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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eronica Apr 18. 2021

한 주를 위한 주문

Be kind, Be useful, Be fearless

  출근을 앞둔 일요일 저녁, 내게 외는 주문. 근 1년간 준비해 온 프로젝트의 막바지다. 해야 할 일이 차고 넘쳐서 2주간 매일 14시간 넘게 일하고 있다. 런칭을 코앞에 둔 마무리 단계는 그야말로 지구력 싸움이다. 당장 눈 앞에 결승선이 있으니, 오히려 얼른 넘어버리고 싶은 조급함이 드는데, 이런 때일수록 초심을 유지하면서 체력을 안배하고 끝까지 집중하고 같은 속도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요 며칠, 눈 앞에 지워야 할 To-Do 리스트는 넘치고, 시간은 부족하고, 잘해야 한다는 마음은 앞서서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사소한 일로 옆 부서와의 작은 신경전도 있었고, 티 내진 않았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부글부글 끓어오를 때도 많았다. 이럴 때마다 조용히 마음을 삭히며 주문을 왼다. “Be kind, be useful, be fearless.”


  이 말은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딸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가르친 것에 대한 질문의 대답이었다. 몇 년 전에 관련 글을 접할 때에도 무슨 일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또 대단히 신경이 곤두 서 있어서 사소한 일에도 금방 화를 낼 것 같아 스스로를 다스리던 시즌이었는데, (역시 기질은 변하지 않는다) 저 문장을 알게 되고 나서 뒤통수를 맞은 듯 얼얼했다.


  나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저 세 개의 문장을 기억하고 인생을 살아간다면, 무자비한 폭력도, 미움도, 갈등과 반목도 모두 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 사소한 일은 웃어 넘길 수 있는 여유, 불편하더라도 굳이 드러내지 않고 무용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우아함,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쓸모를 만드는 성실함을 기반으로 삶을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불필요한 감정을 쏟느라 우리의 시간을, 에너지를, 인생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한낱 소인이라 알면서도 실천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요즘 내게 절실하게 필요한 말이다. 다가오는 한 주는 내게 다가오는 사람에게 친절하고, 맡은 바 최선을 다하며,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긍정의 에너지로 채우고 싶다. Be kind, be useful, be fearl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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