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침에 에너지를 주는 간단한 비법
평소에 아침 루틴은 따로 없었다. 일어나서 씻고 커피 한잔 마시고, 옷 갈아 입고 출근. 최대한 아침잠을 많이 자기 위해, 아침에 해야 하는 활동을 최소화하는 게 나였다. 그러다가 이제는 작년이 된 2020년이 아침 루틴을 만들어서 실행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내가 살고 있는 싱가포르는 2020년 4월부터 거의 3개월 동안 코로나로 인한 락다운 (운동 외 외출금지, 모임 금지, 학교, 백화점, 레스토랑 등 영업중지) 이 있었다. 재택근무에, 같이 살고 있는 남편 외에는 그 누구도 만날 수도 없고, 운동과 장보기 외에는 외출도 불가능한 답답한 상황에서 정신 똑바로 차리고 버티기 위해 시작된 게 나의 아침 루틴이었다.
지금은 락다운이 풀려서 외출, 모임, 외식 등이 모두 가능하지만, 나의 락다운 기간 동안의 "아침루틴"은 멈추지 않고 계속하려고 하고 있다. 그 어떤 상황이던 현재에 감사하며, 오늘 하루도 충실히 살 수 있도록 나를 잡아주었던 아침 루틴을 브런치에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째, 산책 또는 가벼운 조깅으로 아침을 시작하기.
싱가포르는 아침 7시에서 7시 반 사이에 해가 뜬다. 아침 7시에 눈뜨자마자 물 한 모금 마시고, 운동복으로 빠르게 갈아입은 뒤 모자를 푹 눌러쓰고 강아지와 함께 밖으로 나간다. 떠오르는 햇살, 아침에 나는 풀냄새, 그리고 여기저기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하는 사람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30분의 짧은 산책 또는 조깅이라도 다녀오고 나면 개운하고 아침에 뭔가 하나라도 성취를 한 기분이 든다.
둘째, 피부관리.
집에 들어오면 간단하게 클렌징 후, 그날그날 피부 상태에 따라 마스크팩 또는 클레이 마스크를 한다. 마스크팩을 붙이는 15분 동안, 커피 한잔을 내려서 아침 일기를 쓴다. 아침 일기를 다 쓰면, 마스크팩을 떼어내고 그 위에 내가 좋아하는 세럼 > 크림을 바르고, 마지막에 선크림을 바르면 끝. 요새는 마스크를 항상 쓰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메이크업은 과감히 생략한다.
나처럼 평소에 메이크업을 잘 안 하거나,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피부관리에 소홀해지기 쉽다. 더군다나 업무도 쌓여있고, 집안일도 해야 하고, 최근에 강아지까지 입양해서 나만을 위한 시간은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된다. 셀프 피부관리는 큰 시간 들이지 않고 간단하게 나에게 투자할 수 있는 셀프케어 방법이다. 제품을 피부에 하나하나 바를 때도 기분이 좋고, 끝난 뒤 한결 쫀쫀하고 환해진 피부를 보면 더욱 기분이 업된다.
셋째, 아침 일기.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 폴 부르제
보통 일과 외부적 요소들, 그리고 시간 등에 쫓겨서 주체적이지 않은 하루를 보내기 쉽다. 아침 일기는 나의 어제를 돌아보게 하고, 나의 장단기적 목표를 되새기게 하고, 오늘 하루를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align 되게끔 계획하게 도와준다. 즉 "생각대로" 하루를 살 수 있게끔 도와주는 툴이다.
마스크팩을 붙이고 있는 15분 동안 정말 러프하게 다음의 질문에 대한 답을 적어본다.
나의 어제 하루는 어땠는지? - 건강, 사업, 가족, 영적인 측면에서 어땠는지?
감사한 일 그리고 기대되는 일은?
오늘 (목표 달성을 위해) 중요한 것은? 내가 해야 하는 일과, 하면 좋은 일은 어떤 것인지? (일과 개인적인 업무를 구분해서 적음)
피부관리가 외적인 셀프케어라면, 아침 일기는 내적인 멘탈을 튼튼하게 해주는 셀프케어이다.
오늘 2021년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아직도 어수선하고, 불확실한 세상이지만, 또 희망적이기도 하다. 올 한 해도 멘탈 근육을 단단하게 키워서, 잘 헤쳐나가 보자. Happy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