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오시리스의 눈」

「오시리스의 눈」

by 시더로즈









기원전 1300년, 이집트.

아비도스의 새벽은 죽음의 냄새가 났습니다.

유향과 몰약, 나트론 소금, 그리고 나일강에서 불어오는 진흙 냄새. 이곳은 오시리스의 땅이었습니다. 죽음과 부활의 신이 잠든 곳. 이집트 전역에서 사람들이 이곳으로 왔습니다. 죽은 자들을 위해, 혹은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네페르티는 이 냄새 속에서 태어났습니다.

신전의 딸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이시스 여신을 섬기는 여사제였고, 아버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그것에 대해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렇게만 말했습니다.

"네 아버지는 별에서 왔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네페르티는 어릴 때부터 다른 아이들과 달랐습니다. 그녀에게는 보이는 것이 있었습니다.

죽은 자들이.

열여섯 번째 생일 아침이었습니다.

네페르티는 신전의 지하 회랑을 걷고 있었습니다. 횃불이 벽면의 그림들을 비추었습니다. 오시리스의 죽음과 부활, 이시스의 슬픔, 호루스의 복수. 수천 년 동안 반복되어 온 이야기들.

그녀의 임무는 아침 기도를 올리는 것이었습니다.

오시리스의 석관 앞에서, 죽은 자들의 평화를 비는 기도. 매일 해오던 일. 그러나 오늘은 무언가 달랐습니다.

회랑이 평소보다 길게 느껴졌습니다.

횃불의 불꽃이 이상하게 흔들렸습니다.

그리고 속삭임이 들렸습니다.

"...네페르티..."

그녀는 멈췄습니다.

"누구세요?"

대답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속삭임은 계속되었습니다. 벽에서, 천장에서, 바닥에서. 사방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목소리들.

"...때가 되었다..." "...눈을 떠라..." "...아래로..."

죽은 자들의 목소리였습니다.

네페르티는 그것을 알았습니다. 그녀는 늘 들어왔으니까. 죽은 자들이 가끔 그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서웠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익숙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목소리는 달랐습니다.

이것은 한두 명의 속삭임이 아니었습니다. 수백, 수천의 목소리가 한꺼번에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같은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래로." "더 깊이." "원이 기다린다."

오시리스의 석관이 있는 방에 도착했습니다.

거대한 석관이 방 중앙에 놓여 있었습니다. 금박으로 장식된 관. 물론 진짜 오시리스의 시신이 안에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상징이었습니다. 죽음과 부활의 상징.

네페르티는 무릎을 꿇고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위대하신 오시리스여, 죽음을 이기신 분이여..."

그러나 기도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석관이 빛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희미한 빛이 금박 사이로 새어 나왔습니다. 네페르티는 눈을 떴습니다. 빛은 점점 밝아졌습니다. 석관의 표면에 무언가가 나타났습니다.

문양이었습니다.

원. 원들이 서로 겹치며 꽃의 형태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 문양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어디서?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본 적이 있었습니다.

"보이는구나."

석관 안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오시리스님...?"

"오시리스가 아니다."

목소리가 대답했습니다.

"나는 더 오래된 것이다."

석관의 뚜껑이 움직였습니다. 스스로. 무거운 돌이 미끄러지듯 열렸습니다. 네페르티는 도망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몸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석관 안에는 시신이 없었습니다.

대신 빛이 있었습니다.

문양의 형태를 한 빛. 일곱 개의 원이 겹쳐진 꽃. 그것이 천천히 떠올랐습니다. 네페르티의 눈앞에서 회전했습니다.

"이것을 알겠느냐?"

"몰라요."

"그러나 기억하고 있다."

빛이 말했습니다.

"네 영혼 깊은 곳에서."

그 순간, 이미지들이 밀려왔습니다.

꿈이었습니다. 며칠 전 꾸었던 꿈. 빛의 사막. 그곳에서 만났던 세 명의 낯선 이들. 별을 세는 눈을 가진 소녀. 명상하는 소년. 금속판을 안은 소녀.

"그 꿈..."

"꿈이 아니다."

빛이 말했습니다.

"그것은 연결이다. 시간을 건너는 연결."

문양이 더 밝게 빛났습니다.

"너는 두 번째 원의 수호자다, 네페르티."

"두 번째 원이요?"

"이중성의 원. 삶과 죽음. 빛과 어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빛이 천천히 형태를 바꾸었습니다. 여자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아니, 여신의 모습. 왕좌에 앉은 여인, 머리 위에 태양 원반과 뿔을 얹은.

이시스였습니다.

네페르티는 엎드렸습니다.

"일어나라."

여신이 말했습니다.

"무릎 꿇을 시간이 아니다. 들을 시간이다."

네페르티는 일어섰습니다.

이시스의 눈이 그녀를 바라보았습니다. 별처럼 빛나는 눈. 그 안에 수천 년의 지혜가 담겨 있는 것 같았습니다.

"오래전, 우리는 하나의 문양을 가지고 있었다."

여신이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창조의 씨앗. 우주의 설계도. 그것은 완전했고, 완전한 것은 위험했다."

"왜요?"

"완전한 힘은 완전한 파괴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여신의 눈이 슬퍼 보였습니다.

"태초에, 그 힘을 탐한 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문양을 이용해 세상을 지배하려 했다. 전쟁이 일어났다. 하늘과 땅이 갈라지는 전쟁."

"그래서... 문양을 나눈 건가요?"

"그렇다."

여신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일곱 조각으로. 각 조각은 서로 다른 시대, 서로 다른 땅에 심어졌다. 그리고 각 조각을 지킬 수호자가 태어났다."

네페르티는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그 수호자 중 하나인 건가요?"

"그렇다."

여신이 손을 들었습니다. 그녀의 손바닥 위에 작은 문양이 떠올랐습니다. 두 개의 원이 겹쳐진 형태. 눈 모양.

"이것이 네 조각이다. 베시카 파이시스. 두 원이 만나는 곳."

"무슨 의미예요?"

"두 세계의 문이다."

여신이 말했습니다.

"삶과 죽음 사이의 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의 문. 너는 그 문을 열 수 있다, 네페르티. 그래서 죽은 자들이 네게 말을 거는 것이다."

네페르티는 손바닥을 내려다보았습니다.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두 원이 겹친 형태로.

"이 힘을... 어떻게 써야 하는 건가요?"

"지키는 것이다."

여신이 말했습니다.

"이 조각이 잘못된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그림자 직조자들이 그것을 찾고 있다."

"그림자 직조자요?"

"불완전한 문양의 힘을 탐하는 자들. 그들은 여섯 개의 원만으로 세상을 지배하려 한다. 일곱 번째 원 없이."

여신의 목소리가 어두워졌습니다.

"여섯 개의 원은 찢어진 천과 같다. 조화가 없다. 그것이 만드는 것은 창조가 아니라 균열이다."

"균열이요?"

"세상에 구멍이 생긴다. 어둠이 새어 들어온다. 그리고 결국... 모든 것이 삼켜진다."

네페르티는 떨렸습니다.

"저 혼자서 그들을 막을 수 있을까요?"

"혼자가 아니다."

여신이 미소 지었습니다.

"다른 수호자들이 있다. 너는 이미 그들을 만났다. 꿈속에서."

빛의 사막. 세 개의 그림자.

"그들도... 저처럼?"

"그렇다. 각자의 시대에서, 각자의 조각을 지키고 있다. 시간은 원이니까. 원 위에서는 모든 점이 만난다."

여신이 천천히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일어날 시간이다, 네페르티. 네 여정이 시작된다."

"잠깐요! 아직 물어볼 게..."

"길은 네 안에 있다. 죽은 자들의 속삭임을 들어라. 그들이 네게 길을 보여줄 것이다."

빛이 사그라들었습니다.

석관의 뚜껑이 다시 닫혔습니다.

네페르티는 어둠 속에 홀로 남았습니다.

방 안은 다시 고요해졌습니다.

횃불이 희미하게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원래대로였습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러나 네페르티는 알았습니다.

그녀의 손바닥에는 자국이 남아 있었습니다. 두 원이 겹친 형태. 베시카 파이시스.

그때, 속삭임이 다시 들려왔습니다.

죽은 자들의 목소리.

"벽 뒤에..." "숨겨진 방..." "거기에 있다..."

네페르티는 일어섰습니다. 속삭임을 따라 걸었습니다. 석관 뒤의 벽. 고대의 그림들이 그려진 벽. 그녀의 손이 저절로 움직였습니다.

벽의 한 부분을 눌렀습니다.

돌이 움직였습니다.

벽 속에 작은 공간이 있었습니다. 그 안에 무언가 있었습니다. 네페르티는 손을 뻗었습니다.

파피루스 두루마리였습니다.

오래된, 아주 오래된 파피루스. 펼쳐보았습니다. 그 위에 문양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일곱 개의 원. 그리고 그 옆에 글자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고대 문자였습니다. 신전에서 배운 문자보다 더 오래된. 그러나 이상하게도, 네페르티는 읽을 수 있었습니다.

"원이 원을 부른다." "꽃은 반드시 핀다." "일곱이 하나가 될 때, 문이 열린다." "두 번째 원은 눈이다." "보는 자에게 길이 보인다."

네페르티는 파피루스를 가슴에 안았습니다.

신전 밖으로 나왔을 때, 해가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나일강 너머로 붉은 빛이 퍼져 나갔습니다. 새벽의 새들이 울었습니다. 평범한 아침이었습니다. 그러나 네페르티에게 세상은 달라 보였습니다.

사람들 사이로 희미한 선들이 보였습니다.

살아있는 자들을 둘러싼 빛의 선. 그리고 그 옆에, 희미한 그림자들. 죽은 자들. 그들은 살아있는 자들 곁에 서 있었습니다.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두 번째 원의 힘인가.

네페르티는 생각했습니다.

삶과 죽음 사이의 문.

그때, 누군가 그녀에게 다가왔습니다.

"네페르티."

돌아보았습니다. 신전의 대신관 케네무트였습니다. 나이 든 남자. 그의 눈이 이상하게 빛났습니다.

"오늘 아침 기도는 끝났느냐?"

"네, 대신관님."

"좋다."

케네무트가 미소 지었습니다. 그러나 그 미소에는 무언가 차가운 것이 있었습니다.

"네게 할 이야기가 있다. 나를 따라오너라."

네페르티는 따라가려다 멈췄습니다.

대신관의 그림자가 이상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그림자와 달랐습니다. 너무 짙었습니다. 너무 어두웠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조심해라.

죽은 자들이 속삭였습니다.

그림자 속에 그림자가 있다.

네페르티는 물러섰습니다.

"죄송합니다, 대신관님.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케네무트의 눈이 가늘어졌습니다.

"무슨 일이냐?"

"아침 식사를 거르면 어머니가 걱정하셔서요."

거짓말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이미 몇 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나 대신관은 그것을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군. 그럼 나중에 보자."

케네무트가 돌아섰습니다. 그의 그림자가 기이하게 일렁였습니다.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본체와 따로 노는 것처럼.

네페르티는 그가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았습니다.

그림자 직조자.

그녀는 생각했습니다.

벌써 여기에 있는 건가.

그날 밤, 네페르티는 잠들지 않았습니다.

파피루스를 펼쳐놓고 문양을 바라보았습니다. 일곱 개의 원. 두 번째 원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다른 수호자들에게 알려야 해."

그녀는 중얼거렸습니다.

"그림자 직조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그러나 어떻게? 꿈속에서 만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있을까?

원을 통해.

죽은 자들이 속삭였습니다.

원이 원을 부른다.

네페르티는 파피루스 위의 문양에 손을 얹었습니다.

눈을 감았습니다.

집중했습니다. 문양이 내는 소리에. 원들이 만나며 만드는 진동에.

처음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천천히, 아주 천천히, 무언가가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맥박이었습니다.

문양의 맥박. 우주의 심장 박동.

그리고 그녀는 빠져들었습니다.

빛의 사막이었습니다.

네페르티는 모래 위에 서 있었습니다. 발밑에서 문양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일곱 개의 원 중 네 개가 밝게 빛났습니다.

"네페르티!"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돌아보았습니다. 세 명의 그림자가 달려오고 있었습니다.

엔키두아. 수메르의 소녀. 별을 세는 눈을 가진. 아루나. 인도의 소년. 연결을 보는 눈을 가진. 나아마. 시간 이전의 소녀. 기억을 품은 소녀.

"왔구나."

엔키두아가 말했습니다.

"네가 불렀어."

"응. 전할 게 있어서."

네페르티가 말했습니다.

"그림자 직조자가 움직이기 시작했어. 내 신전에... 그들 중 하나가 있어."

아루나의 표정이 굳어졌습니다.

"확실해?"

"그의 그림자가 달랐어. 너무 어둡고, 본체와 따로 움직였어."

나아마가 앞으로 나섰습니다.

"할아버지가 말씀하셨어. 그림자 직조자들은 불완전한 문양으로 그림자를 조종한다고. 그래서 그들의 그림자는 찢어진 것처럼 보인다고."

"그가 뭘 원하는 걸까?"

엔키두아가 물었습니다.

"내 조각."

네페르티가 대답했습니다.

"두 번째 원. 그걸 가지려는 거야."

침묵이 흘렀습니다.

발밑의 문양이 희미하게 진동했습니다.

"혼자서 막을 수 있어?"

아루나가 물었습니다.

"모르겠어."

네페르티가 솔직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방법을 찾아야 해. 서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엔키두아가 무언가 생각하는 듯했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시대에 있어. 직접 도울 수는 없어. 그러나..."

그녀가 발밑의 문양을 가리켰습니다.

"문양을 통해 연결되어 있잖아. 어쩌면... 힘을 나눌 수 있을지도 몰라."

"힘을 나눈다고?"

"각자의 조각은 다른 능력을 가지고 있어. 내 첫 번째 원은 시작의 힘. 가능성을 여는 힘이야."

아루나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내 세 번째 원은 연결의 힘. 모든 것 사이의 관계를 보는 힘."

나아마가 말했습니다.

"내 네 번째 원은 기억의 힘. 잊힌 것을 불러오는 힘."

네페르티가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내 두 번째 원은..."

"이중성."

엔키두아가 말했습니다.

"삶과 죽음 사이의 문.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연결하는 힘."

"만약 우리의 힘을 합친다면..."

아루나가 생각에 잠겼습니다.

"더 강해질 수 있을지도 몰라."

문양이 밝게 빛났습니다.

네 개의 원이 더 밝아졌습니다. 서로 연결되는 것처럼.

"그렇다."

문양이 말했습니다.

"조각들은 따로 있어도 하나다." "너희가 서로를 부를 때, 힘은 공명한다." "그것이 그림자 직조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이다."

네페르티는 손을 뻗었습니다.

"같이 해볼래?"

다른 세 명도 손을 뻗었습니다.

네 개의 손이 문양 위에서 만났습니다. 빛이 솟아올랐습니다. 따뜻한 빛. 네 가지 색깔이 섞인 빛.

그리고 네페르티는 느꼈습니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수천 년의 시간이 그들을 갈라놓았지만, 이 순간 그들은 하나였습니다.

눈을 떴습니다.

아비도스의 밤이었습니다. 창밖으로 별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네페르티의 손에는 따뜻한 기운이 남아 있었습니다.

파피루스 위의 문양이 이전보다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알았습니다.

이제 싸울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다음 날 아침, 네페르티는 대신관 케네무트를 찾아갔습니다.

그의 방 앞에 섰습니다. 문 뒤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여러 목소리. 그러나 살아있는 자의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림자들의 목소리.

네페르티는 눈을 감았습니다. 두 번째 원의 힘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세 수호자의 힘을 불렀습니다.

첫 번째 원. 시작의 힘. 가능성을 여는 힘. 세 번째 원. 연결의 힘. 진실을 보는 힘. 네 번째 원. 기억의 힘. 숨겨진 것을 드러내는 힘.

힘이 그녀에게 흘러들어왔습니다. 따뜻하고 밝은 힘.

그녀는 문을 열었습니다.

케네무트가 방 안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주위에는 그림자들이 춤추고 있었습니다. 인간의 형태를 한 그림자. 눈이 없는, 입이 없는, 어둠으로 만들어진 형상들.

"네페르티."

케네무트가 돌아보았습니다. 그의 눈이 완전히 검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찾아올 줄 알았다."

"당신이 누군지 알아요."

네페르티가 말했습니다.

"그림자 직조자."

케네무트가 웃었습니다. 차갑고 공허한 웃음.

"그림자 직조자라. 오래된 이름이군. 우리는 스스로를 '완성을 추구하는 자들'이라 부른다."

"완성이요? 불완전한 문양으로?"

"일곱 번째 원은 필요 없다."

케네무트가 말했습니다.

"여섯 개면 충분하다. 일곱 번째 원은... 족쇄일 뿐이지. 완전한 조화? 그건 정체야. 움직이지 않는 것. 우리는 변화를 원한다. 세상을 다시 만들 힘을."

그의 그림자가 움직였습니다. 네페르티를 향해 손을 뻗었습니다.

"네 조각을 내놓아라, 아이야. 고통 없이 끝내주마."

네페르티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안 돼요."

그녀의 손바닥에서 빛이 피어났습니다. 두 원이 겹친 형태의 빛. 베시카 파이시스.

"이 조각은 제가 지킬 거예요."

케네무트의 표정이 변했습니다.

"그 빛은... 네 것만이 아니군."

"혼자가 아니거든요."

네페르티가 말했습니다.

빛이 더 밝아졌습니다. 네 가지 색깔이 섞인 빛. 첫 번째 원의 금빛, 두 번째 원의 은빛, 세 번째 원의 청록빛, 네 번째 원의 보랏빛.

그림자들이 비명을 질렀습니다. 빛에 닿자 녹아내렸습니다. 어둠이 밝음에 삼켜졌습니다.

"이럴 수가..."

케네무트가 물러섰습니다.

"네 개의 원이... 이미 연결되었단 말인가?"

"원은 원을 불러요."

네페르티가 말했습니다.

"꽃은 반드시 핀다고요."

빛이 폭발했습니다.

케네무트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의 몸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습니다. 그림자가 벗겨지듯 떨어져 나갔습니다. 그리고 남은 것은...

늙은 남자였습니다.

진짜 케네무트. 그림자에게 빙의되어 있던 남자. 그는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의식을 잃었지만, 살아있었습니다.

네페르티는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힘이 빠져나갔습니다. 다리가 떨렸습니다. 그러나 해냈습니다.

해냈어.

케네무트는 며칠 후 깨어났습니다.

그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림자가 자신에게 들어온 것도,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도. 신전 사람들은 그가 갑자기 쓰러진 것으로만 알았습니다.

네페르티만이 진실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그녀는 다시 꿈을 꾸었습니다.

빛의 사막. 네 명의 수호자가 다시 모였습니다.

"성공했어."

네페르티가 말했습니다.

"그림자 직조자 하나를 물리쳤어."

엔키두아가 미소 지었습니다.

"잘했어."

아루나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우리의 힘이 연결되어 있다는 걸 증명한 거야."

나아마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그러나 하나가 전부는 아닐 거야. 더 많이 있을 거야."

"알아."

네페르티가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계속 강해져야 해. 나머지 세 수호자도 찾아야 하고."

발밑의 문양이 빛났습니다.

네 개의 원이 밝고, 세 개의 원이 아직 어두웠습니다.

"다섯 번째 원은 곧 깨어날 것이다."

문양이 말했습니다.

"수의 힘을 가진 자. 그리스의 땅에서."

네 명의 수호자는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시간을 건너 연결된 네 개의 눈동자.

"기다릴게."

엔키두아가 말했습니다.

"다섯 번째가 올 때까지."

"원은 원을 부르니까."

아루나가 말했습니다.

"꽃은 반드시 핀다."

나아마가 말했습니다.

네페르티가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빛의 사막 위로 별들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별들 사이로, 희미하게, 원들의 윤곽이 보였습니다.

일곱 개의 원. 하나의 꽃.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천천히. 확실하게.

아비도스의 밤이 깊어갔습니다.

네페르티는 창가에 앉아 별을 바라보았습니다. 손바닥의 문양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혼자가 아니야.

그녀는 생각했습니다.

수천 년의 시간이 우리를 갈라놓아도. 원은 원을 부르니까.

나일강 위로 달이 떠올랐습니다.

은빛 빛이 물 위에서 춤추었습니다.

죽은 자들이 속삭였습니다.

"잘했다, 수호자여." "여정은 계속된다." "꽃이 필 때까지."

네페르티는 미소 지었습니다.

그리고 밤은 계속되었습니다.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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