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작가 및 수상작 소개
육아엔 정답이 없다고들 한다. 아이마다 다 달라서 흔히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하는데, 아이에게 맞는 책을 고르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엄마표 영어 도서 추천목록에 있다고 해도 내 아이가 좋아한다는 보장은 없다. 문제는, 영어 원서는 한글도서처럼 쉽게 빌릴 수 없어서 구입하는 경우가 많고, 원서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 말만 믿고 무턱대고 샀다가 아이가 싫어하면 부모들은 훨씬 곤란하다고 느끼기 쉽다.
내가 영어책을 고르는 방법은 일단 엄마표 영어 도서 목록의 책을 온라인 서점에서 검색해본다. 엄마표 영어책 목록은 시중에 나와있는 엄마표 영어책들을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초기에 나는 <잠수네 영어> 책 목록을 많이 참고했다(일단 컬러로 책 표지가 나와 있어서 어떤 느낌의 책인지 파악하기도 좋고 수준별로, 주제별로 세심하게 책을 분류해 두어서 좋았다). 추천목록에서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웬디북에서 책을 검색해서 책 소개를 살펴보고 상품평도 본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빌려서 아이의 반응을 본 다음 사도 괜찮겠다 싶은 반응이면 기억해 두었다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하거나 웬디북에서 구입한다. 웬디북에 평점이 없으면 Good reads https://www.goodreads.com/ 에서 책을 검색해서 평가를 보기도 한다. 아마존에서도 평가를 찾아볼 수 있는데, Good reads나 아마존 둘 다 영어로만 작성되어 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
딸램이 좋아할 만한 책을 찾아볼 때 자주 써먹는 방법 중 하나는, 전에 함께 읽었을 때 반응이 좋았던 책의 작가를 기억해 두었다가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찾아보는 것이다. 같은 작가의 책들은 아무래도 유머 코드라든가 문장 구성 같은 면에서 비슷한 것들이 있다 보니 생판 모르는 작가의 책보다는 위험부담도 적고, 아이도 좀 더 편하게 느끼면서 쉽게 빠져드는 경향도 있다.
딸램과 나에게 모두 인기가 많았던 작가는 Jon Klassen, Mac Barnett, Polly Dunbar, Mo Willems, Julia Donaldson, Chris Haughton, Helen Oxenbury, Kevin Henkes, Babette Cole, Herve Tullet 등이 있다. Jon Klassen의 경우는 모자 시리즈와 도형 시리즈로 유명하고, Mac Barnett은 Jon Klassen과 도형 시리즈를 함께 작업한 사람이다. <Penguin>의 Polly Dunbar는 Tilly와 친구들 시리즈로, Mo Willems는 비둘기 시리즈로 유명하다. Gruffalo로 유명한 Julia Donaldson의 책 중에는 <Hippo has a hat> 같이 라임이 살아있고 초기에 읽어주기 좋은 책들이 꽤 있다. 색감도 원색에 가까워서 어린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Chris Haughton의 책은 주로 동물이 주인공인데, 그림체가 독특하고 색감이 예쁘며 반전이 있다. Helen Oxenbury의 책은 일단 수채화 느낌의 그림체가 정말 사랑스럽고 서정적인 책과 재미있는 책이 골고루 있다. Kevin Henkes의 책은 서정적인 그림체지만 Oxenbury 그림보다는 좀 더 유머스러운 느낌이 있고 이야기도 대반전까진 아니지만 소소한 즐거움이 있는 이야기들이다. Babette Cole은 신데 왕자 같이 고정관념을 깨는 재미있는 책을 썼다. 아이들에게 참여를 유도하는 Herve Tullet의 책은 정말 인기가 많은 책들이다. Tullet의 별명이 Prince of Preschooler이니 말 다했다ㅎㅎ
아이에게 책을 골라줄 때 많은 분들이 유명한 상을 받은 수상작을 우선으로 고른다. 칼데콧, 케이트 그린어웨이, 가이젤, 뉴베리, 카네기가 유명한 상이다. 칼데콧과 케이트 그린어웨이는 어린이 그림책에 수여하는 상이고 뉴베리와 카네기는 아동문학상이다. (뉴베리와 카네기 수상작들은 문학상이다 보니 수상작 수준이 보통 AR 4점대 이상이다.) 닥터 수스상이라고 알려진 가이젤상은 책을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을 위한 책에 수여하는 상으로 수상작 중엔 AR 1-2점대 책들이 많다. 우리나라에선 영국에서 수여하는 케이트 그린어웨이와 카네기보다 미국에서 수여하는 칼데콧과 뉴베리가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부모들 중엔 칼데콧 수상작이라고 하면 무조건 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러다 낭패를 보는 경우가 꽤 있다. 칼데콧 수상작이고 추천목록에 있어서 내용 확인 안 하고 샀다가 아이의 반응이 그저 그런 경우들이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수상한 책들은 서정적인 편이라 어른들은 잔잔한 감동을 느끼는 반면, 아이들은 맹숭맹숭하게 느껴서 그렇다. 개인적으로 나는 재미있는 책을 좋아해서 최근 칼데콧 수상작을 좀 더 선호한다. (딸램도 그렇다ㅎㅎ)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다면 가이젤 상 목록을 추천한다. 재미있으면서 읽기 쉬운 책 위주로 작품을 선정하기 때문에 좋다. 딸램도 가이젤 상을 수상한 작품들은 몇 번씩 재밌게 읽어서 구입한 책도 꽤 있다.
중고서점에 갔는데 미처 목록을 일일이 찾아보기 어려울 땐, 출판사를 확인해보는 게 조금 더 책을 고를 때 수월하다(안전빵이랄까.) 촛불 들고 가는 곰 그림이 있는 Walker books (어린이책 브랜드로 Candlewick Press가 있음)의 책이 가장 많은데, 이 책들은 거의 검증된 책이라고 생각하고 사는 편이다. 실제로 중고매장에 있는 Walker books의 책들은 대부분 추천목록에 있다. 펭귄그림이 있는 Penguin books (어린이 책 브랜드: Puffin)의 책들은 Walker books와 양대산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외에 램프 그림이 있는 Aladdin books, 발바닥 모양이 있는 Barefoot books, 블루베리 모양이 있는 Mulberry books, Child’ Play도 추천목록 책들을 많이 낸 출판사들이다.
* 열 살인 영어 모르는 영알못 딸램과 1년간 1,000 여권의 영어그림책을 읽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은 그림책은 인스타 hannah_y_baek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