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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ronica Mar 21. 2021

하루를 여는 '창'

매일 아침, 환기를 하다

  매일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며 틈틈이 환기를 한다. 양치 후 침대 정리를 하기 전에 안방 창문을 활짝 열고, 물 마시러 가는 코스에서 주방에 있는 작은 창문과 다용도실, 서재의 창문을 연다. 옷을 갈아입고서는 드레스룸 블라인드를 걷고, 창문 열기. 거실 창문은 내가 출근 준비를 하는 동안 남편이 집을 나서며 활짝 열고 나간다. 모든 준비를 마치면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열었던 창문을 닫고 출발. 이렇게 하면 적어도 집안 모든 공간을 10분 내지 20분 정도 환기를 할 수 있게 된다.


주말 아침 루틴. 창문 활짝 켜고 청소 하기!


  사실 ‘환기’의 습관은 엄마로부터 물려받았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엄마는 매일 창문을 열고 청소기를 돌렸고, 추운 겨울에도 예외는 없어서 방학에 늦잠을 잘 때면 아주 곤혹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엄마는 공기도 물과 같아서 고여 있으면 오염되기 때문에 매일 아침 바깥공기와 함께 순환시켜줘야 한다고 늘 말하곤 했다. 그 과정에서 내게도 아침마다 창문을 여는 일이 자연스럽게 새겨진 셈이다.


  문제는 내가 자라고 나서, 황사와 미세 먼지, 코로나 19 바이러스 등 예전과 달리, 외부와의 접촉을 한참 고민해야 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거다. 역병 이전엔 미세먼지가 심할 때, 출근길에 마스크를 쓰고 나가야 하는 상황인데도 환기를 시키는 게 맞는지 고민을 했었고, 국내에 코로나 19 첫 확진자가 막 생겼을 무렵에는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도 떠다닌다는 온갖 낭설이 많아, 창문을 열면서도 걱정을 했었다. 그런 순간마다 인터넷 등을 통해 환기를 해도 되는지를 검색해보곤 했었는데, 매번 결론은 “그럼에도 환기를 해야 한다”로 매듭지어졌다.


  내가 지금까지 찾아본 짧은 지식을 바탕으로 해보면, 어린 시절 엄마 말씀대로 고여 있는 공기는 물처럼 오염된다. 인간의 몸에서 끊임없이 생성되는 이산화탄소와 불로 요리하면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 등 1인 가구의 실내 활동만으로도 내부 공기는 충분히 오염될 수 있다. 특히 불을 써서 요리를 할 때 발생되는 오염 물질은 바깥의 미세 먼지와 생성 원리가 동일하다. 미세 먼지가 디젤 연료나 공장, 발전소 등의 연소로 인해 발생하는 것인데, 우리가 요리를 하기 위해 재료를 연소시키는 것도 동일한 원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바깥공기가 아무리 심각하게 나쁜 상황이라고 해도, 무조건 창문을 열어 내부 순환을 해줘야 한다. 물론 오랜 기간 열어 두면 바깥의 미세 먼지가 더 많이 들어와 환기 효과가 줄 수 있으니 10분 정도로 제한하는 게 좋다. 더불어 요리를 할 때마다 동시에 창문을 열어두는 습관을 길러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환기를 시킨 하루와 그러지 못한 하루의 실내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우선 아침에 환기를 해야 하니 졸음을 금방 쫓을  있고 상쾌한 아침을 만들  있다. 주말엔 괜히 늘어지지 않고 아침 시간 텐션을 높일  있다. 평일엔 시간이 한참 지났어도 퇴근  돌아왔을 때엔 꿉꿉한 느낌이 남아 있지 않아 기분이 좋다. 그리고 요리를   동시에 창문을 열어 두면 식사를 마치고서도 음식 냄새가 남아 있지 않아  집안 공기를 상쾌한 상태로 유지할  있다. 작은 습관으로 만들어낸 정돈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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