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타 Dec 13. 2019

세 아이와 네 멋대로 해라

# 마카롱을 손에 넣고

  동네에 맛있는 마카롱집이 있다. 그 집 마카롱을 먹기 전에는 마카롱이 그렇게 맛있는 줄 몰랐다. 그게 유행을 할 때에도 예뻐서 그런가 싶었다. 그 집 마카롱을 맛보고 이게 왜 인기가 있는지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단 그 마성의 매력이 이런 거였구나... 그렇다고 자주 사 먹지는 않지만 가끔 들러 한두 개씩 즐거운 마음으로 맛본다. 아이들을 데리고 근처를 지나가다 그 곳을 들렀고 색색의 마카롱 앞에서 아이들은 하나씩 마카롱을 골랐다. 둘째는 두 개를 골랐다. 나는 얼그레이 마카롱을 골랐고 마카롱을 좋아하지 않는 첫째는 고구마컵케잌을 골랐다. 어쨌거나 결론은 둘째가 두 개를 골랐으므로 하나는 먹고  하나가 남았다는 거다. 그것 또한 내가 좋아하는 유자맛.

   그게 지금 내 손에 있다. 나중에 둘째에게 줄 생각이었는데 어쩌다보니 밤이 되었고 둘째는 까맣게 잊었다. 나는 씩 웃는다. 이제 그건 내 꺼다. 둘째가 갑자기 기억하면,  그걸 열심히 찾는다면 다시 그 가게를 가야겠지만 그럼 나는 그 핑계로 얼그레이맛을 한 번 더 맛봐야지.


  무슨 우리 엄만 자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도 아니고.  애가 셋이다 보니 간식은 사도 사도 금방 떨어지고 나는 뭔가 언제나 늘 뒷전이었다.  요새는 나도 이 셋에 합류할까 하는 마음이 든다. 애들이, 실은 절대 하지도 않는, 엄마의 다이어트를 무기 삼아 엄마가 먹지 않는 걸 당연히 여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도 맛있는 걸 좋아하고 잘 먹는다는 걸 무...물론 삼형제는 잘 알고 있지만, 더 확실하게 보여줄 테다. 엄마가 뒷전이 아니라 엄마도 함께 공평하게. 심지어 때로 세상이 엄마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도 알려줄 테다. 얘들도 이 정도 컸으면 알 때도 됐다. 대신 너희들은 정말 소중하고 귀한 존재다, 라고 더 자주 말해줘야지.  

작가의 이전글 세 아이와 네 멋대로 해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