고 말아.
그런데 말이야,
저 처량한 달빛이, 저 쓸쓸한 별빛이 나인 듯 불안하고 답답했던 그 걱정과 후회들에도 결국 반짝이는 건 저 달빛과 별빛이더라.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캄캄해도 그 속에서 결국 빛나는 건 나 자신인 거지. 그러니까 잠 못 이루는 이 밤들을 너무 힘들어하지는 않으려고. 지금 당장 잠에 들지 못해도 결국 빛나는 건 나이고, 이 밤은 다시 올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