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카는 무슨, 신용카드 빵꾸나 안 나면 다행이지.
“어딨냐~~~내 돈, 내 돈. 내 도오오온~~~~”
비장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음악을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UMC가 “내 돈 어딨냐”고 노래하고 있었다. 딱 내 취향이었다. 그는 모자를 눌러쓰고 금목걸이 MC들을 디스하는 마이너 래퍼였다. UMC는 돈자랑이 난무한 힙합 세계에서 가난한 사랑 노래를 불렀다. 돈 없어서 사랑이 구차해지지만 그래도 사랑한다고 나지막히 읊조리는 그의 음악이 좋았다.
“아, 그러게. 내 돈 어딨냐…”
침대에 누운 채로 천장을 노려보았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처음에는 무척 풍족했다. 부모님 집에 살면서 밥도 회사에서 먹으니 딱히 돈 들어갈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남는 돈이 없다는 생각이 들지?
미스테리였다. 어느 순간 월급은 내 통장을 스치듯 안녕했다.
솔직히 인정한다,
맥북을 산 건 좀 과소비였을 수도 있었다.
그래도 이상해. 아무래도 이상해.
아 궁상이네. 계속 이런 마음이 드는 건 왜지?
어저께 그녀와 했던 데이트 때문인가?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그게 정답인 것 같았다.
“라임! 늦었네. 미안해.”
“아냐, 너무 급하게 온 거 아니야? 내가 데리러 갈 걸 그랬네.”
”뭘 그렇게까지. 내가 지하철역 다 와서야 지갑을 놓고 온 줄 알았지 뭐야.“
”그랬어??“
여섯번째 그녀와 나는 본격적인 데이트를 시작했다. 우리는 둘 다 응암역 근처에 살고 있었다. 처음 만난 날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동향 친구를 만났다며 웃었다. 응암역 그녀는 지하철에서도 거리가 꽤 되는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라이프아파트에서 응암역까지 십오분은 걸어가지 않아?”
“그러니까, 집까지 다시 돌아갈 생각하니 아찔했어. 그런데 딱 마침 친구를 만났지 뭐야?”
“친구 누구?”
“광돌이라고, 큭큭. 그 친구가 집까지 태워다 줬어.”
“태워다 줬다고? 차가 있는 친구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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